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회가 연합해 가능한 모든 분야서 직접 만나는 횟수 늘려야"

인천=황인호 기자 2018. 11. 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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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을 오가며 30년 넘게 남북교회 교류에 힘써온 에릭 와인가트너(75·캐나다) 전 평양 식량원조연락소(FALU) 대표는 한반도 평화시대 한국교회의 역할로 민간 차원의 다면적이고 직접적인 교류 활성화를 꼽았다.

와인가트너 전 대표는 1985년 한국교회가 북측과 처음으로 접촉할 때 주선을 요청받고 방북한 WCC 활동가 중 한 명이었다.

와인가트너 전 대표는 "조그련 역시 한반도 평화 무드에 한껏 고무돼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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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회 교류에 헌신한 에릭 와인가트너 WCC 북한전문가
30년 넘게 남북교회 교류에 힘써 온 에릭 와인가트너 세계교회협의회 북한전문가가 31일 ‘2018 세계평화대회’가 열린 인천 중구 하버파크호텔에서 한국교회가 북한과 민간 차원에서 다면적이고 직접적인 교류를 활성화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인천=송지수 인턴기자

남북을 오가며 30년 넘게 남북교회 교류에 힘써온 에릭 와인가트너(75·캐나다) 전 평양 식량원조연락소(FALU) 대표는 한반도 평화시대 한국교회의 역할로 민간 차원의 다면적이고 직접적인 교류 활성화를 꼽았다. FALU는 UN 세계식량계획(WFP) 산하기구다. 그는 현재 세계교회협의회(WCC)에서 북한전문가(자문)로 일하고 있다.

한국YMCA전국연맹이 주최한 2018 세계평화대회 참가를 위해 방한한 그는 3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 간 직접 만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교회가 연합해 인도주의적 협력이 됐든, 스포츠나 학술 교류가 됐든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직접 만나는 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와인가트너 전 대표는 1985년 한국교회가 북측과 처음으로 접촉할 때 주선을 요청받고 방북한 WCC 활동가 중 한 명이었다. 가장 최근 방북했던 2015년에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의 만남을 주선했다.

조그련 측과는 지금도 만난다고 했다. 몇 주 전에도 스위스 제네바에서 조그련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했다. 와인가트너 전 대표는 “조그련 역시 한반도 평화 무드에 한껏 고무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조그련도 남북관계가 계속 좋아지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 지금도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조그련은 북한의 관변 기독교 조직으로, 설립 목적을 보면 순수한 기독교 단체로 보긴 어렵다. 와인가트너 전 대표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는 그들 또한 기독교인이라 며 1997년 5월부터 99년 10월까지 FALU 대표로 가족과 함께 평양에 거주했을 때 겪은 일화를 들려줬다.

와인가트너 전 대표는 “크리스마스 때 평양 주재 외국인들은 모두 고향에 가고 우리 가족만 남았던 적이 있었다. 성탄 예배를 드리러 불시에 평양의 한 교회에 갔다”며 “평소엔 외부인사를 의식해 정치적 설교가 주를 이루는데 이날은 훨씬 복음적인 예배를 드리더라”고 말했다.

와인가트너 전 대표는 당시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등 관변교회부터 가정교회까지 북한교회 이곳저곳을 많이 경험했다고 한다. 운전면허증도 발급받아 북한 전역을 비교적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2000년대 후반 북한을 찾았을 때 다시 봉수교회를 방문했는데 재건축으로 커진 규모에 놀랐다고 한다. 그는 내친김에 북한의 가정교회도 찾았다. 와인가트너 전 대표는 “가정교회가 여전히 있다고 하기에 찾아가 봤다”며 “왜 교회(관변교회)에 가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가봤는데 익숙하지 않고 옛날이 더 좋아서 다시 돌아왔다’고 하더라”고 했다. 와인가트너 전 대표는 가정교회와 지하교회를 구분해 사용했다. 가정교회는 관변교회와 지하교회의 중간단계로 볼 수 있다.

와인가트너 전 대표는 목사는 아니지만 신학을 공부했다. 그는 “북한 기독교인들의 신앙생활도 별반 다르지 않더라”며 “남과 북의 교회가 더욱 연대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시대를 모두 경험해 본 그는 “은둔형이던 아버지와 달리 김정은은 상당히 많은 부분을 공개하고 있다. 큰 변화다”라며 “전례 없는 화해의 기회를 맞은 만큼 한국교회가 이를 잘 활용해 평화 정착의 주체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인천=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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