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하빕-맥그리거, 드디어 옥타곤 격돌

양형석 입력 2018. 10. 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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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7일 UFC 229 메인이벤트에서 라이트급 타이틀전 치르는 전현직 챔피언

[오마이뉴스 양형석 기자]

'복싱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는 많은 논쟁이 필요하고 결론도 쉽게 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팬들을 가장 열광시킨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는 대다수의 복싱팬들이 고 무하마드 알리나 마이크 타이슨 같은 헤비급 선수를 이야기할 것이다. 물론 최근에는 대형 스타의 부재로 헤비급의 위용이 예전만 못하지만 경량급에 비해 펀치가 강하고 KO율이 높은 헤비급은 언제나 복싱의 인기를 주도해왔다.

이는 종합격투기에서도 마찬가지. 프라이드FC에서는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와 미르코 크로캅이 있었고 UFC에서는 랜디 커투어나 브록 레스너 같은 파이터들이 대회 흥행을 주도했다. 물론 '천재' B.J. 펜이나 '무결점 파이터' 조르주 생피에르처럼 뛰어난 실력을 갖춘 경량급 파이터들도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역시 팬들을 열광시키는 선수는 통쾌한 한방으로 단숨에 경기를 끝내 버리는 헤비급 파이터들이었다.

하지만 헤비급이 종합격투기의 흥행을 주도하던 분위기는 코너 맥그리거라는 걸출한 스타의 등장과 함께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맥그리거는 경량급 선수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타격능력과 상대를 도발하는 뛰어난 화술로 두 체급을 석권하며 대회 흥행을 좌지우지하는 슈퍼스타로 급부상했다. 그런 맥그리거가 오는 7일(한국시각) 1년11개월 만에 '도전자' 자격으로 옥타곤에 오른다. 상대는 라이트급의 '무패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다.

맥그리거가 박탈 당한 벨트의 새 주인이 된 하빕
 UFC 최초의 두 체급 동시 타이틀 보유자였던 맥그리거는 현재 타이틀을 모두 박탈당하고 무관인 상황이다.
ⓒ UFC.com 화면 캡처
사실 맥그리거와 하빕은 UFC의 경량급을 대표하는 파이터로 인정 받으면서도 그 동안 한 번도 맞붙을 기회가 없었다. 맥그리거는 -65.8kg급인 페더급, 하빕은 -70.3kg급인 라이트급에서 활동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맥그리거는 2013년 UFC입성 후 오로지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알도만을 목표로 전진했고 하빕은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으면서도 너무 잦은 부상으로 좀처럼 타이틀 도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그러던 2016년 11월 맥그리거가 에디 알바레즈를 KO로 꺾고 라이트급 챔피언에 오르면서 두 강자는 드디어 같은 무대에 설 기회를 얻었다. 라이트급 랭킹 1위였던 하빕은 당연히 맥그리거의 가장 유력한 1차 방어전 상대로 떠올랐다. 하지만 페더급 타이틀을 따냈을 때 네이트 디아즈와 웰터급 슈퍼파이트를 했던 것처럼 맥그리거는 라이트급 챔피언이 된 후에도 타이틀 방어전보다는 플로이드 메이웨더와의 복싱 경기에 더욱 열을 올렸다.

맥그리거의 복싱 외도를 지켜본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2018년 상반기에 맥그리거의 1차방어전을 추진했지만 맥그리거는 하반기에 돌아오겠다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이에 분노한 화이트 대표는 맥그리거의 라이트급 타이틀을 박탈해 버렸고 라이트급 챔피언 벨트는 알 아이아퀸타를 압도적인 판정으로 꺾은 하빕의 차지가 됐다(당초 하빕의 상대로 내정돼 있던 토니 퍼거슨은 부상으로 기회가 날아갔다).

맥그리거는 UFC 223 대회를 앞둔 4월 5일 출전 선수들이 탄 버스에 의자와 바리케이드 등을 던지는 '대형사고'를 저질렀다. 맥그리거의 목표(?)였던 하빕은 별다른 부상이 없었지만 UFC223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마이클 키에사와 레이 보그가 유리 파편에 맞아 부상을 당하면서 대회 출전이 무산됐다. 결국 맥그리거는 뉴욕 경찰서에 구금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됐다.

재판 결과 맥그리거는 사회방사와 분노조절 장애치료, 버스배상 등의 판결을 받으며 징역형을 면했고 우여곡절 끝에 하빕과의 타이틀 매치가 성사됐다. 비록 타이틀을 박탈 당하며 챔피언이 아닌 도전자로 경기에 나서게 됐지만 맥그리거는 본인이 바라던 '하반기 타이틀전'을 하게 됐다. 하빕 역시 진정한 라이트급 챔피언으로 인정 받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할 UFC 최고의 슈퍼스타를 만나게 됐다.

타격의 맥그리거와 그라운드의 하빕, 어느 쪽이 더 강할까
 하빕(왼쪽)과 맥그리거는 각각 그라운드와 타격에 특화된 장점이 있는 만큼 더욱 흥미로운 경기가 될 전망이다.
ⓒ UFC.com 화면 캡처
맥그리거는 24전21승18KO1서브미션으로 피니쉬율 90.5%를 자랑하는, 경량급에서는 보기 드문 극강의 타격가다. 특히 UFC 진출 후에는 맥스 할러웨이와 네이트 디아즈를 제외한 모든 상대를 KO로 제압했다. 2015년 12월에는 '페더급의 폭군'으로 군림하던 알도를 13초 만에 잠재웠고 진흙탕 싸움에 매우 능하다고 알려진 알바레즈도 맥그리거를 상대로 2라운드를 버티지 못했다.

맥그리거는 단기전에 매우 강하다. 맥그리거를 상대하는 선수들은 경기 초반 맥그리거의 날카로운 타격을 경계해 잔뜩 위축됐다가 가드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맥그리거의 왼손펀치에 쓰러지곤 한다. 실제로 맥그리거의 통산 18번의 KO승리 중에서 1라운드 KO가 무려 14회에 달한다. 맥그리거는 하빕전에서도 당연히 자신의 왼손펀치를 믿고 초반에 경기를 끝내려고 할 것이다.

이에 맞서는 하빕은 옥타곤 최강의 그래플러로 평가 받는 파이터다. 특히 동급 최강의 파워를 앞세워 클러치 상황에서 테이크 다운으로 경기를 그라운드로 이끄는 능력은 가히 '역대급'으로 꼽힌다. 아무리 쟁쟁한 선수들이라도 일단 하빕의 그라운드 영역으로 들어오면 여지없이 등으로 옥타곤 바닥을 청소해야 한다. 하빕의 그라운드 지옥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다가 잠시라도 가드를 소홀히 했다가는 여지없이 파운딩 세례를 받게 된다.

타격보다는 그라운드에 특화된 선수인 만큼 하빕의 경기는 장기전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하빕은 2013년 5월부터 지난 4월 라이트급 타이틀전까지 7경기 중 5경기에서 판정 승부가 나왔다. 경기 내내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노련한 운영 능력과 강인한 체력을 갖춘 만큼 경기가 길어질수록 하빕의 승산은 점점 커진다. 하빕은 단순한 승리가 아닌 맥그리거의 얼굴을 성형시켜 주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편 UFC 223 대회의 코메인이벤트에서는 라이트급 랭킹 2위 퍼거슨과 라이트급 전 챔피언 앤서니 페티스가 격돌한다.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옥타곤에서 10연승을 달리던 퍼거슨은 페티스전에서 승리하면 하빕-맥그리거전 승자의 다음 상대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 7월 마이클 키에사를 서브미션으로 꺾으며 부진을 씻은 페티스 역시 퍼거슨이라는 강자를 상대로 '쇼타임'의 위용을 되찾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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