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운 먹방·쿡방?"..백종원표 식(食)방은 다르쥬? [스한픽!이슈]

스포츠한국 박소윤 기자 2018. 10. 3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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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연구가 백종원.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박소윤 기자] 바야흐로 '쿡방(요리 방송)' '먹방(먹는 방송)' 전성시대다. 아프리카TV, 유튜브 등을 통해 유행하기 시작한 먹방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랑받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이를 영어로 표기한 'Mukbang'이 고유명사로 쓰일 정도다.

먹방의 인기는 공중파·케이블 방송까지 확산됐다. 주어진 시간 내에 누가 많이 먹는가(올리브 '원나잇 푸드트립'), 색다르게 먹는 방법 제시(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음식으로 힐링하기(올리브 '밥블레스유'), 쿡방과 먹방의 동시 출격(JTBC '냉장고를 부탁해'), 저녁 한 끼 나누며 소통하기(JTBC '한끼줍쇼'), 음식과 사랑을 주제로 한 드라마(tvN '식샤를 합시다') 등 그 포맷도 다양하다.

쏟아지는 먹방 세례에 일각에서는 피로감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시청률이 보장된다는 법도 없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꾸준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식(食)방이 있다. 바로 백종원표 예능이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으로 시작해 tvN '집밥 백선생'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올리브 '한식대첩', SBS '3대 천왕' '푸드트럭' '골목식당'에 이르기까지 그의 이름을 단 수많은 프로그램이 살아남았다. "또?"라는 걱정을 누르고 자신만의 차별성으로 대중의 탄탄한 지지를 받는 '백종원표 식방'을 살표본다.

사진=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기존 먹방과 가장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하나 꼽자면 '스푸파'를 그냥 넘길 수 없다. 백종원의 미식 방랑기라는 부제에 걸맞게 홍콩, 중국, 일본, 하와이 등 다양한 나라를 누비며 현지 먹방을 선보인다.

'백설명'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음식에 해박한 백종원의 진가는 여기서 드러난다. 지역 음식의 탄생 배경부터 식재료, 현지인들의 입맛까지 줄줄 외는 백종원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당장이라도 비행기표를 끊고 싶은 욕망에 휩싸일 정도다.

뛰어난 시·청각적 연출도 한몫했다.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섬세한 화면이 절로 식욕을 돋운다. 특히 요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되감기한 감각적 연출이 신선함을 선사한다.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을 연상케 하는 청각적 연출도 빼놓을 수 없다. 국물이 끓는 소리, 면을 삶는 소리, 기름에 튀기는 소리 등이 고스란히 전해지며 듣는 즐거움을 더한다.

사진=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금요일에서 수요일로 편성을 변경하며 주춤하는가 했던 '골목식당'은 지난 24일 평균 시청률 1부 6.4%, 2부 6.9%(이하 닐슨코리아 수도권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MBC '라디오스타'를 누르고 동시간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어느정도의 고정 시청층은 확보한 셈이다.

비결은 자영업자들을 대하는 백종원의 진정성에 있다(물론 시청자의 분노를 유발하는 '진상 업자'들 또한 채널을 돌릴 수 없게 만드는 일등공신이긴 하다). 백종원은 때로는 따끔한 일침으로, 때로는 따뜻한 칭찬으로 이들을 이끈다. 일부 고집불통 사장님들도 백종원의 날카로운 솔루션 앞에 고개를 끄덕이고 만다. 감격의 눈물을 쏟는 자영업자들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눈시울을 붉힌다.

특히 백종원은 녹화를 마친 이후에도 사장님들과 연락을 이어가며 지속적인 피드백을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방송을 위해서가 아닌, 진정한 '음식덕후'다운 그의 모습에 대중들은 매료됐는지도 모른다.

사진=올리브 '한식대첩'

# 올리브 '한식대첩-고수외전'

"'골목식당'에서 고통받은 백종원이 '한식대첩'에서 힐링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백종원은 '한식대첩'에서 한결 편한 모습을 보인다. 독설을 내뱉기 보다는 식재료, 음식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즐긴다. 그러면서도 맛을 통찰하는 예리함은 잃지 않는다.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식재료, 외국인 셰프의 손에서 재해석된 한식의 무궁무진한 가능성 등 요리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도 크다. 한식을 배우고자 고군분투하는 외국인 셰프들의 모습 역시 흥미롭다. 그리고 "내가 가장 애정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그의 말마따나, 음식에 대한 백종원의 사랑이 이 모든 것을 아우른다.

스포츠한국 박소윤 기자 soso@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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