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송곳으로 디스크 훼손"..조직적 증거인멸 정황

윤봄이 입력 2018. 11. 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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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은 신한은행이 수사에 대비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확인했습니다.

채용 자료를 삭제해달라는 공문을 작성하는가 하면, 송곳으로 결정적 증거가 될 컴퓨터를 훼손하기도 했습니다.

윤봄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다른 은행에 이어 신한은행의 채용비리도 조사합니다.

3차 조사까지 했지만, 2013년 한 해 특혜채용 정황만 확인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 배경에 조직적 증거인멸이 있었다는 게 검찰의 수사 결과입니다.

검찰은 신한은행 인사부가 채용대행업체에 보낸 공문을 확보했습니다.

불합격자들의 정보를 모두 지워달라고 요청했고, 해당 자료는 실제 삭제됐습니다.

공문 작성 시점은 다른 은행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인 지난해 12월이었습니다.

채용담당 과장은 컴퓨터에 있던 인사관련 파일을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시도는 검찰 수사 뒤에도 이어졌습니다.

올 6월 검찰은 신한은행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채용 실무자의 업무용 컴퓨터는 이미 심각하게 파손된 상태였습니다.

검찰은 하드디스크가 송곳으로 훼손했으며,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였다고 밝혔습니다.

[신한은행 채용팀 관계자/음성변조 : "(PC가 훼손돼있었다고 들었는데 그거는 어떻게...) 죄송합니다. 회의중이어서... 홍보부로 연락하시면 될 것 같아요."]

검찰 수사 직전 신한은행 간부들이 나눈 대화에서도 증거 인멸 정황이 드러납니다.

[신한은행 간부/음성변조/지난 4월 : "대응하면서 이제 컴퓨터도 갈고 해가지고 자료도 지우고 이렇게 대응을 해서 우리는 1차적으로 금감원에서 '오케이'하고 간 거죠."]

검찰은 증거인멸 혐의로 실무자 1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윗선이 지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기소 뒤에도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윤봄이입니다.

윤봄이기자 (springyo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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