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② 백종원의 맛

아이즈 ize 글 서지연 | 디자인 전유림 입력 2018. 10. 23. 09:06 수정 2018. 10. 2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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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글 서지연 | 디자인 전유림

[요리사이자 사업가로서 백종원은 다양한 음식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그때마다 조금씩 다른 역할을 통해 여러 가지 맛에 대해 이야기했고, 이는 음식에 대한 그의 관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집밥 백선생’부터 ‘한식대첩’에 이르기까지, 백종원이 다뤄 온 맛에 대해 정리했다.]

생활의 맛 ‘집밥 백선생’

2017년 말 시즌 3까지 방영된 tvN ‘집밥 백선생’에서 백종원의 역할은 제목 그대로 집밥을 가르쳐주는 선생이다. 사실상 이 ‘백선생’은 앞서 방영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백주부’에게서 비롯된 것으로, 뜻밖에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요리 선생’ 타이틀을 얻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 1회에서 백종원은 맛있는 볶음밥 만드는 법을 알려달라는 요청에 파를 잔뜩 넣는 대신 양파는 넣지 않고, 간장을 태우듯이 눌려서 풍미를 더하는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팁을 선보였다. 한번 만들어 놓으면 여러 음식에 활용할 수 있는 만능 양념들을 소개하고, “설탕을 안 넣어서 맛없는 것보다는 낫잖아유”라며 설탕을 아낌없이 넣는 모습으로 ‘슈가보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그로인한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적은 돈과 시간을 들여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고 싶었던 많은 사람들은 그의 요리법에 공감했다. ‘집밥 백선생’에서 선보인 음식들 역시 다른 어떤 가치보다 효율성을 중요시한 결과물이다. 한 회에 하나의 재료를 주제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고, 버리는 것 없이 알뜰하게 사용한다. 생활을 꾸려나가는 사람에게 요리는 단발성의 이벤트가 아니고, 때문에 적은 재료 안에서 연속성이 있는 음식들을 만들어내는 것은 중요하다. 엄청나게 맛있는 음식은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적당한 한 끼인 것이다.

고수의 맛 ‘백종원의 3대 천왕’

백종원의 이름을 내건 먹방쇼, SBS ‘백종원의 3대 천왕’에서 그는 마라도부터 판문점까지 전국을 누비며 이름난 맛집들을 직접 방문했다. 그는 평소처럼 누구보다도 맛있게 음식을 먹으면서도 ‘이 시대 최고의 요리 해설 전문가’라는 소개답게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공개하며 전문가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주목할 만한 것은 백종원이 제작진이 뽑아온 맛집 리스트의 대부분을 이미 알고 있거나 방문해보았다는 사실이다. 특히 음식을 맛보고 바로 핵심 재료를 알아맞히거나 만드는 방법을 간파하는 모습에서는 그가 요리사이자 사업가, 그리고 음식애호가로서 쌓아온 내공이 엿보이기도 했다. ‘백종원의 3대 천왕’에는 백종원말고도 수많은 고수가 등장했는데, 바로 3대 천왕으로 뽑힌 식당들이 그 주인공이다. 프로그램 특성상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외식메뉴가 주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고, 백종원을 통해 공개된 것은 골목골목 숨은 식당들이 품고 있는 특별한 비법 혹은 정성이었다. 얼핏 평범해 보이는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3대 천왕’ 요리사들은 오랜 시간과 갖은 시행착오를 거쳐 이를 체득한 이들이었고, 백종원은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사업에 적용하는 사람이었다.

생존의 맛 ‘백종원의 골목식당’
‘백종원의 3대 천왕’은 ‘백종원의 푸드트럭’을 거쳐 ‘백종원의 골목식당’으로 변화했다. 백종원은 골목상권의 식당들을 돌아다니며 음식을 맛보거나 주방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문제점을 간파하고, 이들의 멘토로서 솔루션을 제안한다.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해 요식업에 뛰어든 이들에게 그만두라고까지 하는 그의 날선 조언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백종원이 지적하는 문제점들은 한국 요식업 전체의 문제점이기도 했으며, 사람들은 출연자들보다는 백종원의 입장에 더 공감했다. 그가 ‘백종원의 골목식당’를 통해 주장하는 것은 사실 당연한 것들이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그 재료가 낭비되거나 손상되지 않게 잘 관리하며 원가를 계산해 적당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 또한 백종원은 지나치게 한 가지 음식에 집착하거나 공을 들이는 것을 지양하기도 했는데, 이는 그가 ‘음식장사’를 철저한 비즈니스로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전부 시청한다고 해서 식당이 무조건 성공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식당이 잘 안 되는 이유는 확실히 할 수 있다. 백종원이 그토록 강조하는 자영업의 쓴맛이다.

이국의 맛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그야말로 ‘음식덕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백종원 역시 누구 못지않은 ‘음식덕후’로서 해외를 돌아다니며 그 나라만의 특색 있는 음식을 먹는다. 앞서 tvN ‘먹고자고먹고’에서 그는 아이돌과 함께 동남아로 여행을 떠나고 그 나라의 음식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서는 어떤 동행도 없이 혼자서 한 회당 10개 정도의 음식을 쉴 새 없이 먹는다. 음식을 직접 만들지는 않지만 요리를 할 때 못지않게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지고, 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흔히 접할 수 없는 음식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고급 식당보다는 길거리 노점, 혹은 현지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식당을 찾는 것도 특징. 시즌 1의 마지막 회였던 ‘중국 하얼빈’ 편에서는 공항 기사들이 먹는 도시락을 소개하기도 했는데, 이는 그가 다루는 음식의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부터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 그리고 현지인이 아니라면 모르는 음식까지 다룬 것. 인터넷에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를 검색하면 그의 여정을 따라나선 사람들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식의 맛 ‘한식대첩’
백종원은 2014년 방영된 Olive ‘한식대첩’ 시즌 2부터 출연했고, 현재 방영중인 ‘한식대첩-고수외전’에서도 진행 및 심사를 맡고 있다. 전국 각지의 한식 고수들이 한국의 전통 음식을 주제로 경연을 벌이는 이 프로그램에는 매회 한국인에게도 생소할 만큼 특별하고 지역색이 강한 음식들이 소개됐다. 백종원은 참가자들처럼 직접 전통음식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통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해외의 실력파 셰프들이 참여한 ‘한식대첩-고수외전’이 방영되기에 앞서 그는 전 세계에 위치한 셰프들의 레스토랑을 일일이 방문하기도 했다. 그만큼 ‘한식대첩’에서 다루는 음식들은 백종원에게도 특별한 음식이고,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음식과 얽힌 여러 가지 맥락을 고려해야 했다. 그리고 평가석에 앉은 백종원은 라틴 혈통의 벨기에 셰프가 생선요리에 식초를 과하게 쓴 것에 대해, 그것이 셰프의 뿌리에서 비롯된 조리법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했다. 백종원이 프렌차이즈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어디까지 공부하고 먹어보는지 짐작할 수 있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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