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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알쓸신잡3’ “예술이 빛난 피렌체의 밤에”…미켈란젤로부터 갈릴레오까지 ‘예술학개론’

허은경 기자
입력 : 
2018-10-12 23:09:20
수정 : 
2018-10-13 01: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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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허은경 객원기자 ]

‘알쓸신잡3’ 피렌체의 밤은 예술에 대한 수다로 빛났다.

12일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3’(이하 알쓸신잡3)는 피렌체에서 이틀째를 맞은 박사들의 수다가 펼쳐졌다.

이날 김영하는 영국인 묘지에 다녀온 소감을 전했다. 그는 "도시를 설계할 때 우리도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 우리가 영원히 사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독일의 묘지가 정말 예뻤다고 하자 유시민도 동감을 표했다.

이어 김영하는 "영국인 묘지에 아주 유명한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이라는 시인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하는 "영문학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 시인"인데 시를 보고 반한 6살 연하의 로버트 브라우닝과 결혼한 뒤 사랑시를 많이 썼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또한 김영하는 최고의 묘지로 파리의 페르 라셰즈 묘지를 꼽았다. 그곳에는 슈퍼스타 짐 모리슨과 쇼팽이 잠들어 있다고.

이후 유희열이 김진애의 묘비명에 대해 물었고, 김진애는 "5년 전 아버지를 모시느라 납골당에 갔다가 묘비에 새겨야 하는 문구로 농담 삼아 ‘인생은 의외로 멋지다'를 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양쪽에 꼭 인용구 마크가 있어야 된다고 했다. 인생은 항상 멋진 게 아니고 의외로 멋질 수 있기 때문"이라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이어 김상욱은 오르한 파묵의 소설 '내 이름은 빨강'을 읽고 원근법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그는 최초로 원근법을 사용한 걸작인 마사치오의 '성 삼위일체'를 감상하고 다녀와서 “생각보다 입체감이 들지 않는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이에 김진애는 르네상스 시대의 원근법의 발견으로 근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영하와 유시민은 원근법을 살린 그림보다 평면 그림이 더 감동을 준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에 김진애는 "원근법을 완벽하게 지켜서 그린 그림은 통제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동감했다.

김영하는 "유명한 작품을 좋아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깨달은 것은 역사적으로 의미 있다고 해서 내가 좋아할 필요도 없고 그런 작품들이 매력도 없더라. 여행가서 놀기도 바쁜데 미술관에서 공부하기가 바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시민도 유명한 작품을 좋아하지 않아서 사진이라도 찍고 오는 풍토를 꼬집었다.

하지만 박사들은 우피치 미술관의 보티첼리 그림에 대해 모두 칭찬했다. 김진애는 보티첼리의 '봄'을 감상하고 김상욱은 그림을 분석하는가 하면 유희열은 셀카를 찍으며 저마다 작품을 즐겼다. 김영하는 르네상스 시대의 교훈은 위대한 슈퍼스타는 천 년 전 고전을 재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키아벨리에 대한 수다도 이어졌다. 특히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으로 유명한 인물. 김영하는 '군주론'에 대해 자기계발서라고 평가했고, 인간을 비천한 존재로 여기고 그런 인간들을 다루는 군주의 자세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유시민은 불우한 삶을 산 마키아벨리가 프랑스로 시집 간 메디치 가문의 카트린에 의해 세상에 빛을 발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한편 유희열은 미켈란젤 덕후 김진애에 감탄했다. 김진애는 미켈란젤로를 “신의 손길을 받은 거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켈란젤로는 르네상스 시대의 원칙을 깨고 감정을 전달한 천재”라고 말하며 피렌체 여행 내내 미켈란젤로 작품을 찾아다녔다.

미켈란젤로는 정치적인 이유로 메디치가의 묘지이자 예배당에 피신하기도 했다. 그가 예배당에 숨어서 하얀 벽에 스케치를 했고 1975년 발견된 그의 스케치는 훼손을 염려해 현재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알쓸신잡3'를 통해 한국에 최초 공개됐다. 유희열은 김진애가 찬찬히 미켈란젤로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줬고, 김진애는 스케치를 보고 눈물을 글썽였다.

김영하는 혼자 새벽에 피렌체 광장을 찾았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배낭 여행자 시절부터, 신인작가와 중년이 된 최근까지 꾸준히 피렌체를 찾았다고. 피렌체 광장에 올라 일출을 본 그는 “일출을 몇 번 보든 인생에 별 보탬이 안 된다. 먹고 사는 것에 상관없을 지라도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동할 때 인간임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피렌체 여행의 둘째 날, 유시민과 김상욱은 갈릴레오의 흔적을 찾으러 피사를 찾았고 유희열과 김영하는 쿠킹 클래스를, 김진애는 홀로 시에나를 헤맸다. 이탈리아의 도시는 길이 좁고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김영하는 이탈리아 교외의 민박집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아그리투리스모를 추천하며 그곳에서 만찬을 즐겼다. 이후 모인 박사들은 키안티 지역에서 만든 와인과 함께 멧돼지 파스타 등 이탈리아 음식을 먹었다. 유시민은 파스타와 피자 등 이탈리리아 음식이 탄수화물 위주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영하는 농업혁명의 시작이 ‘술’이었다는 최근의 연구결과를 전했다. 그는 "두오모를 지을 때 포도주를 제공했고 피라미드를 지을 때 맥주를 제공했다. 인류문명의 시작은 술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김상욱과 유시민은 갈릴레오 박물관과 갈릴레오가 갇혀 있던 집, 피사의 사탑 등을 방문했다. 김상욱은 "갈릴레오를 물리학의 아버지라 부른다. 근대 과학의 방법론을 처음 제시하기도 했고 지동설을 확립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하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처음 지동설을 주장한 것도 아닌데 왜 재판을 받았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상욱은 갈릴레오가 지동설로 재판을 받은 이유로 당시 천주교와 개신교의 대립에 휘말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결국 갈릴레오는 감금된 채로 여생을 마쳤다고. 또한 갈릴레오가 재판을 마치고 '그래도 지구를 돈다'고 말한 것은 공식적인 것이 아니라 나중에라도 한 말이라고 전했다. 유시민은 "갈릴레오가 하지 않았던 말에 대한 가짜 뉴스는 당시 사람들의 호감을 드러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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