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8년 만에 식 올리는 늦깎이 신랑 리치 "아내에게 나는 죄인, 앞으로 기면서 살겠다" [직격인터뷰]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입력 2018. 10. 11. 11:42 수정 2018. 10. 1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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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이룬지는 이제 8년, 뒤늦게나마 아내의 소원을 들어준 늦깎이 신랑의 목소리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 사람들에게 ‘사랑에 이말 밖엔’이라는 노래로 사랑을 받은 가수 겸 제작자 리치가 결혼식을 올린다. 그는 26세였던 지난 2012년 당시 두살 연하의 여자친구와 결혼을 발표했다. 아들도 낳았다. 일과 가정으로 행복한 나날이었지만 아내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혀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그를 계속 붙잡았다.

그는 비로소 다음 달 앙금처럼 남아있던 아내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그는 다음 달 10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힐탑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주례와 사회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축가는 7살 난 아들이 그룹 아이콘의 노래 ‘사랑을 했다’를 부를 예정이다. 리치는 스스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결혼을 발표한 10일 ‘스포츠경향’과의 통화를 통해 쑥스러운 심경을 솔직히 밝혔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다음 달 10일 결혼 8년 만에 결혼식을 올리는 가수 겸 제작자 리치(오른쪽) 부부. 사진 리치 제공

- 결혼식을 축하한다. 날짜와 장소, 시각은 정해졌나.

“11월10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힐탑호텔에서 하게 됐다. 아직 주례와 사회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신혼여행은 발리로 갈 생각이다. 아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맡겨놓고 오랜만에 아내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 결혼식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하다.

“아내에게 일단 미안했고, 결혼식을 더 이상 늦추면 큰 죄를 짓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올해는 꼭 결혼식을 하겠노라고 마음을 먹었다. 내년이 되면 제작하는 친구들의 앨범이 나와서 바쁠 것 같아 올해를 넘기지 말자고 생각했다.

- 결혼 당시 식을 올리지 못 한 이유가 따로 있었나.

“결혼을 발표할 당시 아기가 먼저 생겼다. 임신한 아내에게 결혼식 자체가 힘든 상황이었고 나 역시 여유가 없었다. 이후에는 아기를 키우다보니 여력이 없었다. 본의아니게 늦춰지다 보니 지금까지 왔다.”

다음 달 10일 결혼 8년 만에 결혼식을 올리는 가수 겸 제작자 리치(왼쪽) 부부. 사진 리치 제공

- 아들의 반응은 어떤가.

“아이도 이제 7살이 되니 이런 이야기에 대해 소통이 가능하다. 아직 엄마, 아빠가 결혼식을 했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이야기를 해주긴 했다. 아기에게 엄마, 아빠의 결혼식이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

- 아내의 반응은?

“아내가 식을 언제 올릴 거냐고 묻긴 했다. 바쁘다는 말로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면서 결혼식을 미뤘다. 어제도 웨딩사진이 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셔서 부끄러웠다.”

- 결혼식을 축하해주는 분들에게 한 마디.

“결혼식이 늦어져 부끄럽기도 하고, 축하해주는 분들께 감사하다. 늦깎이 결혼이 민폐인 것 같아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지금까지 아내와 살면서 아기를 키울 수 있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이 은혜는 잊지 않겠다.”

다음 달 10일 결혼 8년 만에 결혼식을 올리는 가수 겸 제작자 리치(오른쪽) 부부. 사진 리치 제공

- 아내에게 한 마디.

“SNS에도 남겼지만 죄인처럼 기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도 큰 죄를 지었다. 앞으로 더욱 사랑해주면서 보답하고 싶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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