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 어워드가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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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소식을 전한다.
바로 그래미 어워드에 관한 뉴스다.
이제 앞서 언급한 소식에 대해 말해야 할 차례다.
그래미상 외에 주목할 만한 다른 뉴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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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소식을 전한다. 바로 그래미 어워드에 관한 뉴스다. 그 전에 먼저 그래미상의 가까운 과거가 어땠는지를 복기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그래미 어워드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그래미상은 개최지를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으로 변경해 시상식을 성대하게 열었다. 60회를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처참했다. 힘을 잔뜩 주었지만 시청률은 20% 이상 빠져버리고 말았다. 기실 그래미 어워드의 위기는 예고되어왔다. 시청률 하락세를 걷는 와중에 무대를 뉴욕으로 바꾸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지만 효과는커녕 더 가파른 내리막길을 타게 된 셈이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그럼에도 확언할 수 있는 몇 가지가 있는데, 예전에도 지적한 바 있어서 최대한 짧게 정리하려 한다.
명반 리스트를 뽑거나 시상식을 거행할 때, 손실 없는 선택이란 봉황 비슷한 것임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미 어워드는 ‘현재의 사운드트랙’에 너무 무심했다. 무심했다기보다는 대놓고 차별했다. 선을 딱 긋고 이쪽으로 넘어오지 말라던 ‘초딩 시절 짝꿍’이 떠오를 정도다. 대표적인 경우가 힙합이다. 힙합이 현재의 사운드트랙임은 자명하다.
그럼에도 그래미 어워드는 ‘힙합 4대장’이라 할 켄드릭 라마, 카니예 웨스트, 제이지, 드레이크에게 단 한 번도 본상을 수여하지 않았다. 대신 생색이라도 내려는 듯 힙합 부문 장르상만 몰아줬다. 결과는 어땠나. 시청률은 폭락했고, 저 4명 중 2명은 아예 참여를 거부해버렸다.
여성 뮤지션에 대한 태도 역시 사태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그래미 어워드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의 대표 닐 포트나우의 발언이 문제였다. 기실 그래미 어워드가 시상 카테고리에서 남녀 구분을 삭제한 지는 꽤 오래되었다. 그 뒤에도 여성 뮤지션이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하는 비율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고, 누군가 이의를 제기하자 닐 포트나우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혀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여성 뮤지션들이 더 분발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미상 투표인단의 최소 자격 조건
이제 앞서 언급한 소식에 대해 말해야 할 차례다. 내년부터 개최되는 그래미 어워드에는 투표인단 총 900명이 새롭게 합류한다.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닌 투표인단의 자격 조건이다. 보도에 따르면 투표인단 900명은 다음 세 가지 조건 중 최소 한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여성, 유색인종, 그리고 39세 이하다. 비록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더 젊어지고,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라 해석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그래미상 외에 주목할 만한 다른 뉴스가 있다. 얼마 전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가 뮤지션이 자신의 곡을 직접 업로드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음악 산업은 갈수록 생산자와 소비자가 일대일로 만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 와중에 저명한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은 매각되었고, 그래미상은 낮은 시청률에 허덕이는 중이다. 비평가를 포함한 전문가 집단의 몰락이 새삼스러운 현상도 아니다. 그래미 어워드의 변화 모색이 긍정적인 미래를 보장받기 힘든 가장 큰 이유다. 인생살이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란 정말이지 어려운 법이다.
배순탁 (음악평론가ㆍ<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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