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지, 청춘 스스로 꺼내놓은 이야기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청순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내세운 그룹 에이핑크로 데뷔한 정은지는 상상 이상으로 당차고 성숙했다. 자신만의 소신과 가치관이 뚜렷한 한 명의 성인이자 아티스트였고, 그가 풍기는 분위기 또한 어른스러웠다. 해맑은 미소 속에 깊은 속내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2016년 솔로 가수로 출사표를 내던진 정은지의 행보는 의외였다. 발라드 장르를 택한 그는 아빠를 생각하면서 직접 쓴 가사를 담은 '하늘바라기'로 보컬리스트 정은지를 드러냈다. 차분하고 잔잔한 멜로디는 정은지의 따뜻한 음색을 재조명했고, '하늘바라기'는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꾸준히 자신의 솔로 앨범을 내기 시작한 정은지는 올해도 미니 3집 앨범 '혜화'를 발표했다.
'혜화'는 별 반짝이는 꽃이라는 뜻으로, 이제 막 꽃을 피우며 반짝이는 청춘들을 소중하게 지칭하는 말이다. 이를 통해 정은지는 자신이 삶에서 느꼈던 감정, 기억, 감성 등을 녹여내 청춘을 향한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혜화는 혜화여고를 졸업한 정은지에게 학창시절이자, 가수를 꿈꾸기 시작했던 아름다운 청춘의 시절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 중 타이틀곡 '어떤가요'는 가족을 떠나 살아가는 모든 청춘들을 위한 노래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혼자 지내고 있는 정은지 자신의 감정에서 출발했다. 직접 가사를 쓴 그는 "그리운 것들에 대한 안부를 묻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숙소 생활까지 정리하고 멤버들과도 따로 살고 있는 그는 부모님, 어린 시절 등 여러 그리운 것들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담았다.
무엇보다 이번 앨범은 직접 전곡 프로듀싱을 맡았다는 점에서 정은지에게 큰 의미를 남긴다. 더욱이 타이틀곡의 뮤직비디오 시나리오 또한 정은지의 작품이다. 곳곳에 그의 손길이 닿아 있는 만큼, 정은지의 정서가 가득 들어있다. "한 곡 한 곡 마스터링이 나올 때마다 벅찼다"는 정은지는 "떨리기도 하고, '과연 이게 맞는걸까'라는 의문도 들면서 마음이 복합적이었다"고 털어놨다.
정은지는 오래 전부터 작업해왔던 곡들을 이번 앨범에서 꺼내놨다. '계절이 바뀌듯'이 가장 대표적이다. 지난 앨범의 타이틀곡 '하늘바라기'보다도 일찍이 썼던 곡인 만큼, 애착이 크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말에 대한 감정을 담은 곡이다. 그래서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진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졌었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위로를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혜화'는 정은지의 애착이 가득 담긴 곡들로 꾸려진 앨범이다.
그럼에도 정은지는 앨범 만족도에 대해 "넉넉하게 줘서 70%"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배움은 끝이 없다더니, 이번에 앨범 작업을 하면서 부족한 걸 너무 많이 느꼈다. '갈 길이 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 중에서도 작사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 예쁘고 귀한 말들을 쓰고 싶었는데 표현이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 했다.
다만 정은지가 이 앨범에 담은 진정성은 100%다. 스스로가 앨범의 주제에 맞는 청춘이기 때문. 그는 자신이 지나고 있는 청춘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많이 달라졌어요. 얼굴도, 몸도, 마음가짐도 많이 바뀌었죠. 데뷔 초반에는 좀 많은 사람들에게 끌려다녔던 것 같아요. 어제 뭐했는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잠에 취해있었거든요. 그때는 성장기였나봐요.(웃음) 그런데 이제는 제가 스스로 끌고 가는 느낌이 들어서 그때와는 많이 달라요. 무엇보다 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돼가고 있는 것 같아요. 가사에 녹일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생긴 것 같아서 지난 시간에 대한 뿌듯함이 있어요."
가수로서 성장하는 동안 그전에는 몰랐던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 그러면서 성과에 대한 책임감도 함께 따라왔다. 정은지는 "책임감이 있는 만큼 버겁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책임감 만큼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한 재미도 느끼고 있다는 정은지였다. 그는 "요령을 익혀가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는 에이핑크 또한 마찬가지였다. 소속사와의 재계약을 한 에이핑크는 청순한 콘셉트에서 벗어나 그간 하고 싶어했던 음악을 해보자는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그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음악은 다름 아닌 힙합이다. 정은지는 "멤버들이 연습생 때 멋있고 파워풀한 안무들을 많이 연습했었다. 갑자기 데뷔 콘셉트가 청순으로 정해지고 나서 갈 곳을 잃었었다. 이제는 청순이 편하지만, 어느 순간 멋있는 걸 하려니까 팬들이 웃는 사태가 벌어졌다. 제대로 멋있는 걸 해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 가운데 정은지는 원하는 방향의 음악과 개인 활동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그는 "싱어송라이터로 계속 도전해보고 싶기도 하고, 연기에도 이제 막 재미를 조금씩 느껴가고 있어서 놓치지 않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전했다. 일하는 게 재밌다는 정은지는 끝까지 일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를 전하며 유쾌한 미소를 보였다.
"사주를 봤는데 80세까지 일할 수 있다더라고요. 사주가 그렇다니까 믿어보려고요.(웃음)"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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