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호가 동남아 월드컵을 한국에서 준비하는 이유

2018. 10. 19.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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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파주, 이균재 기자] 박항서호가 동남아시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을 한국에서 준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쌀딩크'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조국' 한국을 찾았다. 평소와는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내달 동남아시아 최대 축구대회인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 참가한다. 내달 8일부터 12월 15일까지 동남아 일대서 펼쳐진다.

박항서 감독은 스즈키컵 전지훈련 장소로 한국을 택했다. 대한축구협회의 협조로 지난 18일부터 이달 말까지 한국 대표팀 훈련 장소인 파주트레이닝센터(NFC)서 담금질한다.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FC서울, 서울 이랜드와 연습경기도 갖는다.

박항서 감독은 18일 오후 파주NFC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회를 준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영진 수석코치와 배명호 코치가 동석해 자리를 빛냈다.

박항서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숨은 주역이다. 수석코치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며 역사를 썼다. 이후 경남, 전남, 상주 감독 등을 지낸 뒤 지난해부터 베트남 23세 이하 대표팀과 A대표팀을 겸임하고 있다. 박 감독은 AFC U-23 챔피언십(준우승)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4위)서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고 성적을 거두며 국빈 대접을 받고 있다.

박항서호가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전훈지로 한국을 택한 덴 따로 이유가 있다. 아시아 최강인 한국을 간접적으로나마 상대하며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다. 전통적으로 중동 국가엔 강했던 베트남이지만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를 상대론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박 감독은 "이영진 코치의 추천으로 한국을 전훈지로 결정한 뒤 베트남축구협회가 대한축구협회와 협의했다"며 "한국은 연습경기 상대도 좋고, 언어적인 소통도 할 수 있어 선택했다. 베트남 축구는 한국, 일본, 태국에 징크스가 있다. 상대하기 전부터 선수들이 부담을 갖는다"라고 얘기했다.

이영진 코치는 "감독님이 팀을 맡고 중동 국가엔 한 번도 지지 않아 선수들이 자신감도 있고 거부감도 전혀 없다. 그러나 동아시아의 한국, 일본 두 나라에 콤플렉스가 있다. 한국서 우리보다 나은 상대에 시달려보는 것도 중요한 걸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23세 이하 15명과 A팀 15명 등 30명이 왔다. 새로운 팀으로 원팀이 되기 위해서는 한국이 적당했다. 여러 부분에서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박항서호는 오는 22, 25, 29일에 인천, 서울, 서울 이랜드와 차례로 연습경기를 한다. 프로 팀이지만 한국의 K리그 팀과 맞붙어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박 감독은 "K리그가 시즌 막바지이기에 1.5군도 좋다고 요구했다. 주전들이 나오면 좋겠지만 우리 선수들에겐 한국과 경기하는 것 자체가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나와 이 코치는 럭키 금성(현 서울)에서 프로 데뷔를 했다. 둘이 오랫동안 몸담았던 곳이라 감회가 새로운 경기"라고 기대했다. 이 코치도 "우리에겐 의미 있는 경기다. 프로 팀이긴 하지만 한국의 강팀과 경기한다. 한국은 피지컬적으로 강해 적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박항서호는 전훈을 마치고 오는 30일 출국한다. 스즈키컵 목표는 조 1위 결승행이다. 11월 8일(이하 한국시간) 라오스(원정)전을 시작으로 16일 말레이시아(홈), 20일 미얀마(원정), 24일 캄보디아(홈)를 차례로 상대한다.

박 감독은 "전문가들은 태국을 우승후보 0순위로 꼽고 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필리핀 등 5개국이 4강 경쟁국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베트남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조 1위로 결승에 가면 2차전을 안방에서 하기 때문에 조 1위 결승행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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