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맘카페 '마녀사냥' 논란..맘 카페는 왜 공공의 적이 됐나

한승곤 입력 2018. 10. 17. 10:13 수정 2018. 10. 1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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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한 어린이집 교사가 맘 카페 일부 회원들로부터 아동 학대를 한 것으로 의심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이를 둘러싼 공분이 이어지고 있다. 맘 카페에서는 과거에도 각종 논란을 일으켜 이번 사건과 맞물리면서 사실상 ‘공공의 적’으로 몰리고 있다.

논란을 일으킨 사건은 지난 11일 시작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김포시 통진읍 소재 어린이집 교사 A(37) 씨는 인천드림파크 가을나들이 행사에 참가했다.

문제는 이날 오후 10시께 인천·김포 지역 맘 카페에 게시글 하나가 올라오면서 벌어졌다.

글을 올린 B 씨는 “아이가 교사에게 안기려고 했지만, 교사가 돗자리 터는 데만 신경 써 밀쳤다”면서 “우리 아이 일이라고 생각해보면 소름 돋는다. OO 어린이집이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밀치는 장면을)봤냐고요? 아니요. 10여 명의 인천 서구 사람들에게 들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A 씨가 아동학대를 했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자 맘카페에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A 씨의 실명과 사진이 공개됐고 다수의 비난 댓글도 달렸다. 이 카페 회원 수는 35,000여 명이다.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어린이의 학부모는 오해를 풀었지만, 이 과정에서 A 씨 동료 교사에 따르면 ‘이모’가 해당 어린이집을 찾아가 교사 A 씨의 무릎을 꿇리는 등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이튿날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투신 장소에는 “아이에게 미안하다. 다른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길 바란다. 홀로 계신 어머니와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의 범죄 혐의점이 밝혀지지 않아 사건을 내사 종결로 마무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맘 카페에서 비롯된 각종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식당을 찾아 무료로 음식을 달라고 하는가 하면, 다른 식당에서는 아예 돈을 내지 않고 수개월째 식당을 이용하다 파문이 확산하자 돈을 지불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한 학원 차량이 경적을 울리며 위협했다고 주장했다고 차량 블랙박스가 나오자 잘못봤다고 사과를 하는 일도 있었다.

한 맘 카페 회원들은 지난 7월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한 식당을 찾아 음식을 무료로 달라고 했다가 주인이 거절하자 “글을 올리면 장사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사실상 협박을 했다.

당시 주인은 이들 행태가 괘씸하기도 했고 공짜 음식을 달라는 게 부당해 거절했지만, 한편으로 걱정도 들었다고 토로했다. 사실상 수만에서 수십만명 회원을 등에 업고 식당을 상대로 갑(甲)질을 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6월에는 충남 서산시에선 맘 카페 운영진 일행이 한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는 수개월째 돈을 지불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식당 측에서 해당 맘 카페에 이 같은 사실을 올리고 회원들의 공분이 이어지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또 최근에는 이른바 ‘태권도 맘충’ 논란도 있었다. 이 논란은 자신을 아이를 가진 어머니라고 소개한 B 씨가 건물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가 없어, 골목에 차를 세우고 물건을 싣고 있었는데 어떤 태권도 차량 승합차가 굉장히 빨리 경적을 울리면서 다가와 위협을 했다면서 불거졌다.

해당 논란 역시 태권도의 특징 실명까지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하지만 태권도 학원의 원장이 본인의 이름과 블랙박스를 공개하자, B 씨는 자신이 느낀 것과 다른 것이었다며 사과했다.

전문가는 맘 카페 순기능도 있지만,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최단비 변호사는 16일 ‘YTN’에서 “사실은 굉장히 좋은 취지로 생긴 카페이지만 엄마들이 거기 위주로 정보를 얻다 보니까 그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신뢰도가 너무 많이 부여돼서 좀 안 좋거나 제대로 된 정보가 아닌 것들도 공유되는 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아동학대 논란을 일으킨 맘 카페에서 교사의 신상 등을 쉽게 빨리 파악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역이 좁고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엄마가 많기 때문”이라면서 어느 선생님이라고 특정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스로 자정작용을 통해서 이러한 어떠한 얘기가 올라오면 이것이 맞는지 틀리는지에 대한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들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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