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폴 총재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중" 발표..총재직 사임
[경향신문]
중국 당국이 멍훙웨이(孟宏偉·65) 인터폴(국제형제경찰기구) 총재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반부패 당국인 중국 국가감찰위원회는 7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멍훙웨이 공안부 부부장이 법을 위반해 현재 감찰위의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안부는 8일 자오커즈(趙克志) 국무위원 겸 공안부 당서기가 이날 새벽 주재한 회의에서 멍 총재의 뇌물수수 사실과 감찰위 조사 상황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맹 총재의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한 감찰 조사가 매우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전담반을 조직해 멍 총재와 함께 뇌물을 수수한 자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며 수사 확대 방침도 밝혔다.
멍 총재는 감찰을 받고 있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 인터폴 측에 사임 의사를 전했다. 이에 따라 한국인인 김종양 인터폴 집행위원회 부총재가 당분간 총재 대행을 맡게 된다. 김 대행은 경남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 기획조정관, 경기지방경찰청장을 거쳐 2015년 인터폴 부총재에 당선됐다. 인터폴은 오는 11월 두바이 회의에서 새 총재를 선출할 계획이다.
앞서 멍훙웨이 총재의 부인 그레이스 멍은 중국 당국 발표 직전인 7일(현지시간) 인터폴 본부가 있는 프랑스 리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편이 위험에 처했다”면서 “국제사회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남편이 출장을 간다며 집을 나간 직후 칼 모양의 이모티콘을 휴대전화 메시지로 보내왔다고 말했다. 위험한 상황에 처했음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 메시지를 받기 몇 분 전에도 “내 전화를 기다리라”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멍 총재의 부인은 신분 노출을 우려해 뒤로 돌아선 채 중국어와 영어로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었다. 사진 촬영도 허락되지 않았다.
멍 총재는 공안부 부부장 재임 중인 2016년 11월 4년 임기의 인터폴 총재에 선임됐다. 그는 지난달 25일 프랑스 리옹에서 중국 출장을 간다고 집을 나선 후 연락이 끊겼다. 리옹 경찰은 멍 총재 가족들의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일각에서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공안부장 재임 시절 멍 총재가 공안부 부부장으로 임명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안 라인에서 저우융캉의 영향력을 완전히 제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저우융캉은 뇌물수수와 권력남용, 고의적인 국가기밀 누설 혐의로 2015년 종신형 선고를 받았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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