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혐의 걱정마" 우병우, '몰래변론' 불법 수임료 10.5억
[앵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범죄 혐의가 또 포착됐습니다.
변호사 시절 대형 형사 사건을 불법 수임하고, 수임료로 10억 여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우 전 수석은 의뢰인들에게 "무혐의 받게 해주겠다" "3달 안에 수사 끝내주겠다"는 식의 호언장담을 했다는데, 검찰 수사는 실제 그렇게 처리됐습니다.
이호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3년 인천지검 특수부는 인천 지역 최대 병원인 길병원을 수사합니다.
수사 과정에서 비자금 10억 여 원이 이사장 비서실로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합니다.
토착 비리에서 출발한 검찰 수사망이 이길녀 이사장을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김앤장에 사건을 맡겼던 길병원은 우병우 변호사를 추가 선임합니다.
성공보수 조건은 "석 달 안에 수사를 끝내주겠다", 수임료 총 3억 원이었습니다.
석달 뒤 검찰 수사는 이사장까지 확대되지 않고 마무리됩니다.
검찰을 나와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까지 변호사로 활동한 1년 동안 이런 일은 반복됐습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이른바 '그림자 회장'이 있다는 의혹.
우 변호사는 수임료 6억 5천만 원에 '무혐의 처분'을 약속했고, 사건은 역시 무혐의로 끝났습니다.
4대강 입찰담합 혐의를 받고 있던 설계업체 건화.
정식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수임료 1억 원에 우 변호사와 계약했고, '내사 단계에서 끝내주겠다'는 계약 조건은 성사됐습니다.
세 사건 모두 변호사 선임계는 생략됐습니다.
우 변호사는 의견서 제출, 검찰 조사 입회 등 통상의 변호 활동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박재흥/경찰청 특수1팀장 : "3건 모두 의뢰인들이 의뢰한대로 '내사종결 혐의없음'으로 처리됐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성공한 청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검찰 고위직 출신인 우 변호사가 수사팀 관계자를 사적으로 접촉하는 이른바 '몰래 변론'을 한 정황이 짙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경찰은 다만, 우 변호사가 당시 검찰 인사를 상대로 구체적으로 어떤 청탁을 했는지는 밝히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이호준기자 (hojoon.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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