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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tv] `대화의 희열` 강수진, 강철 나비의 비상

양소영 기자
입력 : 
2018-10-21 07: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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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발레리나 강수진이 ‘대화의 희열’을 찾아 자신의 발레 인생을 되돌아봤다. 무대에 오르고 내려오기까지, 그리고 ‘베이비 리더’로 새로운 2막을 열게 된 이야기를 털어놨다.

20일 방송된 KBS2 ‘대화의 희열’에서는 세계 최고의 발레리나에서 국립발레단 예술 감독으로 인생 2막을 열고 있는 강수진이 출연해 깊은 대화를 나눴다.

강수진은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 최연소 나이로 입단해 종신단원이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당스’를 받으며 세계 최고가 됐다. 독일에서 훈장을 받기도. 발레로 많은 상을 받은 강수진은 “제가 좋아하는 길을 갔는데, 사랑받아서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독일에서 발레리나로 30년을 산 그는, 2014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강수진은 “지금 가지 않으면 영원히 한국으로 가지 않을 것 같았다. 한국에서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은 있었다”며 “단 한 번도 국적을 바꾸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한국인으로 독일 신문에 나갈 때 자랑스웠다.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립발레단을 이끄는 리더가 된 그는 발레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공개했다. 한국무용을 한 강수진은 중학교 1학년 때 발레를 시작했다. 남들보다 늦은 시작과 굳은 몸 상태 때문에 처음에는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그는 “어느 순간 발레를 좋아하게 됐고, 그때부터는 누구도 못 말렸다”고 고백했다.

또한 강수진은 선화예중을 다닐 때 만난, 평생의 은인이자 스승인 마리카 베소브라보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리카 선생님은 강수진의 재능을 알아봤고, 선생님의 도움으로 강수진은 해외로 유학을 떠났다. 처음에는 언어도 통하지 않고, 문화도 달라 고생을 많이 했다고. 그는 선생님의 사랑 덕에 마음을 잡고 노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스스로를 ‘노력파’라고 말한 그는 “재능이 없었다면 못했겠지만, 재능만 믿고 안 했다면 아무것도 안 됐을 것”이라며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관객에 대한 예의다. 자기에 대한 예의”라며 끊임없는 노력과 준비 후 무대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수진은 “발레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며 “솔로가 아무리 해도 군무가 받쳐주지 안흥면 공연은 꽝이다. 호흡이 안 맞으면 자신도 힘들다”고 말했다. 함께하는 동료들을 이해하기 위해 별자리를 공부하기도 했다고 밝힌 그는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배우고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발레리나였지만, 강수진에게도 굴곡은 있었다. 독일 발레단에 입단했을 때는 무명 생활을 보냈고, 2년의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그러다가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왔지만, 제대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강수진은 무대에서 큰 실수를 했다. 그는 “해고 안 된 게 다행”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 이후 다시 연습을 시작하고 몸을 만들고 열심히 준비했다. 강수진은 “군무할 때 즐기면서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그래서 주역으로 발탁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역으로 발탁된 그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다리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의사들도 다신 무대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끔찍한 재활을 견뎌낸 그는 1년 뒤, 복귀했다.

강수진은 “바를 붙잡고 조금 더 해보고 땀 흘리고 울면서 했다. 그 시간이 지나고 해피한 시간이 왔다”고 고백했다. 슬럼프를 이겨낸 그는 독일에서 ‘강철 나비’라는 별명을 얻었다. 강철 같은 정신력의 강수진은 무대에 올라 중력에 구애받지 않는 비일상적인 아름다움으로 관중의 마음을 훔쳤다. 그 뒤에는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 있었다. 앞서, 그 모든 시간을 엿볼 수 있는 강수진의 발 사진이 공개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무대에서 내려온 강수진은 국립예술단의 리더가 됐다. 스스로를 ‘베이비 리더’라고 부른 그는 “좋은 무용수가 좋은 리더가 된다고 할 수 없다”면서도 “맡은 바 책임을 다하려고 한다. 단원이나 직원들에게 부족할 수 있다. 개선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발레에 대한 사랑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세계적인 발레리나가 된 강수진. 몇 번의 슬럼프와 고난을 이겨내고 ‘강철 나비’라는 이름을 얻은 그의 인생 이야기는 감동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예술 감독으로 인생 2막을 연 강철 나비의 비상에 기대가 모아진다.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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