[김현준의 스포츠톡] 8년 전 오늘, 맨유를 살린 박지성

김현준 기자 2018. 11. 7. 07: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FC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간 '레전드 매치' 2차전에 출전한 박지성(왼쪽). 명문 구단 출신 전설들이 모인 경기에 박지성도 부름을 받으면서 그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 /사진=로이터

2005년 7월15일(한국시간) 한국 축구계에 역사적인 사건이 터졌다. 박지성이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적인 명문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것이다.

맨유로 입단하기 전 PSV 아인트호벤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무대 등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박지성은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눈에 들어 맨유의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 입성했다.

맨유 소속으로 통산 205경기에 출전해 27골 29도움을 기록한 박지성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를로스 테베즈, 루이스 나니 등 당대 최고 선수들과의 포지션 경쟁을 벌였다. 여기에 잦은 무릎 부상까지 겹치면서 7시즌 동안 많은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다. 교체 출전한 빈도도 높았다. 그러나 박지성이 보여준 경기력은 기록과 출전시간에 비해 역사적인 순간이 많았다. 

지난달 28일(한국시간) 현지 매체인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맨유 소속 역대 최고 25인 명단을 발표했는데, 박지성도 여기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현지에서도 박지성에 대한 평가와 위상은 상당하다.

특히 박지성은 소위 ‘빅매치’에서 더욱 강한 면모를 보였다. 당시 프리미어리그 빅4이자 맨유의 강력한 라이벌 중 하나인 아스날을 상대로 통산 4골을 기록했다.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아스날 원정경기에서도 선제골을 넣으며 ‘아스날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이외에도 박지성은 2009-2010시즌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리버풀을 상대로 넣은 결승골, 2010-2011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당시 AC밀란의 안드레이 피를로를 꽁꽁 묶었던 인생 경기, 이어서 만나게 된 첼시와의 8강 2차전에서 디디에 드록바가 허탈한 표정을 지은 역전골 등 유럽 당대 최고의 강호들을 상대로 숱한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한편 박지성은 은퇴 후 2014년 10월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본인이 기록한 골 중 베스트 5를 선정했다. 이 중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8년 전인 2010년 11월7일(한국시간)에 열린 2010-2011시즌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울버햄튼전은 박지성의 ‘원맨쇼’가 펼쳐진 경기였다.

2010년 11월 7일(한국시간) 영국 올드트래포드에서 펼쳐진 2010-2011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울버햄튼 원더러스 전에서 결승 골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는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박지성(오른쪽). /사진=로이터

이때 상황과 관련해 박지성은 “매우 중요한 골이었다. 11월로 시즌 초반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부상자가 있었고 젊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경기였다. 1-1로 우열을 가릴 수 없었던 상황, 시간은 불과 1분도 채 남지 않았다”면서 “보통은 (이 상황에서) 크로스를 올렸지만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해 왼발 슈팅으로 울버햄튼 골망을 흔들었다. 맨유는 종료 직전 골을 기록하며 극적인 승리를 연출했는데 그때는 내가 주인공이어서 매우 자랑스러웠다”고 회상했다.

당시 맨유는 에이스인 웨인 루니와 안토니오 발렌시아, 마이클 캐릭 등 주전들이 줄부상으로 출전이 불가능했다. 심지어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오언 하그리브스가 경기 시작 5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당시 신예였던 베베가 교체로 들어오는 등 불안정한 상태에서 경기를 치렀다.

이 같은 조건에서 박지성이 멀티골을 터뜨리며 대활약했다. 전반 종료 직전 팀 동료 대런 플레처의 스루패스를 받은 박지성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팀의 1-0 리드를 가져왔다. 그러나 후반 21분 울버햄튼의 실뱅 이뱅스 블레이크가 문전 앞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만회골을 터뜨리면서 스코어는 1-1 동점이 됐다.

이후 양 팀은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하면서 경기가 그대로 무승부로 종료되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47분, 측면에서 플레쳐의 패스를 받은 박지성이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치고 들어갔고 슈팅 페이크 두번으로 상대 수비수를 속인 후 반박자 빠른 왼발 슈팅을 날렸다. 수비수 사이에서 빠르고 낮게 지나간 볼은 골키퍼의 손을 벗어나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역전골 직후 박지성은 가슴에 새겨진 맨유의 엠블럼을 치고 포효하면서 홈팬·동료선수들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맨유에서 주로 조력자로서 활약했던 박지성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올드 트래포트에서 가장 빛난 레드 데빌스(맨유의 애칭)였다.

소속팀 맨유도 이날 극적인 승점 3점에 힘입어 해당 시즌에서 첼시를 제치고 프리미어리그 통산 19회 우승을 일궈냈다. 리버풀을 제치고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리그 최다 우승팀으로 등극했기에 더욱 값진 타이틀이었다. 당시 영국의 스포츠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시즌 종료 후 맨유의 중요 포인트 19개를 선정해 발표했는데 이 중 울버햄튼전이 우승의 시발점이 됐다고 분석하면서 박지성의 공헌을 높게 평가했다.

[머니S 주요뉴스]
'안녕하세요' 이영자 오열… "남의 집 딸 아닐까요?"
오뚜기 회장 딸 함연지, 연예인 주식부자 5위… 재산 얼마?
美서 금품 도난 당한 도끼, 연간 수입이 50억?
휘성 30kg 감량 비법 '공복 다이어트'가 뭐야?
"어떻게 키우면 이래?"… '훈남' 최명길 아들 화제

김현준 기자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