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 KBS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 KBS

 
지난 18일 방영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에서는 2018년을 뒤흔든 여성운동의 흐름을 연대기 순으로 짚어보았다.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이후는 불법촬영 범죄, 낙태죄 폐지, 미투 운동까지 시대에 도사린 온갖 종류의 젠더폭력에 대항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거리로 끝없이 쏟아져 나왔던 시간이었다.

평범했던 한 사람을 바꾼 일들은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 KBS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 KBS

 
KBS스페셜과의 인터뷰에서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의 활동가 이가현씨는 '잘 노는 모범생'이었던 청소년기를 웃으며 회상했다. 평범한 학생이었던 가현씨를 바꾼 것은 여자고등학교 생활이었다. 남고 이름에는 '남자'라는 단어가 붙지 않는데 여고 이름에는 '여자'가 붙는 것이 이상했다. 친구들은 점점 성범죄에 노출되고 있었고 왜 이런 일들은 여자만 당하는지가 이상했다.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은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기어코 폭발하는 계기가 됐다. 평소 여자들이 자신을 무시해 범행을 저질렀다 진술하는 피해자의 모습에서 이것은 여자들이 조심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에게 조심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사회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 도착했다.

이후 가현씨는 불꽃페미액션에서 활동하며 여성들의 목소리를 모으는 운동을 하고있다. 지난 6월엔 페이스북 코리아가 여성들의 상의 탈의 사진을 '음란물'이라 규정하며 강제로 삭제했고, 불꽃페미액션은 이 조치에 반발하여 거리에서 상의탈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내 몸은 음란물이 아니다"를 외치며. 경찰은 준비해둔 이불로 재빨리 이들의 몸을 가렸지만 당당한 목소리까지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 KBS


여성의 몸은 성적 대상이 아니다... 니플 프리에서 미투로

서지현 검사의 검찰 조직 내 성추행 사실 폭로는 여성들이 '미투'라는 새로운 저항의 물결에 동참하게 했다. 직장에서 성희롱 경험이 78.4%에 달한다는 사실과는 달리, 사회는 여성들이 수많은 피해경험들을 말하지 못하도록 입막음해왔다.

KBS스페셜 방송에 등장한 STX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 최인영씨는 거대기업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는 여성 중 한 사람이다. 상사의 성희롱 사실을 회사에 알리자 회사는 되려 인영씨에게 퇴사를 권고했고, 그 뒷감당은 오롯이 피해자 자신의 몫이 되었다. 인영씨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 KBS


"저는 서울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글로벌 기업에서 일 해왔습니다. 많은 사회적 비용이 투입된 직업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상사에게 성희롱을 당하고 신고하는 순간 공식처럼 정신병자, 무능력자, 사회 부적응자, 꽃뱀이 되고 경력은 단절됐습니다."

이처럼 조직 내에서 성희롱·성폭력을 당하더라도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안전망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 스스로가 피해사실을 증명해내는 과정은 성범죄 피해 고통의 연장선이었다. 그러나 미투 운동은 피해자들을 일일이 일으켜 세우기 시작했다. 비난의 눈초리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향해야 하고, 피해자가 그 어떤 고난에도 처해서는 안 된다는 당연한 인식으로 우리 사회는 점점 되돌아오고 있다.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정치로... 페미니스트 후보가 보여준 가능성

올 6월 13일 열렸던 7회 지방선거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녹색당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였다. 심지어 '페미니스트 후보'라는 적극적인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말이다.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 KBS


1990년생인 신지예 후보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위해 서울시장에 출마했다. 서울은 언제나 정치권의 최대 격전지이고, 군소정당의 젊은 여성 신인 정치인에게 허락된 자리는 없어 보였다.

그러나 미투 운동 이후에 여성과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정치인에게는 몰락이, 페미니스트 후보에게는 지지가 예견된 법이었다. 신지예 후보는 총 8만2874표를 획득하며 9명의 후보 중 4위에 올랐다. 여성-페미니스트 후보가 수확한, 그 어느 때보다 값진 결과였다.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 KBS


KBS스페셜이 취재한 신 후보는 낙선 이후에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불법촬영, 웹하드카르텔, 낙태죄 등과 관련된 공동행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때로는 정치인으로, 때로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목소리를 냈다. 남녀국회의원 비율이 83대17인 대한민국, 이는 세계 193개국 중 여성의원 비율이 고작 116위임을 의미한다.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정치권으로 연결될 때 그 효력을 갖출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신지예 후보 등의 약진은 독보적 의미를 가진다.

KBS스페셜에서 방송된 내용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거리를 뒤덮은 여성운동은 결코 의미 없이 산재되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여성들의 모든 저항은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으로 의미화되었고, 서로가 서로에 연결되어 있었다. 미투 운동은 그냥 시작된 것이 아니었고, 페미니스트 후보는 난데없이 등장한 것이 아니었다. 이것들은 모두 여성들이 두려움에 맞서 거리로 나서고 우렁차게 소리친 결과다.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 KBS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2018년 10월 18일 방송된 KBS스페셜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편 중 한 장면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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