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연의 하이런] '슈퍼컵3쿠션'에 대한 단상
지속적 대회 위해 당구연맹-당구인 머리 맞대야
대회 상금만으로 생계유지가 가능한 시대. 선수들을 비롯한 당구인들의 꿈이었다. 고 김경률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우승상금 1억원짜리 국내대회를 만들려고 뛰어다녔다고 한다. 이게 불과 3년(2015년)전이다.
물론 현재 한국에서 LGU+컵(총상금 2억4000만원), 서바이벌3CC(총상금 약 2억4200만원) 등 ‘메머드급 상금’의 이벤트 대회가 열리고 있지만, 그 혜택은 세계 및 국내 톱랭커 일부 선수들에게만 국한된다. 랭킹 1위도 전국대회 128강 통과를 장담못하는 한국3쿠션의 어마어마한 인력풀에도 말이다.
치열했던 이번 대회 주인공은 국내랭킹 69위 조건휘(시흥)다. 그러나 송현일, 임형묵, 서삼일등 100위권 밖 중고참들의 활약도 충분히 평가받을 만하다. 이들은 돌풍을 일으키며 본선 16강에 올랐다. 유명세로만 보면 뉴페이스다. 그럼에도 전국무대에 당당히 이름 석 자를 알렸다.
큰 상금이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냈을까. 물론 뉴페이스들의 활약이 단순히 ‘큰 상금’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들 선수들에게 큰 상금이 좋은 ‘자극제’가 됐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동시에 비슷한 처지의 수많은 선수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도 심어줬다. 한국3쿠션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슈퍼컵3쿠션은 준비와 운영면에서 여러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슈퍼컵3쿠션 일정은 급하게 잡혔다. 앞서 몇 달간, 당구계에선 대한당구연맹 집행부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세계캐롬연맹(UMB)과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남삼현 회장 취임(2016년 8월)당시 공약사항이 거론됐다. 그 중 하나가 우승상금 5000만원 전국대회였다.
슈퍼컵3쿠션은 지난 8월 초, 연맹 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최고조에 달할 때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와 채택된 것이다. 그리고 대회개최 불과 2주 전인 9월 3일 대회일정이 공지됐다.
급하게 열리다보니, 관중석이 텅 비었다. 사전 홍보가 덜 됐기 때문이다. 28일부터 이틀 동안 빌리어즈TV가 생중계했음에도 말이다. ‘역대 최고 상금대회’가 무색할 정도였다. 대한당구연맹측은 “일정이 급하게 잡혀 TV방송 광고와 당구장에 포스터 배포 등 홍보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는 조별예선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그러나 조별예선이 치러진 일반 클럽은 선수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촉박한 일정 등 당구연맹 사정을 이해못하는 바 아니지만, 되풀이 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대회가 마무리되면서 선수와 당구인들이 갖는 궁금증은 대회의 지속성 여부다. 대한당구연맹은 슈퍼컵3쿠션을 시작으로 고액상금 대회를 순차적으로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안에 2개 대회를 더 연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아직까진 타이틀스폰서가 정해지지 않아 불확실하다. 대회 지속성을 위해서는 타이틀 스폰서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그게 해결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대회개최를 담보하기 어렵다.
경위야 어찌됐든 슈퍼컵3쿠션은 분명 한국3쿠션 발전을 위한 초석이라 할 수 있다. 이 대회가 당구연맹과 당구인들이 합심해서 지속적인 대회로 자리잡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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