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IS] 호불호 반응에도 '쾌남' 정우성
이쯤되면 사회 운동가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정우성에게 배우라는 직업은 더 이상 카메라 앞에서 연기만 하는 인물이 아니다. 위치에 따라 사회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을 포괄적으로, 또 긍정적으로 활용 중이다. 한 번 입을 떼기 어려울 뿐 이미 여러 번 입을 뗀 정우성에겐 더 이상 거칠 것이 없다.
정우성이 '다스뵈이다'에 출연한 것은 김어준과의 인연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정우성은 김어준이 제작한 영화 '그날, 바다(김지영 감독)' 내레이션을 맡으면서 좋은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그날, 바다' 내레이션 참여는 소속사 대표도 반대한 문제였다. 정우성은 "소속사 입장에서는 정치적 이슈에 휘말리는 걸 부담스러워 했지만 난 김어준 총수와 통화하면서부터 내심 기뻤다. (김어준은) 고기 많이 사주고 싶은 사람이다"고 신뢰와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 정우성이 가장 많이 주목받은 이슈는 작품이 아닌 예멘 난민 때문이다. 배우가 아닌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정우성이 더 화제성이 높았던 것. 지난 6월 중앙일보가 주최한 제주포럼 특별 세션 '길 위의 사람들: 세계 난민 문제의 오늘과 내일'에 참석한 정우성은 난민 입국 찬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놨지만, 이는 호불호를 넘어 사회적 논란으로 번지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우성은 당시 자신에게 쏟아진 여러 반응들 중 "자기는 좋은 동네에 살면서"라는 의견에 대해 "반평생 아주 안 좋은 동네 살았는데, 이제 좀 좋은 동네에서 살면 안 되느냐. 그리고 나는 자수성가한 사람이다"고 답했고, "가방끈이 짧다"는 공격에 대해서는 "맞는 말이다. 중졸이다"고 쿨하게 대꾸했다.
이 과정에서 정우성은 자신이 느낀 온라인 공격의 의아함을 표출하기도 했다. "'어떤 세력이 있구나' 싶어 (김어준에게) 물어 봤다. '댓글 달리는 패턴이 개개인이 자신의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워딩 안에서 단체로 움직이는 것 같다'고 했더니 '그게 맞다'고 하더라. 조직 세력이 있는 것을 알고는 마음이 편했다"고 토로한 것.
하지만 해당 발언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어떤 부분에서 '작전세력의 공작'으로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비슷한 의견을 낸 일반인으로서 보편적 생각까지도 작전세력으로 폄하한 것 같아 기분 나쁘다"고 다시 지적하기도 했다. 말 꼬투리를 잡기 시작하면 절대 끝낼 수 없는 이야기다. 난민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끝없는 '도돌이 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민에 대한 정우성은 생각은 한결같다. 정우성은 "난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대중이 가짜 정보를 접하고 그것을 진실이라 믿었을 때, 그 사람들의 생각을 돌리려면 그만큼의 시간과 에너지가 소비된다. 그걸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시간 들여 바꿀 수 있는지 고민이 됐고 그 부분을 가장 걱정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정우성은 '아수라(김성수 감독)' 무대인사에서 "박근혜 나와!"라고 외쳐 극우 성향 단체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들은 정우성이 모델로 활동하는 제품의 불매운동을 선언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정우성은 "많은 단체에서 전화를 해 육두 문자를 날리며 '정신있는 XX냐'고 했다. 광고 회사에도 전화 해 '그 모델을 쓰면 불매운동 하겠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공격, 비난, 비판, 응원, 지지를 한꺼번에 받고 있는 정우성이다. 그의 행보를 모두가 응원하는 것도, 그렇다고 모두가 비난하는 것도 아니다. 여전히 호감도 높은 배우로 분류되지만 불호도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대중 뿐만 아니라 배우 정우성을 아끼는 일부 영화인들도 애정어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발언은 자유이고, 워낙 뚝심있게 중심이 잘 잡혀있는 배우이기 때문에 신뢰가 크지만 최근 행보는 좀 아슬아슬하다. 지인들에게 '좀 말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했고, 정우성 역시 지인들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며 "내가 맞다고 생각한 것들이 무조건적인 정답이 아닐 수도 있지 않나. 특히 사회적 발언은 더욱 민감하고 예민하다. 조절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당부했다.
결과적으로 정우성 출연으로 인해 이번 '다스뵈이다' 방송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정우성은 분명 영향력 있는 배우이고, '다스뵈이다'는 그의 활용 가치를 제대로 파악했다. 아직까지는 유효한 정우성의 긍정적 영향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또 많은 배우들이 그의 뒤를 이어 제 목소리를 낼지 주목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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