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파란여우들 “우리만큼 고생한 걸그룹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입력 2018-11-0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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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매력으로 중무장하고 데뷔한 4인조 신인 걸그룹 파란여우들. 이들은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는 그룹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4인조 신인 걸그룹 파란여우들

연습생 5년…데뷔 무산도 수십 번
‘바바’ 출신 세 멤버는 두 번째 데뷔
“경쟁 아닌 역경 같이 겪은 멤버들
위로와 용기 주는 그룹 되고 싶어”


“우리처럼 고생 많이 하고 아픔 있는 친구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어요.”

4인조 신인 걸그룹 파란여우들(송이야기·아리아·다야·해나). 이름부터 강렬하다. ‘파란여우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색인 ‘파란색’과 몽골에서 꿈과 희망을 상징하는 동물인 ‘여우’를 합쳐서 만든 이름이다. “푸른 초원을 마음껏 뛰어다니며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은 마음”에 멤버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지었단다. ‘신선함’ ‘꿈’ ‘용기’ 등 긍정적이고 희망이 담긴 단어를 모두 종이에 써내려가다가 “파란여우들”로 의견이 하나로 모아졌다.

“저희에게 어울리는 색깔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4명 모두 생각이 다르고 원하는 콘셉트가 다를 수밖에 없다. 공통적으로 드러내고 싶은 이미지가 신비로움이었다. 여배우가 신비로움의 대명사이기도 하면서, 줄여서 ‘여우’(女優)라고 부르지 않나. 여러모로 딱 맞아떨어졌다. 독특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회사에서 ‘너희만의 색깔을 만들라’는 조언에 그룹 이름에 색깔을 넣게 됐다. 사람들한테 각인시키기에도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송이야기)

사실 파란여우들이라는 이름에는 이들의 간절함이 담겨 있다. 그동안 겪었던 아픔을 잊고 새롭게 태어나고 싶다는 뜻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반전을 꿈꾸는 것과 같다.

신인 걸그룹 파란여우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네 멤버들은 저마다 연습생기간만 5년을 보냈고, 그동안 여러 신생 연예기획사를 돌아다니며 데뷔를 코앞에 뒀다가 무산된 게 수십 번이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송이야기, 다야, 해나 등 세 멤버가 ‘바바’라는 걸그룹으로 데뷔했다가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그룹에서 나오게 됐다. 그야말로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KBS 2TV)‘뮤직뱅크’에 7주 연속 출연했고, 신인은 출연하기 쉽지 않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도 출연했다. 언제부터인가 방송 대신 행사 위주로만 무대에 올랐다. 아픔 많고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이 어디 우리뿐이겠나. 하지만 우리가 ‘행사 전문’으로 전락한 것 같았다.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큰데 의상 문제 등으로 활동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평소 우리가 입던 사복을 입고 무대에 오르기도 했고, 문제가 커지면서 심한 노출까지 하게 됐다.” (다야)

숨기고 싶은 과거일 수도 있지만, 짧은 활동 기간에 느꼈던 찰나의 행복과 추억을 절대 잊을 수 없고, 또 “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마음에 새기고 또 새겼다.

“솔직히 데뷔했다는 사실이 아직 실감이 나질 않는다.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고 굳게 다짐했다. 모든 아픔을 뒤로하고 지금 이 자리에 섰으니 이제는 우리가 가진 것을 다 보여주자는 생각뿐이다. 이번엔 잘되고 싶다. 아니 꼭 그래야 한다.” (해나)

세 멤버들과 뜻이 맞아 뒤늦게 팀에 합류한 아리아는 “이질감대신 지금까지 함께 생활해왔던 가족같이 편안하다. 팀워크도 너무 좋아서 이번에 느낌이 좋다. 꼭 성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력 면에서도 모든 것을 갖췄고, 다시 한번 좋은 기회가 마련됐으니 이제 자신들이 가진 매력을 모두 드러내는 일만 남았다. “이제야 뭔가 완전하게 이루어진 것 같다”는 말에 설렘과 행복이 엿보였다.

“저마다 아픔을 겪어서인지 더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가지게 됐다. 멤버들끼리 마음도 잘 맞아서 어떤 시련이 와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무엇을 하든 너무나 재미있다.” (다야)

신인 걸그룹 파란여우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파란여우들은 출발이 좋다. 멤버들의 전투력도 최대치이고, 무엇보다 하나로 똘똘 뭉쳐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 팀워크와 4인4색의 매력이 최대 장점이다.

“멤버들이 태어난 계절이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네 멤버가 다 다르다. 혈액형도 A, B, O, AB형으로 제각각이다. 성격과 매력이 달라 노래 해석하는 것도 다르더라. 저마다의 취향을 존중해서 노래를 해석한 대로 표현하는 맛이 있다. 틀에 박힌 콘셉트를 하는 게 아니니까 다양한 색깔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만난 게 아니라 힘든 역경을 같이 겪은 친구들이 모여서 서로 배려하는 것도 우리만의 장점이 아닐까. 친자매처럼!” (송이야기)

최근 발표한 데뷔 음반은 이들의 색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타이틀곡 ‘웨이크 미 업’과 ‘아이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는 이들의 반전매력으로 어필하기 충분한 곡이다. ‘웨이크 미 업’은 애니메이션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스토리를 차용해 만든 노래로 뉴이스트, 라붐 등의 노래를 통해 잘 알려진 작곡팀 어벤전승의 곡이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파란여우들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파란여우들은 2일 KBS 2TV ‘뮤직뱅크’ 출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방송활동에 나선다.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완벽한 무대를 선보일 자신 있다. 곡마다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우리도 이 길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지만, 다른 선택으로 더 후회할 나 자신을 볼 자신이 없었다.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가수가 되고 싶다.” (다야)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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