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워키와 콜로라도의 맞대결, 더 깊은 가을을 누릴 팀은 어디?
 
 NLDS에서 맞붙게 된 밀워키와 콜로라도(출처: 밀워키 구단 SNS)

NLDS에서 맞붙게 된 밀워키와 콜로라도(출처: 밀워키 구단 SNS) ⓒ 밀워키 브루어스

  
타이브레이커에 이어 연장전까지 진행됐던 와일드카드. 시카고 컵스와 콜로라도는 한치의 물러섬없이 맞섰지만, 9월 11일(이하 한국시간) 경기 이후 안타를 치지 못했던 잭 월터스의 간절함에 힘입어 콜로라도가 더 진한 가을을 만끽하게 됐다. 낭떠러지 끝까지 몰렸다가 살아남은 콜로라도는 이제 다음 원정지 밀워키로 이동하게 됐다.

자신들을 도발한 지구 강호 컵스를 물리치고 포스트시즌 1번 시드의 주인공이 된 밀워키 역시 가을야구가 간절했던 팀이다. 무려 7년 만에 내셔널리그 최고승률을 기록하고 디비전시리즈를 맞이하는 밀워키는 내친김에 가을야구에서도 그 돌풍을 이어가려 한다. 단판전을 뚫고 가을야구에서도 새로운 판을 만들려는 두 팀의 맞대결이 이제 시작되려 한다.

콜로라도 vs 밀워키, PS 단골팀 대신한 새로운 얼굴들 간 맞대결
 
 양팀 상대 성적 비교

양팀 상대 성적 비교 ⓒ 케이비리포트

  
콜로라도 로키스는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보는 이들의 땀을 쥐게했다. 지금까지 지구 우승은 한 번도 차지한 적 없던 콜로라도가 지구 경쟁팀 LA다저스 전 스윕패 이후 6경기 동안 2.5경기 차를 기어이 뒤집었다. 그러나 콜로라도 역시 워싱턴전 2차전 패배로 우승레이스에 마침표를 찍지 못했고, 결국 또 다저스에게 발목을 잡히며 우승에 실패했다.

쉴 틈 없는 일정으로 부담감이 컸던 콜로라도였지만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프리랜드의 대활약과 월터스의 깜짝 활약으로 강호 시카고 컵스를 누르면서 디비젼 시리즈에 오를 수 있었다. 콜로라도는 구단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하게 됐고 2009년 이후 9년만에 디비전시리즈에 복귀했다.

콜로라도와 맞붙을 밀워키 브루어스는 직전 2017시즌 최저연봉팀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2011년을 끝으로 가을야구 경험이 없었고 계속 리빌딩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는데, 마지막까지 가을야구를 위한 여정을 이어가며 기대 이상의 반전을 일구는 데 성공했다. 이에 고무된 구단은 로렌조 케인을 FA로, 크리스티안 옐리치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단번에 타선을 업그레이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시즌 중에도 무스타커스, 스콥, 지오 곤살레스 등을 영입해 꾸준히 전력보강을 했다. 그 결과 7년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하는 감격을 누리게 됐다. 그것도 마지막 순간 역전을 이루면서 진출한터라 팀 분위기는 그 어느때보다 좋다.

정규시즌 동안에는 밀워키가 상대전적에서 강세를 보였다. 특히 콜로라도의 자랑이었던 선발투수진이 밀워키에게는 힘을 쓰지 못했고, 투타 모두에서 밀워키에게 밀렸던 바 있다. 공교롭게도 밀워키는 콜로라도 지역에 트리플A 팀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때문인지 산사나이들의 본거지인 로키산맥에서도 1승 3패로 우위를 점했었다. 밀워키에게 계속 눌렸던 콜로라도가 기세로 이를 극복해낼 수 있을지 주목해봐야할 것이다.

선발진 비교 (밀워키 근소 우세)
 
 양팀 선발진 비교

양팀 선발진 비교 ⓒ 케이비리포트

 

콜로라도의 선발진은 허먼 마르케즈-카일 프리랜드의 원투펀치가 이끌고 있는데, 나머지 두 자리는 의문부호가 붙어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당장 첫 2연전에 원투펀치를 모두 쓸 수 없다. 그러면서 센자텔라나 앤더슨, 그레이가 이들 대신 나와야 한다.

문제는 기복 심한 센자텔라와 어깨 문제가 있는 앤더슨, 최근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그레이 모두 믿음을 주기에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타이브레이커-와일드카드의 여파로 상대 매치업에서 있었던 선발투수진의 장점이 희석되고 만 것이다. 갑작스러운 비상사태를 맞이한 콜로라도 선발진이 일단은 프리랜드-마르케즈를 최상의 상태로 가동할 수 있는 디비전시리즈 3차전 이후까지 잘 버텨줘야할 것으로 보인다. 

밀워키의 선발-불펜-타선에서 가장 불안한 부분은 아무래도 선발이 될 것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떨어졌었다면 낼만한 선발이 없어 걱정스러웠을 정도다. 현재 선발진은 fWAR 10위를 기록했고, 이닝소화에서도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년 선발진 재건의 한 축을 담당했던 잭 데이비스와 체이스 앤더슨은 이제 5이닝 소화도 버거워하고 있다. 결국 9월 선발투수 이닝 소화는 120.1이닝에 머무르며 내셔널리그에서 파드리스 다음으로 적은 이닝만을 소화했다.  그래도 지오 곤잘레스도 9월을 좋은 페이스(5경기 2.13)로 마치며 잘 적응했고, 다른 선발투수들도 책임져주는 이닝만큼은 제대로 막아내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9월 선발 평균자책 3.40 NL 6위)

불펜진 분석 (밀워키 우세)
 
 양팀 불펜진 비교

양팀 불펜진 비교 ⓒ 케이비리포트

 
콜로라도의 불펜진은 9월의 좋은 페이스를 이어갔다. 9월에 좋지 않았던 오타비노가 결국 와일드카드전 실점을 내주긴 했지만, 마무리 웨이드 데이비스와 마감시한에 합류한 오승환이 8회 2사부터 11회 2사까지 3이닝을 책임져줬다. 스캇 오버그도 1.1이닝을 소화하며 경기를 잘 마무리해줬다.

승리조 계투진들이 포스트시즌 첫 경기를 잘 마쳤는데, 디비전시리즈에서도 경기 후반 막강한 밀워키의 불펜들을 감안하면 콜로라도 불펜의 좋았던 9월 페이스가 지속되어야 한다. 특히 양팀 모두 첫 2연전 기간에는 불펜의 힘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기서 이겨내면서 프리랜드-마르케즈에게 바통을 넘겨준다면 시리즈 승리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밀워키의 불펜은 ERA 기준으로는 컵스에 이은 2위, fWAR은 샌디에고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특히 내셔널리그에서 삼진잡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팀이기도 한데, 무시무시한 닥터K 조시 헤이더가 뛰어난 역할을 수행 중이고, 마무리로 복귀한 제프리스도 철벽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부진해 애를 태웠던 크네블마저도 9월 15.1이닝 무실점으로 대단한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이 세 선수는 210⅓이닝 동안 무려 316개의 삼진을 합작했다. 셋업맨-클로저 라인을 갖추고 헤이더가 전천후 활약하는 승리조는 다른 팀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고, 신예 코빈 번스와 베테랑 호아킴 소리아, 하비에르 세데뇨 등의 선수들도 불펜에서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다만 헤이더의 8월 이후 부진이 우려스럽다. 8월 4.73, 9월 5.1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고, 4-8월까지 5개의 피홈런만 내줬는데 9월에만 4개를 얻어맞았다. 헤이더의 구위가 회복되지 못한다면 변칙적인 불펜운용을 즐겼던 밀워키에게는 치명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타이브레이커 경기 2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추가했는데 밀워키 입장에서는 이 경기가 부진 탈출의 긍정적 신호가 되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타선 분석 (밀워키 근소 우세)
 
 양팀 타선 비교

양팀 타선 비교 ⓒ 케이비리포트

  
콜로라도 타선의 선수 구성이나 파워는 막강하고, 놀란 아레나도와 트레버 스토리 듀오는 와일드카드 전 중요한 점수를 뽑아내고 예술적인 수비를 보여주며 포스트시즌 출발을 순조롭게 했다. 다만 정규시즌 좋았던 컵스 상대 성적이 와일드카드 전에서 나오지 않았고 원정에서 답답한 공격력은 여전했다.

홈에서 OPS는 NL 1위인데 원정으로 가면 NL 14위로 추락하며 당연히 홈-원정 격차도 압도적인 꼴찌다. 특히 밀러 파크에서는 .189 .277 .396로 더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홈 어드밴티지 없이 싸워갈 상황인데, 9월 OPS 0.545로 시즌 평균보다 더 나빠졌던 원정 공격력의 부할이 꼭 필요하다.

반면 밀워키는 기존에 보강했던 외야수 옐리치-케인 듀오의 보강이 성공을 거뒀고, 아길라도 플래툰을 벗어나 30홈런 타자로 성장했다. 여기에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조나단 스콥, 마이크 무스타커스까지 보강해 타선을 쉬지않고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마땅한 선발 매물이 없던 상황에서 팀을 보강하고 포스트시즌을 향한 의지는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행보였다.

하지만 부단한 노력에도 전반적인 득점력은 인상깊지 않았다. 시즌 전체 751득점을 기록한 밀워키는 내셔널리그 7위에 그쳤다. 옐리치가 후반기에 엄청난 활약을 펼치면서 후반기 득점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리긴 했으나, 문제는 이 성과는 거의 옐리치 혼자 폭발하며 이룬 성과라는 것이다.

후반기 팬그래프 공격가치를 보면 투수를 제외하고 44.0인데, 옐리치 혼자 그 스탯이 44.2다. 터너가 유달리 뜨거웠던 다저스와 비교해보면 터너 혼자 26.7점이지만 팀 전체 스탯은 82.6에 이를 정도로 다른 타자들도 무서운 활약을 해줬다. 동료들의 도움과 분발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다.

시리즈 관전 포인트

콜로라도로서는 초반 2연전 흐름이 굉장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좋은 선발투수 2명을 쓰기 힘든 상황은 어쩔 수 없지만 이들을 쓸 수 있을 때 팀이 벼랑 끝으로 몰렸다면 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작년 와일드카드 팀 애리조나가 첫 2경기를 모두 못버티고 다저스에게 경기를 내준 뒤에 와일드카드 선발 그레인키가 돌아왔고, 그 역시 부진하면서 3연패로 허무하게 가을야구를 끝냈었던 바 있다. 콜로라도 선발진에서 마르케즈와 프리랜드가 돌아올 때 반전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해봐야 한다.

밀워키는 초반 2연전에서 콜로라도의 약점을 잘 공략해낸다면 시리즈를 쉽게 끌고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발투수진은 애초에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타선 쪽에서 적절히 리드를 가져와 불펜에 넘겨주는 승리 공식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만약 밀러파크 2연전에서 부진하다면 마르케즈-프리랜드를 연달아 맞이할 쿠어스필드 2연전의 부담감은 매우 커질 것이다. 틈을 주지 않고 상대의 보이는 약점을 이용하는 강팀의 면모를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내셔널리그의 경우 작년 디비전시리즈를 치른 4팀 가운데 다저스를 제외한 나머지 자리의 주인이 모두 바뀐 상황. 끈기와 집념으로 가을까지 밀려들어온 두 신흥강호가 만나게 됐다. 챔피언시리즈 결정전에 오르게 될 팀은 과연 누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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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및 자료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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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원문: 정강민/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 지원[ kbr@kbreport.com ]
MLB 메이저리그 밀워키 콜로라도 포스트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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