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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TV] `대화의 희열` 천종호, 호통 판사의 진심

양소영 기자
입력 : 
2018-10-14 07:01:03
수정 : 
2018-10-14 07: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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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호통 판사’ 천종호 판사가 ‘대화의 희열’을 찾았다. 그는 어른도 살기 어려운 세상이지만 아이들을 위해 손을 내밀어야 한다며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13일 방송된 KBS2 ‘대화의 희열’에는 호통 판사 천종호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현재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있는 그는 청소년 전문 판사로 활약한 인물이다. 2010년부터 8년 동안 위기 청소년들을 위해 동분서주 노력한 인물로, ‘소년범의 대부’로 불리고 있다. 법정에서 선처를 바라는 가해 학생들을 향해 엄격하게 호통을 치는 모습으로 유명해졌다.

천종호 판사는 방송 출연을 망설이기도 했다고. 그는 “법원이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처했는데 누가 될까 봐 걱정됐다. 아내도 출연을 반대했다. 아내는 법관이라면 조용히 직무에만 충실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더라”면서 “다른 것보다도 비행 청소년 문제를 이슈화해 처우 개선이 됐으면 해서 방송에 나왔다”고 고백했다.

천종호 판사는 ‘호통 판사’로 이름을 알린 것에 대해 야단을 쳐서라도 아이들을 바른길로 안내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3분 만에 재판이 진행된다. 아이들에게 해줄 게 없어서 사건의 경중을 나누어 다시 올 가능성이 큰 아이들한테 야단을 쳤던 것”이라며 충격요법으로 호통을 쳤다고 설명했다.

천종호 판사는 매주 목요일마다 퇴근 후, 위기 청소년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축구를 한다. ‘만사 FC’라는 이름의 축구단을 만들었다는 그는 아이들이 “사람과 부대끼면서” 알아가고 변화한다고 했다. 운영비에 대해 묻자 사람들의 후원과 자신의 저서 인세로 충당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천종호 판사는 최근 국민 청원까지 올랐을 정도로 화제를 모은 ‘소년법 폐지’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그는 “아주 극악무도한 범죄의 비율은 1% 미만이다”며 “약 95%가 생계형 범죄다. 폐지하게 되면 그 아이들이 보호받지 못하게 된다”며 ‘소년법 폐지’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다만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이에게는 더욱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해당 사건의 담당한 판사이기도 하다. 천종호 판사는 아직도 피해 소녀와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사건 이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피해 소녀에게 “판사님 딸 하자”고 먼저 다가서며, 든든한 배경을 자청한 사연을 공개했다. 이어 가해자를 엄벌하는 것만큼이나 피해자의 상처를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회복 센터를 운영 중이기도 한 그는 위기 청소년들의 평균 재범률 70%라면 회복 센터를 거친 아이들은 재범률 30%로 확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천종호 판사는 자신의 뜻에 공감해준 많은 이들의 도움 덕에 운영되고 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계속해서 그는 ‘애착 손상’이 가장 큰 비행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우리도 살기 어렵지만 어른 다운 어른이라면 그 아이들을 한 명이라도 힘이 닿는 대로 도와줘야 하지 않냐”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자신에게 원서를 살 수 있도록 도와준 친구의 사연을 언급했다. 책을 낸 뒤 그 친구를 초대해 고마움을 표현했지만, 그 친구는 기억도 하지 못했다고. 천종호 판사는 강의 때마다 이 일화를 들려준다며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조그마한 호의나 말 한마디를 해주면, 그게 아이들의 인생에 큰 전기가 될 수 있다. 사소한 말 한마디라고 아이들을 위해 해달라”고 당부했다.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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