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손가락 잘린 뒤 참수돼".. 음악 들으며 토막 살해 주장도

황수연 2018. 10. 17.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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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매체, 오디오 통해 정황 확인 보도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살해된 구체적인 정황이 터키 매체를 통해 추가로 드러났다. 사우디 국왕과 왕세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 사우디 정부의 암살설을 진화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더 흉흉해지는 모양새다.
터키서 실종된 뒤 살해 의혹이 제기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A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터키 친정부 일간지 예니샤파크는 카슈끄지 살해와 관련, 당시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오디오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전까지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을 통해 그가 끔찍한 고문을 당한 뒤 참혹하게 살해된 방법이 의혹 수준에서 보도됐다. 오디오 내용을 직접 들었다는 건 이 매체가 처음이다.

신문에 따르면 오디오 속 살인자들은 카슈끄지의 손가락 여러 개를 절단하는 방식으로 고문했다. 예니샤파크는 오디오가 생성된 경위와 확보 경로는 언급하지 않은 채 “(고문 부문) 녹음이 여러 번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오디오에는 훗날 자신이 곤경에 처할 것이란 점을 우려하면서 살인자 일행을 향해 “밖에서 하라”고 말하는 무함마드 알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의 육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은 총영사에게 사우디로 돌아갔을 때 살아남고 싶으면 “조용히 하라”는 식으로 위협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총영사는 영사관저 수색을 앞두고 16일 민항기편으로 귀국한 상황이다.

이 같은 고문이 끝난 뒤에야 카슈끄지를 참수했다고 신문은 밝혔다. 중동 매체인 미들이스트아이(MEE)도 카슈끄지가 살해되는 녹음 파일을 모두 들었다는 터키 소식통을 인용해 “카슈끄지는 총영사 집무실에 있다가 옆방 서재로 끌려간 뒤 신문 절차 없이 바로 책상 위에서 살해됐다”고 16일 보도했다.

다소 엽기적 행각도 드러났다. MEE는 사우디 법의학 권위자 알투바이지가 시신을 훼손하면서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었다며 다른 암살조 요원들에게도 음악을 들으며 작업해보란 권유도 했다고 주장했다. 카슈끄지의 끔찍한 비명은 확인되지 않은 물질을 주사한 뒤 멈췄고, 그를 살해하는 데는 7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NYT도 16일 “사우디 암살조 15명이 사건 당일인 2일 이스탄불로 와서 뼈를 자를 때 쓰는 톱으로 카슈끄지의 시신을 분리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같은 날 “사우디 정보기관 요원이 암살조를 구성해 이스탄불로 건너갔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일 카슈끄지는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이혼 확인서류를 수령하러 간 후 사라졌다. 이후 그가 사우디 왕실이 파견한 암살조에 의해 공격을 받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사우디 측은 현재까지 그의 실종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터키에 도착해 이번 사건과 관련, 레제프 타이이프 터키 대통령 등과 회담했다. 미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카슈끄지 실종에 미국의 우려를 표명했으며, 수사 지원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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