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전통의 전주 현대옥 콩나물국밥, '국민음식' 자리매김

이태영 기자(=전주) 2018. 10. 3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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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더가지언지 소개 등 '한국적인 맛의 세계화' 양념 팍팍

[이태영 기자(=전주)]

 
전주 현대옥 콩나물국밥
전북 전주는 맛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단연 전주비빔밥을 꼽지만 전주비빔밥 못지않게 유명한 게 바로 콩나물국밥이다. 이러한 전주 콩나물국밥이 이젠 지구촌에서도 이름이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콩나물국밥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전북 전주.

이곳의 미식가, 애주가들에게 전설로 통하는 두 이름이 있다. 현대옥, 그리고 양옥련 여사.

술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아내의 정성을 담아 속풀이 해장국으로 끓여내던 콩나물국밥. 

그 국밥은 시절의 아픔을 안고 전주 남부시장의 한 구석에서 가족의 생계와 네 자녀의 교육을 위한 수단으로 현대옥이라는 이름의 식당이 1979년 탄생한다.

먼 훗날 콩나물국밥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명성을 갖게 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지금도 들리는 듯한 어릴 적 이불속에서 듣던 어머니의 새벽부엌 소리가 있다. 마늘 찧는 도마소리 쿵쿵쿵!, 닥닥닥!.

양 여사는 그렇게 마늘, 고추, 파를 즉석 다짐해 국밥에 넣었다.

그리고 영양이 부족할까봐 계란 두 개씩을 깨어 수란을 만들어 주었다.

어느덧 ‘10년 단골은 단골도 아니다’라는 현대옥 마니아들이 늘어나고 “전주에 가면 현대옥에 갔다 와야 제대로 대접받는 것이다”라는 소문이 날만큼 전주의 명물로 떠오른다.

인터넷의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현대옥은 전국적 명성을 얻기 시작 한다.

“콩나물국밥으로는 대한민국 최고”

또 한 묶음의 세월이 흐른 뒤 어느 날 손님으로부터 할머니라는 호칭을 듣는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들었던 할머니의 충격은 너무 컸다고 한다.

할머니 호칭이 불리워지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자 그는 작심하고 적극 대처한다.

“어디 내가 할머니야, 이놈이~“

전주에서의 ‘현대옥 욕쟁이할머니’는 그렇게 탄생한다.

한 때는 소녀였던 양옥련 여사.

30년 세월을 서서 일해 왔던 양여사는 무릎관절 수술로 더 이상 식당경영을 할 수 없게 되어 맛 비법과 추억을 남기고 은퇴하게 된다.

이후 전주의 많은 시민들은 그녀에게 경의를 표하며 ‘여사’라는 호칭을 붙인다.

전주콩나물국밥의 전설, 양옥련 여사!

2008년 11월25일 ‘전주의 명물’은 주인을 바꿔 새 출발한다.

맛 비법을 전수받은 새 주인은 스스로를 2세대 현대옥이라 명명하고 ‘전주콩나물국밥의 국민 음식화’라는 각오로 전주 중화산동에 새 둥지를 튼다.

2세대 현대옥은 호텔 출신 요리전문가를 영입해 1세대 현대옥의 맛 비법을 아주 구체적이고 반복적으로 전수받았다고 자신한다.

그리고 전주의 콩나물국밥 시장의 판도를 ‘맛으로 승부하며’ 단박에 압도해 나갔다.

전주콩나물국밥은 두 종류가 있다.

끓이는 식(직화식)과 부어내는 식(토렴식, 전주남부시장식)이다.

콩나물국밥의 본고장 전주에서의 대세는 전주남부시장식이며, 전주 이외 지역에서의 콩나물국밥은 대체적으로 끓이는 식이다.

전주에서는 '전주남부시장식'이 대세다.

현대옥은 ‘전주남부시장식’을 대표하는 원조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통 토렴식의 효과를 온전히 내는 현대옥만의 '토렴응용법'을 실시하고 있다.

주당들의 속을 달래주기에 이곳만한 신세계가 있을까 싶다. 뚝배기 안에 담긴 콩나물국밥 한 그릇에 진심이 담긴 맛을 느낄 수 있다.

윗목 콩시루에 물을 주던 재미 또는 괴로움의 추억, 가난과 근검절약의 상징이었던 콩나물은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다.

시대가 흘러 그 콩나물은 지금은 콩으로 만든 웰빙 새싹채소가 되었다.

현대옥은 2009년 4월 전주에서 직영본점을 개점하면서 가맹사업을 전개, 대한민국의 콩나물국밥프랜차이즈 사업체 중 전주에 본사와 본점 그리고 전주전북권에 40여 가맹점을 둔 브랜드는 현대옥이 유일하다.

현대옥 콩나물국밥의 명성은 2016년 3월 TV조선 ‘황교익의 죽기전에 먹어야 할 101가지 음식’편과 2017년 4월 미CNN 한국음식 10선에 소개되기도 했다.

특히 올 3월엔 영국 더가지언지를 통해 현대옥의 콩나물국밥이 알려지는 등 이젠 세계적인 맛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다음 세대에서 콩나물국밥의 위치는 어느 정도에 있을까?

정말 전주음식을 넘어 대한민국 남녀노소 누구나가 즐겨 먹는 국민음식으로 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이태영 기자(=전주) (miso120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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