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콜]국카스텐 아닌 하현우, 가슴에 품은 '이타카'가 준 선물

박세연 2018. 10. 2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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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카스텐 하현우. 사진|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밴드 국카스텐의 보컬이자 국내 최정상 보컬리스트로 평가받고 있는 가수 하현우가 솔로 EP 앨범을 발표했다. 2008년 국카스텐으로 데뷔한 지 11년 만에 처음 내놓는 솔로 앨범이다.

하현우의 데뷔 첫 솔로 EP '이타카(Ithaca)'는 콘스탄틴 카바피의 '이타카'라는 시에서 영감을 얻어 떠났던 이타카 여행(tvN '이타카로 가는 길')을 통해 느낀 이미지들을 담아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을 포함해 총 5곡이 수록되며, 앨범 전반적으로 꿈과 그에 대한 과정에 대해 담고 있다.

하현우는 앨범 발매에 앞서 26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뮤즈라이브홀에서 음악감상회를 개최, 신곡에 대해 소개하고 자신의 음악과 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11년 만에 처음 내놓는 솔로 앨범에 대한 감회는 남달랐다. 하현우는 "밴드 멤버들과 스무살 때부터 계속 했으니, 거의 18년째 된 것 같다. 그동안 솔로 앨범에 대한 목마름도 있었지만, 밴드로서 우리 이름을 알리는 게 최우선이었고 그게 제일 급했던 일이기 때문에 밴드 활동에 매진하고 집중했었다. 그러다 보니 보컬로서 정체성 고민을 할 시간보다도, 내 보컬마저도 밴드 음악의 하나의 악기처럼, 국카스텐 음악을 이루는 일부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하지만 계속 그렇게 지내다 보니 정서적으로도 정체된 느낌도 들고, 시간이 지나면서 멍해지는 느낌도 있었다. 지치기도 지쳤고 피로감도 빨리 왔다"고 토로했다.

하현우는 "솔로 앨범을 예전부터 꿈꿔왔지만 여러 상황 때문에 못 했는데, 이번에 내가 이타카라는 이상적인 곳에 가봤기 때문에 이 때 아니면 솔로 앨범을 낼 기약이 없겠더라. 그리고 한 번 물꼬를 터야 다음이 될 것 같았다. 처음이 어려웠었는데, 시간이 급박했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이번 경험을 통해 솔로 앨범을 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발매 전 취재진에 미리 공개된 하현우의 음악은 국카스텐 음악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하현우는 "국카스텐 초반의 음악은 세상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패배주의와 분노가 팽배해 있던 상황에서 나온 음악이었다. 하지만 솔로 앨범의 원동력은 힐링일 수도 있고, 정화작용일 수도 있다"고 차이점을 소개했다.

하현우는 그러면서 "밴드 하면서 많이 지쳐있기도 했고 멍해있던 게 사실인데 솔로 앨범을 통해 전혀 다른 느낌으로 작업 하다 보니까 생동감을 얻게 되고 음악에 대한 열정이 샘솟더라. 이 열정이 국카스텐 음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이게 긍정적이고 감사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홈(Home)'은 집을 떠나 다시 돌아오는 회귀의 여정과 그 이유에 관한 곡이다. 멀리 떠난 낯선 공간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방황 속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어 익숙함에 잊고 있던 나를 발견해내고 집에서부터 품고 온 작은 꿈을 밝혀 다시 돌아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솔로 앨범에 대해 윤도현은 '최대한 다양한 것을 시도해라', '다른 뮤지션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한 것도 적응하고, 그 안에서 타 뮤지션과 호흡하는 방법을 많이 익혀라'라는 조언을 해줬다고. 하현우는 "반면 국카스텐 멤버들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잘 되어가고 있느냐 묻는 정도"라고 웃으며 말했다.

국카스텐 하현우. 사진|유용석 기자
이날 하현우는 자신에 대한 '고음가수' 이미지에 대해 "안타깝지만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현우는 "멤버들과 약속한 게, 우리는 국카스텐이라는 밴드의 부품이다. 이 안에서는 조화롭게 조율해가며 음악 해야 한다는 다짐과 약속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보컬도 목소리도 음악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이게 고음적인 테크닉을 보여주려고 한 게 아니라, 그 곡의 분위기 속에서 기타 때려 부시는 느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하현우는 "그런데 '나는 가수다'를 하면서부터는 보컬로서의 정체성을 생각했어야 했다. 그때부터 노래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때부터 여러가지로 보여주기 시작했다"고 말해다. 그는 "'나가수'를 통해 보컬도 점점 많이 발전했다. 밴드 보컬로서 어떤 생각 갖고 있어야 하는구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고, 내가 가진 무기를 더 보여주는 걸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현우는 "사람들이 방송에서 볼 때는 거의 보컬 중심으로 보지 않나. 그렇다 보니 내가 소리 지르고 밴드 사운드로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음이 부각됐다. 그로 인해 내가 고음 보컬에 묶이는 것 같아서 억울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게 내 매력이기도 하고 하현우의 이미지이기도 하고, 아무 이미지 없는 것보다 오히려 그게 플러스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현우는 "그리고 '복면가왕'을 통해 보컬로서 더 다양한 걸 보여드릴 수 있어서, 지금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걸 이해 한다. 다양한 음악을 들려드리면 이미지가 변할 것이라 생각해서 크게 신경쓰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한민국 대중예술상 시상식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것은 국카스텐 그리고 하현우 그 자신에게 고마운 자극이자 채찍이 된다고도 했다. 하현우는 "우리가 이 무대에 설 수 있는 뮤지션은 아직 아닌 것 같으면서도 이런 무대에 선 데 대한 기대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이 상의 가치에 맞는 뮤지션이 되기 위해 또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 각오가 들었다"고 말했다.

오랜 무명의 시간을 거쳤지만 밴드로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현재까지 오는 과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받게 된 점도 큰 성과다. 하현우는 "뿌듯하고 기뻤던 게, 저희(국카스텐)가 속도가 느린 편이다. 곡 만드는 속도도 그렇고 사람들에게 얼굴이 알려지기까지의 기간도 그렇고. 모든 게 우리가 해나갔기 때문에 정답도 모르고 더뎠다. 지혜도 없었다. 그렇다 보니 실수도 많았고 실패도 많이 했는데 거기에 흔들리지 않고 조금씩 꾸준히, 느린 속도로 해와서 이런 상을 받았다는 게, 마치 그렇게 해온 게 조금은 느렸지만 결코 잘못된 게 아니다, 잘 한 일이다 라는 칭찬을 스스로 하게 되더라. 그게 기분이 좋았다"며 감격을 드러냈다.

시 '이타카' 속 문구인 '가슴 속에 이타카를 품어라'라는 구절을 실제로 가슴에 타투로 했다는 하현우. 음감회 말미, 그는 "꿈을 이뤄낸 뒤의 결과보다 꿈을 꾸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그 속에서 얻는 값진 경험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꿈의 공간, 이타카에서 꿈을 꾸고 돌아온 하현우. 지금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국카스텐의 꿈은, 늘 한결같아요. 무조건 건강하자죠. 건강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과거 우리가 잘 했던 것, 빛났던 것에 매달리지 말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것에 대해서만 생각하자고 하곤 해요. 십수년 뒤 '2000년대에 열심히 했던 밴드'가 아니라, '지금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밴드'라는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하현우의 데뷔 첫 솔로 EP '이타카(Ithaca)'는 오는 28일 오후 6시 온, 오프라인으로 발매된다. 하현우는 연말 국카스텐 투어 'HAPPENING'을 통해 팬들을 만난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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