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곰' 하빕, '호랑이' 맥그리거 꺾었다

김효경 입력 2018. 10. 7. 14:47 수정 2018. 10. 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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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229 메인이벤트로 열린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맥그리거를 제압한 누르마고메도프. [AP=연합뉴스]
'불곰'이 '호랑이'를 제압했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러시아)가 코너 맥그리거(30·아일랜드)를 꺾고 챔피언 벨트를 지켰다.

누르마고메도프는 7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29 메인 이벤트 UFC 라이트급(70.31㎏) 타이틀전에서 맥그리거에게 4라운드 리어네이키드 초크에 의한 서브미션승을 거뒀다. 1차 방어에 성공한 누르마고메도프는 종합격투기 데뷔 이후 27연승(8KO·9서브미션), UFC 11연승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복싱으로 외도를 했다가 2년 만에 옥타곤에 돌아온 맥그리거는 타이틀 탈환에 실패했다. 맥그리거의 전적은 25전 21승 4패가 됐다.

일방적인 경기였다. 누르마고메도프는 그래플링 실력을 앞세워 1라운드부터 강하게 몰아붙였다. 맥그리거는 바닥에 깔린 채 여러 차례 내려치는 파운딩 펀치를 허용했다. 2라운드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라이트훅으로 맥그리거를 넘어뜨린 뒤 그라운드 싸움을 벌였다. 맥그리거는 쏟아지는 주먹을 가까스로 버텨냈다.

맥그리거는 3라운드에서 마침내 반격에 성공했다. 누르마고메도프의 태클을 막아내면서 왼손 스트레이트를 여러 차례 적중시켰다. 누르마고메도프는 그라운드 공격을 펼치면서 체력이 떨어진 듯 1,2라운드보다 둔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체력 싸움의 승자는 누르마고메도프였다. 맥그리거는 4라운드 시작과 함께 발을 좀처럼 떼지 못했다. 결국 코너에 몰린 맥그리거는 누르마고메도프에게 목을 내주면서 허무하게 탭을 쳐 패배를 시인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UFC 최초로 두 체급을 동시 석권한 맥그리거까지 꺾으며 최강자로 인정받게 됐다.

경기에서 진 뒤 허망한 표정을 짓고 있는 코너 맥그리거. [AP=연합뉴스]
경기 전부터 두 선수의 대결은 화제였다. 누르마고메도프는 러시아 전통무술인 삼보로 다져진 최강의 그래플러다. 어렸을 적 불곰과 스파링했을 정도로 레슬링 실력이 뛰어나다. 반면 맥그리거는 거리 감각이 뛰어난 킥복서로 서서 벌이는 싸움에 능하다. 호랑이가 앞발로 먹잇감을 내려치듯 펀치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서로 다른 스타일의 두 선수가 맞붙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 둘은 인기도 높아 MMA 선수 중 SNS 팔로워 숫자 1위가 맥그리거, 2위가 누르마고메도프다. 자연히 대전료 역시 UFC 역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맥그리거는 대전료로 300만 달러(약 34억원), 누르마고메도프는 200만 달러(23억원)를 받는다. TV 유료 결재 방송 보너스도 별도로 지급되기 때문에 둘은 두둑한 돈을 챙기게 됐다.

누르마고메도프는 경기에서 이겼지만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두르진 못했다. 경기 뒤 집단 난투극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누르마고메도프는 경기에서 승리한 뒤에도 감정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옥타곤 밖에서 맥그리거 측 관계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경기 전부터 벌어졌던 신경전이 이어진 탓이었다. 옥타곤 안에 있던 맥그리거도 누르마고메도프 측 스태프와 충돌했다. 양측은 한동안 옥타곤 위에서 엉켜서 실랑이를 벌였고, 데이나 화이트 UFC 사장까지 나선 뒤에야 진정됐다. UFC는 두 선수를 모두 경기장에서 퇴장시킨 뒤 결과를 발표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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