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한국이 상대할 파나마는 최근 만난 팀들 중 가장 무디고 약한 팀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선발 라인업의 변화를 예고했고, 기회를 얻는 선수들은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대로 지배하는 축구를 보여줘야 한다.

한국은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파나마와 친선전을 치른다. 한국은 벤투 감독 부임 이후 2승 1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파나마는 올 4월 이후 7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벤투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변화를 언급했다. 앞서 치른 3경기에서 벤투 감독은 선수 구성과 전술에 거의 변화를 주지 않았다. 아시안컵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틀을 잡아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파나마를 상대로는 이전과 다른 선발 라인업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벤투 감독은 “전 포지션에 걸쳐 조금씩 변화를 줄 것이라는 것 정도는 말할 수 있다”라며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주호가 벤투 감독과 함께 공식 기자회견에 나온 것을 보면 홍철 대신 박주호가 왼쪽 풀백을 맡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박주호 외에도 석현준, 황인범, 김민재, 문선민 등이 선발 기회를 기다린다. 앞선 경기들에서 교체로 투입됐던 선수들이다. A매치 경험이 적은 김문환, 이진현, 박지수 등도 훈련을 통해 자신의 장점을 코칭스태프에게 보이려고 최선을 다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를 지배하며 최대한 공격적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며 파나마를 상대로 어떤 축구를 보여주고 싶은지 밝혔다. 부임 직후부터 늘 얘기했던 것처럼 벤투 감독은 ‘지배’와 ‘압도’에 초점을 맞춘다.

파나마를 상대로 시험대에 오르는 선수들은 자신들도 충분히 상대를 압도할 수 있고, 팀이 경기를 지배하는 데 공헌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해야 한다. 지금까지 만난 상대들을 포함해서 최약체로 꼽히는 파나마를 상대로는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파나마도 한국처럼 ‘2018 러시아월드컵’이 끝난 이후 새롭게 출발했다. 파나마를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올려 놓은 에르난 고메스 감독과 결별하고, 17세 대표팀을 맡던 게리 스템펠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겼다. 선수단 세대교체도 진행 중이다. 10년 넘게 파나마 축구를 지탱해온 노장들이 월드컵이 끝남과 동시에 은퇴를 선언했다. 선수단의 중심을 잡으며 월드컵에 나섰던 블라스 페레스, 루이스 테하자, 펠리페 발로이 등이 이제는 대표팀에 없다.

파나마는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구사하는 팀이다. 밀집수비로 골문을 지키다 공을 뺏어 빠르게 올라가거나 세트피스 상황에서 기회를 노리는 것이 전통적인 공격 루트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전술이 전혀 먹혀 들지 않으며 득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페레스의 은퇴로 주전 공격수 자리를 이어받은 가브리엘 토레스는 스피드는 좋지만 마무리에 한계가 있다. 월드컵 예선 동안 파나마 역습의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했던 알베르토 킨테로는 부상으로 월드컵도 못 나갔고, 이번 대표팀에도 뽑히지 않았다. 유럽에서 뛰는 젊은 윙어 에드가 바르세나스와 호세 로드리게스가 좌우 윙어로 나서고 있지만 드리블과 크로스 능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압도적인 피지컬로 상대를 제압하던 로만 토레스도 개인 사정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파나마가 일본을 거쳐 한국에 들어오며 시차 적응 등을 마쳤다고는 하지만 올해 들어 계속 이어진 부진한 경기력이 한번에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 일본전보다 활발한 모습을 보일 테지만 한국을 압도할 만한 정도는 아니다.

벤투 감독은 “지난 경기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호는 “감독이 선수들에게 항상 팬 눈높이를 맞출 필요가 있으며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고 했었다”라는 말을 전했다. 파나마는 한국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보여줄 수 있는 상대다.

새 코칭스태프가 선임된 뒤 이제 경우 3경기를 치렀고, 4번째 경기를 준비 중이다. 경쟁은 아직도 유효하다. 새로 투입될 선수들이 앞서 나섰던 선수들과의 경쟁을 끝까지 이어가려면 파나마를 상대로 확실히 압도하고 지배하는 경기를 보여주며 벤투 감독과 팬들을 모두 기쁘게 해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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