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가기 싫어' 명징한 오피스물이 거둔 소기의 성과(종영) [TV온에어]

이기은 기자 2018. 10. 2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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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인생 프로’까진 아니더라도 편안하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이색적 6부작 콘텐츠 방송이었다. ‘회사 가기 싫어’가 오피스 페이크 다큐멘터리로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며 마무리됐다. 무엇보다 오피스물이라는 정체성이 곳곳에서 뚜렷하게 발현된 점은, 제작진의 전력 투구 집중력을 가늠케 했다.

24일 밤 방송된 KBS2 교양프로그램 ‘회사 가기 싫어’는 회사원 지춘성, 이황의, 김중돈, 김국희, 서혜원, 박세원, 소주연, 심진혁, 최승일, 노유진, 김지하, 오승원, 카메오 김승우, 뷰티유튜버 씬님, 임채무 등의 가상 오피스 생활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아침과 퇴근길, 택시를 주구장창 타는 노유진의 상황이 공개됐다. 택시 안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즐기거나 화장까지 하는 여성 직장인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대목이었다.

과거 회사 상사(김승우)가 갑자기 사무실에 들이닥쳐 셋째 아이 돌잔치를 홍보(?)하는 모습도 그려졌다. 결혼식, 돌잔치, 장례식 등 직장 동료들의 경조사비에 관한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회사 업무, 사내관계 스트레스를 푸는 법도 그려졌다. 직장인들은 스트레스를 참지 못해 보상으로 월급을 소비하곤 한다. 이에 전문가는 “생활비 통장을 분리하고 체크카드로 잔고 내에서만 사용해서, 충동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방송의 백미는 인센티브 사안이었다. 어떤 직장인이나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고 회사에 다닌다. 하지만 윗측은 올해엔 인센티브를 지급할 수 없게 되며, 김 한 상자를 선물해 직장인들을 공분케 했다.

늘 열심히 살아도 세상의 많은 직장인들에게 시간은 부족하고 통장은 ‘텅장’이라는 것. 입사 때 꿈꾸던 내 화려한 모습은 어디 갔을까. 보상도 영광도 없는 듯한 회사생활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졌다. 이처럼 어디서나 일어날 법한 직장인들의 울분 상황은 마지막 회까지 현실감을 더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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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가기 싫어’는 오늘날 직장인들이 겪는 회사 내 부조리와 답답함을 가상의 중소기업 영업기획부로 관찰하는 오피스 모큐멘터리(페이크 다큐멘터리)로 시작됐다. 영국 등에서 모큐멘터리 형식이 이미 선을 보인 적 있으나, 국내에서는 첫 시도인 만큼 다수 시청자들과 방송관계자들의 기대감 어린 시선이 집중됐다.

직장인들이 들려주는 팩트를 각색한 만큼, 모큐멘터리임에도 공감대를 형성하는 대목들이 적지 않았다. 다큐멘터리가 자주 사용하는 내레이션은 극중 사내 상황을 때때로 일목요연하게 전달하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만평 웹툰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신선함을 제공하기도 했다.

내레이션 기법은 물론, 인터넷 신조어 등을 설명하는 대목은 SNS 시대의 특성을 가늠케 했다. 이밖에 엉뚱하지만 귀여운 CG가 자주 차용됐으며, 통계, 휴대전화로 촬영한 세로 영상, SNS 공감 영상, 실제 뉴스 자료 등도 풍부하게 활용되며 10대를 비롯한 젊은 직장인 시청자층에게 일정 부분 어필한 측면이 있다.

여기에 직원들의 심경 인터뷰나, 실제 직장인들의 경험담을 삽입한 것은 페이크임에도 사실감을 높이는 효과를 낳았다. 무엇보다 사내 문화와 특성, 회식부터 경조사비 부담, 호칭법, 근무시간 단축 등의 사회적 현안 상사에게 맞추는 법, 워크숍 등의 상황을 다채롭게 제시한 것은 오피스물로서의 총집결체처럼 비춰진 편이다. 오피스물로서의 장르 정체성을 잃지 않은 점이야말로 ‘회사 가기 싫어’가 거둔 가장 큰 성과일 것이다.

하지만 중장년층에게 이 같은 새로운 SNS, 온라인 스타일의 CG와 포맷은 다소 생경하게 다가설 법했다. 다소 빠르게 국면 전환되는 모큐멘터리 속 플롯, 때론 정신없이 느껴지는 편집 감각이 연령대가 높은 시청자들에겐 자칫 산만함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이 오피스 모큐멘터리의 취지는 명징하다. 대단한 메시지적 깊이, 뇌리에 인상적으로 남는 휴머니즘 감동 아닌 편안한 ‘킬링타임’용 흥미만 해도 충분할 수 있다. 우후죽순 콘텐츠 시대 속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섬광 같은 또 하나의 콘텐츠는 그 자체만으로도 경쟁력을 가진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회사 가기 싫어’는 온라인 시대를 사는 2018년 시청자들의 성향과 세태를 전반적으로 고려한, 또 하나의 트렌디 프로그램으로 남게 됐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포스터, KBS 방송화면 캡처]

김승우|노유진|회사 가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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