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니무라 준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미소짓고 있다. /사진=뉴스1 DB
쿠니무라 준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미소짓고 있다. /사진=뉴스1 DB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나온 쿠니무라 준의 발언과 대응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졌다.

7일 BIFF와 쿠니무라 준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관련 사안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앞서 지난 5일 BIFF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한 취재진이 일본 해상자위대의 욱일기 게양 문제에 대해 질문했고 쿠니무라 준은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쿠니무라 준은 “욱일기라고 하는 것이 일본 해군자위대의 전통깃발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운을 뗐고 “한국분들은 이 깃발에 대해 남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 현 일본 정부는 욱일기 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보수적 입장을 갖고 있다. 이 문제는 일본 내 여러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입장이 발표된 후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모든 화살은 쿠니무라 준에게 쏟아져 갖가지 억측과 추측이 난무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BIFF 측은 문제를 발생시킨 계기를 마련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BIFF 집행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문답이 오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나 심사위원으로 온 게스트가 정신적 고통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쿠니무라 준의 경우 민감한 한일 문제로 여러 가지 오해와 억측에 시달리고 있다. 수 십 시간 토론이 필요한 문제에 대해 기자회견의 짧은 문답은 그 의미를 전달하기 어렵다. 기자회견을 준비한 영화제 입장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 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쿠니무라 준도 표명문을 통해 “사람들은 모두 현재 일어나고 있는 갈등이나 고통속에서 살아가는 것보다 밝은 미래의 희망이나 따뜻한 과거 추억이 필요하다. 지금 왜 이렇게 엄중한 상황이 됐는지 알고 싶어하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전세계에 이렇게나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라며 “23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운영하고 계신 분들과 영화제를 지지하는 부산 시민여러분들의 아낌없는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관련 질문이 나오게 된 계기는 일본이 오는 11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2018 국제관함식’에 욱일기를 게양하고 참석하겠다고 밝힌데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 관계자에게나 물어볼 질문이 영화제에서 나왔고 이를 중재하지 못했던 BIFF 측의 대응이 도마에 오른 것.

한 문화평론가는 “개인이 정치적 소신을 밝힐 순 있지만 질문 자체가 영화제에 맞는 수준이 아니었다”며 “BIFF가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혀 사태는 진화되겠지만 쿠니무라 준이 양국에서 활동하는 배우인 만큼 개인에게 가는 피해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