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으로 편성되었던 일정들은 1일(이하 한국 시각) 팀당 162경기(마이애미 말린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161경기)를 치르며 마무리됐다. 마지막 날 동률을 이뤘던 내셔널리그의 4팀(밀워키 브루어스, 시카고 컵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콜로라도 로키스)도 2일에 타이 브레이커를 치르며 포스트 시즌 대진표 작성을 마쳤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한국인 선수 5명 중 2명의 투수들은 소속 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게 되면서 아직 올 시즌의 일정이 남았다. 나머지 3명의 야수들은 소속 팀이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2일부터 2019년 스프링 캠프를 시작하는 날까지 개인의 시간을 보내게 됐다.

KBO리그에는 팀별 일정이 끝나는대로 마무리 캠프 일정이 있으나 메이저리그는 따로 마무리 캠프가 없다. 정규 시즌이나 포스트 시즌 일정이 끝나면 그 다음 날부터 선수들은 소속 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훈련도 개인적으로 진행하며, 고향에 다녀오거나 부상을 치료하기도 한다. 실제로 오타이 쇼헤이(LA 에인절스)는 정규 시즌이 끝나자마자 2일에 바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았다.

기본 계약 만료된 강정호, 일단 팀과 협상 예정

2018년 시즌 일정을 모두 마친 선수들은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 그리고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3명이다. 강정호는 신시내티 레즈와의 마지막 정규 시즌 3연전에 출전하며 자신의 존재를 보여준 뒤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을 끝으로 파이어리츠와의 4년 기본 계약이 만료된 강정호는 자신의 진로도 모색해야 한다. 550만 달러의 팀 옵션이 걸려 있지만, 파이어리츠가 이에 대한 실행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 FA 시장이 열리는 시점은 월드 시리즈 7차전 경기가 끝나는 이틀 뒤인 11월 3일이다. 이 때까지 파이어리츠가 강정호에 대한 옵션 실행 여부를 발표하고, 그에 따라 강정호의 진로는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파이어리츠가 강정호에게 확실한 1년의 기회를 주고 싶다면 옵션을 실행하고 내년에 연봉 550만 달러를 지급하면 된다. 옵션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강정호는 바이 아웃 25만 달러를 받고 FA를 신청하게 된다.

강정호가 FA 시장에 나오더라도 소속 팀이었던 파이어리츠와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하다. 최근 2년 동안 실전 감각이 부족했던 강정호에게 내년 옵션 550만 달러가 다소 부담된다고 생각될 경우 파이어리츠는 일단 바이 아웃을 지급한 뒤 FA 자격의 강정호와 다시 협상하면 된다.

사실 강정호가 음주운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비자 재발급이 거부된 상황에서 철저한 비즈니스 관점에서 파이어리츠는 강정호와의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강정호가 비자를 다시 받을 수 있도록 파이어리츠는 지속적으로 방안을 모색했으며, 2017년 겨울에는 도미니카 공화국의 윈터리그 참가도 주선했다.

그 결과 강정호는 2018년 봄에 다시 취업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마이너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던 강정호는 8월에 손목 부상으로 수술까지 받아 그대로 시즌 아웃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이어리츠는 강정호의 재활을 끝까지 도왔고, 이 때문에 정규 시즌 마지막 3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파이어리츠가 이렇게까지 강정호의 재기를 도왔던 이유는 기본적인 계약 기간 4년 동안 선수가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팀의 역할이었던 것도 있지만, 시원치 않았던 팀의 공격력도 그 이유였다.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는 타격보다 수비가 뛰어난 선수였고, 3루수 자원은 강정호가 자리를 비우면서 콜린 모란을 육성하는 상황이었다.

일단 파이어리츠의 닐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의 에이전트를 통하여 강정호의 진로에 대한 향후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서 변수가 될 요소는 올 겨울 FA 자격을 얻는 머서의 거취다. 머서의 몸값이 많이 상승했지만 파이어리츠가 머서를 붙잡을 정도로 아주 뛰어난 공격력을 갖고 있는 선수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머서를 붙잡지 않고 강정호를 유격수로 돌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강정호의 마지막 유격수 출전은 2015년 9월, 수비 도중 태클을 당해 치명적인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던 그 시점이었다. 부상에서 회복 후 2016년에는 3루수로만 출전했다.

물론 강정호가 넥센 히어로즈 시절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지만, 3년 동안 유격수 출전 경험이 없는 강정호가 풀 타임 유격수로 뛸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일단 헌팅턴 단장은 이에 대하여 강정호가 파이어리츠에 잔류할 경우 3루수로만 활용할 계획임을 밝힌 적이 있다.

강정호는 에이전트를 통해 파이어리츠나 다른 팀들과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강정호가 직접 협상에 나서기 어려운 이유가, 어렵게 다시 받은 강정호의 취업 비자가 올해 12월에 만료되기 때문이다. 강정호는 일단 12월에 한국으로 귀국했다가 새로운 계약이 체결되거나 옵션이 실행되는 상황에 따라 비자를 다시 신청해야 한다.

역할 생긴 최지만, 다음 시즌도 기대

마이너리그에서 FA 자격까지 채웠던 최지만은 룰5 드래프트 지명으로 LA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최지만은 결국 양도 지명(Designed for Assignment)을 거치며 에인절스에서의 기회를 잃었다.

이후 뉴욕 양키스와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친 최지만은 스프링 캠프 초청선수, 마이너리그 옵션 등을 거쳐 부상 선수의 공백을 채우는 차원에서 콜업을 받아 잠시 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2018년 브루어스에서 개막 로스터에 들었지만, 이는 최지만을 어떻게든 활용하려는 브루어스의 전략적 엔트리 구성이었다.

하지만 최지만의 포지션인 1루수에는 KBO리그 출신의 에릭 테임즈, 외야수와 1루수를 겸업하는 라이언 브론 등 경쟁 선수들이 꽉 차 있었다. 이에 브루어스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트레이드를 시도했고, 최지만과 브래드 밀러를 서로 교환했다.

최지만의 트레이드 상대인 밀러는 브루어스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출되었다. 브루어스는 밀러를 활용하지 않고도 마지막 30경기 23승 7패(타이 브레이커 포함)라는 무시무시한 상승세를 보이며 내셔널리그 1위 및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최지만은 레이스에 합류한 뒤 기회를 잡았다. 전반기가 끝날 즈음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된 최지만은 49경기에서 타율 0.269에 OPS 0.876을 기록했고 8홈런 27타점 2도루를 기록했다. 제이크 바우어스, C.J. 크론 등과 함께 플래툰으로 경쟁했지만 최지만은 출전하는 날이면 중심 타선에 배치되어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시즌 전체 주요 성적은 61경기 타율 0.263에 OPS 0.862 10홈런 32타점이었다. 시즌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최지만은 큰 이변이 없다면 다음 시즌에도 레이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즌 막판에 부상으로 인하여 시즌을 일찍 접은 점이 아쉬웠다. 최지만의 소속 팀 레이스도 선발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웠던 상황에서 90승 72패로 선전했는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챔피언)와 같은 성적을 기록하고도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며 아쉬운 시즌을 마무리했다.

최지만은 팀이 정규 시즌을 마치자마자 놀이동산을 방문하여 인증 사진을 SNS에 올리는 등 개인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을 팬들에게 공개했다. 포스트 시즌 일정이 남아있지 않는 팀들은 다음 스프링 캠프가 시작될 때까지 선수 개인의 시간을 보장하고 있으며, 최지만의 경우는 시즌 막판에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건강하게 회복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하여 일상 생활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생애 첫 올스타 추신수, 예년보다 부진했던 가을이 아쉬워

대체로 가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였던 추신수는 2018년 여름에도 뜨거운 모습을 보이며 52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세웠다. 레인저스 구단 창단 이후 최다 경기 연속 출루 기록이었고, 이 기록을 이어가는 동안 추신수는 올스타 게임에도 출전하여 그 경기에서도 안타를 만들어냈다.

홈런 부문에서도 마쓰이 히데키(전 뉴욕 양키스)가 보유했던 175홈런의 기록을 넘기며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 52경기 연속 출루 기록과 함께 추신수는 시즌 타율 0.264에 21홈런 62타점의 기록을 남기며 시즌을 마쳤다.

다만 예년에 비해 올해에는 후반기 성적이 아쉬웠다. 전반기 타율 0.293에 OPS 0.911 18홈런을 기록했던 추신수는 후반기 타율 0.217에 OPS 0.645 3홈런에 그쳤다. 여름에 허벅지 통증으로 MRI 촬영까지 했던 추신수였고, 무리해서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갔던 후유증이 후반기에 드러났던 탓이었다.

허벅지 통증으로 인하여 추신수는 후반기에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다 올라가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9월 타율 0.178의 극심한 부진에 빠지는 등 부상 여파를 피할 수는 없었다.

소속 팀 레인저스는 전체적으로 성적이 부진했던 탓에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렀다. 지구 4위 에인절스와의 승차만 해도 13경기나 되었고, 지구 선두이자 텍사스 주 라이벌인 휴스턴 애스트로스(아메리칸리그 2위)와의 승차는 36경기나 됐다.

이에 레인저스는 제프 배니스터 감독을 경질했고 사실상 올 시즌을 포기했다. 레인저스는 추신수와의 계약 마지막 해인 2020년에 새로운 지붕 개폐형 돔 구장을 개장할 예정인데, 이에 대비하여 팬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전력 보강을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향후 추신수의 팀내 입지가 변동이 올 수도 있다.

PS 진출한 류현진과 오승환, 포스트 시즌 맞대결 가능성 존재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과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은 아직 올 시즌 일정이 끝나지 않았다. 정규 시즌 162경기에서 소속 팀이 91승 71패로 동률을 이룬 까닭에 2일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타이 브레이커를 치렀고, 다저스가 5-2로 승리하여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6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타이 브레이커를 치렀지만 진다고 탈락하는 경우는 없었고, 다저스는 서부지구 챔피언 자격으로 디비전 시리즈에 직행했으며 로키스는 와일드 카드 2위 자격으로 포스트 시즌을 참가하게 됐다. 앞서 열렸던 중부지구 타이 브레이커에서 브루어스가 승리했으며, 시카고 컵스의 홈 경기장인 리글리 필드에서 3일에 와일드 카드 결정전이 열린다.

2일 타이 브레이커에서 로키스의 타선이 다저스의 젊은 선발투수 워커 뷸러와 중간 계투진에 의해 꽁꽁 묶였고, 로키스는 8회초까지 한 점도 내지 못했다. 승부가 일방적으로 기울어지는 경기 흐름으로 인해 오승환은 이 날 경기에 등판하지 않고 와일드 카드 결정전 출전을 위해 휴식을 취했다.

로키스는 휴식 없이 바로 시카고로 이동하여 와일드 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3일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다시 밀워키로 이동하여 내셔널리그 1위를 차지한 브루어스와 5전 3선승제의 디비전 시리즈를 치른다.

로키스와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치른 덕분에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는 동부지구 챔피언인 브레이브스(90승 72패)보다 승차에서 1경기 반 앞서게 되었다(92승 71패). 디비전 시리즈 홈 어드밴티지를 얻었기 때문에 다저스는 이동 없이 이틀을 쉰 뒤 포스트 시즌을 시작하게 되었다.

디비전 시리즈에 직행하게 되면서 다저스는 투수 운영에 있어서도 큰 변동은 없게 됐다. 타이 브레이커까지 포함한 마지막 4경기에 류현진, 클레이튼 커쇼, 리치 힐 그리고 뷸러까지 다 써 버렸던 다저스는 바로 다음 날에 열리는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 확실히 믿고 맡길 선발투수가 없었던 상황이라 만일의 경우 시작투수로 이어지는 불펜 데이까지 각오해야 했던 상황이었다.

로테이션의 일정 상 류현진과 커쇼는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 원투 펀치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순서가 바뀌지 않는다면 류현진이 1차전, 커쇼가 2차전에 나설 수 있다. 다만 다저스에서 커쇼의 상징성을 감안한다면 류현진과 커쇼가 등판 순서를 서로 바꿀 수도 있다. 순서를 서로 바꾼다 해도 커쇼는 4일 휴식 후 정상적인 루틴으로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 등판할 수 있다.

다저스와 로키스가 포스트 시즌에서 만나려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올라와야 한다. 다저스는 브레이브스와의 5전 3선승제만 치르면 되지만, 로키스는 컵스와의 단판 승부를 이긴 뒤 브루어스와의 5전 3선승제도 이겨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류현진과 오승환에서는 포스트 시즌 마운드에서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도 생겼다. 류현진의 등판 간격과 오승환의 등판이 맞아 떨어지려면,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 두 팀의 경기가 1~2점 차 이내의 치열한 승부가 이뤄져야 오승환의 등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로스터에서 활약한 5명의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정규 시즌 마지막 날 모두 로스터에 포함된 경우는 올해가 처음이었다. 강정호가 지난 해 음주운전 관련 재판으로 인해 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최지만은 작년에 양키스에서 7월 6경기에만 출전했기 때문에 류현진과 오승환, 추신수 3명만 로스터에서 정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에는 전체적으로 한국인 투수들이 한국인 야수들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고 볼 수 있다. 비록 류현진이 사타구니 내전근 부상으로 인하여 시즌 중반에 많이 결장했지만, 건강하게 출전한 경기에서 평균 자책점 1.97의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그 임팩트가 압도적이었다.

5명의 선수들이 모두 내년에도 같은 팀에서 활약을 이어간다는 보장은 없다. 강정호는 파이어리츠와 옵션 행사 또는 새로운 계약에 대한 협상 또는 다른 팀을 알아봐야 하고, 류현진 역시 FA 자격을 얻어 다저스를 포함한 모든 팀과 협상에 들어간다. 각자의 의미있는 시즌을 보낸 한국인 선수들이 포스트 시즌과 비시즌에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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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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