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비하부터 도도맘 스캔들까지..강용석의 '너! 고소 인생'
강용석 변호사(49)가 24일 구속됐다. ‘도도맘’ 김미나씨와의 ‘불륜설’이 터지자 김씨 남편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장을 날렸던 그다. 김씨 남편이 걸어온 소송은 문서를 위조해 ‘셀프 취하’하는 놀라운 방식으로 대응 했다.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이날 재판부는 강용석 변호사의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후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그는 법정에서 곧바로 구속됐다.
강용석 변호사는 최근에는 배우 김부선씨의 변호인을 맡아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싸움을 돕던 참이었다. 다른 이의 ‘불륜설’을 두고 법정 싸움에 대리인으로 나선 그는 이전에 터진 자신의 ‘불륜설’에 대처하다 발이 묶이고 말았다. 그는 곧바로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앞으로 실형이 확정되면 5년 간 변호사 활동은 할 수 없다.
이목을 끌기 위해 사회 주요 인사들을 수사기관에 고소·고발해 발목을 잡고 논란을 일으켜온 그의 전력을 모아 보았다.
■ 아나운서 비하 발언
2010년 7월16일, 강용석 변호사는 당시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이었다. 그는 연세대 토론동아리인 YDT학회 소속 학생들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OO여대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못하더라”고도 했다.
한 언론사가 강용석 변호사의 발언을 보도했다. 그러나 강용석 변호사는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며, 기자가 “허위 기사를 작성했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했다. 또 자신의 블로그에도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강용석 변호사는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사법 처리된 쪽은 강용석 변호사였다. 검찰은 강용석 변호사가 대학생들 앞에서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봤다. 강용석 변호사는 허위 내용의 기자회견을 통해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무고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했다. 또 여성 아나운서들을 모욕한 혐의도 적용됐다. 2010년 9월3일 한나라당은 강용석 변호사를 제명했다.
1·2심은 “강용석 변호사의 발언은 여성을 비하하고 여성 아나운서들 개개인에게 수치심과 분노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경멸적인 표현에 해당한다”며 모욕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강용석 변호사의 발언 내용이 매우 부적절하고 저속한 것이기는 하지만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고 모욕죄로 처벌할 정도에는 이르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은 강용석 변호사의 모욕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무고죄는 유죄를 선고했다.
■ ‘박원순·안철수’ 등 주요 인물
강용석 변호사의 고소 대상은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인물들이다.
강용석 변호사는 2011년 10월 당시 서울시장에 출마한 박원순 후보가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박원순 후보가 하버드 법대의 객원교수 또는 객원 연구원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는 ‘비지팅 펠로우’라는 것이다. 또 박원순 후보가 런던대학 정경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했다는 사실도 거짓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과는 무혐의 처분이었다.
또 강용석 변호사는 박원순 후보가 서울대 사회계열에 입학했다 제적당했지만, 자신의 출판물에 법대에 입학했다고 학력을 허위 기재했다며 고발했다. 검찰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정정노력이 있었고 허위 정도가 크지 않다며 기소유예 처분했다.
2011년 12월에는 김홍종 당시 서울대 교무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대 미대에서 법대로 전과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딸이 부정입학을 했는지 가리는 데 필요한 자료 제출을 서울대에서 거부했다는 이유다.
강용석 변호사는 2012년 2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고발했다. 안철수 원장은 당시 야권의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상태였다. 강용석 변호사는 안 원장이 안랩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헐값에 인수해 이득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 개그맨 고소
강용석 변호사의 ‘고소’ 행보에 대한 비난 여론은 개그맨 최효종씨를 고소하며 절정에 달한다. 최효종씨는 2011년 11월18일 KBS2TV ‘개그콘서트’의 ‘사마귀 유치원’ 코너에서 국회의원이 되려면 “집권 여당 수뇌부와 친해져 공천을 받아 여당 텃밭에서 출마하면 된다” “선거 유세 때 평소 잘 안가던 시장에서 할머니와 악수만 하면 된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강용석 변호사는 최씨가 국회의원을 모욕했다며 검찰에 고소했다. 강용석 변호사가 최씨를 고소한 이유는 ‘저 하나 살려고’였다.
강용석 변호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아나운서들이 저를 상대로 제기했던 1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민사소송이 최근 기각됐다”면서 “집단모욕죄가 얼마나 말이 안되는지 보여주려 최효종씨를 고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 하나 살려고 최효종씨를 이용했다는 비난에는 솔직히 최효종씨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강용석 변호사는 고소를 취소했지만,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 ‘젊은 피’들도…
정치권의 ‘젊은 피’들도 강용석 변호사의 고소·고발 대상이 됐다.
강용석 변호사는 2012년 3월8일 통합진보당과 같은 당 청년 비례대표 후보 김지윤씨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김씨는 2006년 고려대 병설 보건과학대생의 총학생회 투표권 인정을 요구하며 본관 점거농성을 하다 출교됐다.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2008년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패널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해 ‘고대녀’라는 별명을 얻었다.
강용석 변호사는 김지윤씨가 트위터에 “제주 ‘해적기지’ 반대합니다”는 글을 올린 사실을 근거로 “국가를 위해 헌신한 해군·해병대 전우회 소속 예비역들을 공연히 해적으로 격하해 모욕한 것으로 이는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012년 2월 고려대 교육방송국(KUBS)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김지윤씨와 등록금·청년실업 문제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 인물이 있으니, 바로 새누리당 이준석 비상대책위원.
강용석 변호사는 2012년 1월10일 이준석 비대위원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준석 비대위원이 2010년 산업기능요원으로 군 복무 중 지식경제부 주관 ‘SW 마에스트로 사업’에 참여하며 회사를 수차례 이탈했는데, 이는 산업기능요원 편입이 취소되는 8일 이상 무단결근에 해당한다는 것. 그러나 이 비대위원도 무혐의 처리됐다.
■ 결국 의원직 사퇴
고소·고발과 수많은 의혹을 제기하던 강용석 변호사는 2012년 2월22일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다. 자신이 제기한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박원순 시장의 아들 주신씨는 2011년 12월 9일 자생한방병원에서 촬영한 척추MRI 영상을 근거로 서울지방병무청 신체검사에서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주신씨는 4급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쳤다.
이에 강용석 변호사는 “MRI 피사체가 대리인일 가능성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두달 뒤 2012년 2월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주신씨의 MRI 촬영이 공개적으로 이뤄졌다. 병원은 “자생병원 MRI와 동일인의 것”이라고 발표했다. 강용석 변호사는 의혹 제기의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했다.
■ 방송인 강용석…모든 프로그램 하차
2012년 초 고소 남발로 한창 비판을 받던 시기, 강용석 변호사는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다. 독특한 특징을 지닌 인물을 소개하는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고소 집착남’으로 출연한 것.
강용석 변호사는 2012년 4월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방송 활동에 뛰어들었다. 사회적으로 비판받던 ‘고소 남발’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캐릭터’로 포장됐다.
그는 ‘강용석의 고소한 19’ MC를 맡았고 ‘슈퍼스타K’에도 출연했다. ‘썰전’ ‘강적들’ ‘호박씨’ 등에서 사회자로 활약했고 ‘SNL코리아’ ‘수요미식회’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등 젊은 층에 인기를 얻은 프로그램에도 나왔다.
그러다 2015년 ‘불륜설’이 제기됐다. 김미나씨 남편은 2015년 1월 자신의 아내와 불륜을 저질렀다며 강용석 변호사에게 손해배상금 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강용석 변호사는 그해 4월, 이 소송을 취하시키려고 김미나씨와 공모해 김미나씨 남편 명의로 된 인감증명 위임장을 위조하고 소송 취하서에도 그의 도장을 마음대로 찍어 법원에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함께 기소된 김미나씨는 강용석 변호사와 같은 혐의로 기소돼 2016년 12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씨가 항소하지 않아 형은 확정됐다.
강용석 변호사도 김미나씨 남편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강용석 변호사는 “정신적 피해보상과 방송출연을 못하게 된 손해배상금 2억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는데 법원은 지난해 강용석 변호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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