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은 위험" 알면서도 또하는 심리는?

2018. 10. 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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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둔감화'가 원인..재위반 시간 갈수록 짧아져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끈 일본 음식점 대표 김 모 씨(34)가 세 번째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지난 1일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가운데 상습 음주운전에 대한 누리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위 사진은 경찰이 음주단속을 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일 많은 매체들이 일본 음식점 대표 김 모 씨(34)가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1000만 원의 벌금을 물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실시간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화제를 모은 김씨는 올해 상반기 한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김씨는 지난 4월 22일 새벽 3시쯤 서울 중구 퇴계로 인근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혈중 알코올농도는 0.238%로 면허취소 기준인 0.1%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김씨의 음주운전 적발이 이번이 세 번째라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12년 11월 28일, 2013년 4월 30일 음주운전으로 각각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음주운전을 하면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음주운전을 '또' 하는 심리는 무엇일까. 이는 이른바 '처음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는 케이스에 해당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도로교통공단의 '음주운전 재위반까지 걸리는 시간' 자료에 따르면 음주단속 시 총 3차례 이상 음주운전을 했던 상습 적발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14.6%에서 2016년 19.3%로 오히려 늘었다. 음주운전을 한 뒤 그다음 단속에 걸리는 시간·횟수도 거듭될수록 짧아진다. 2012년 1월 ~ 2017년 6월 운전면허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음주운전자가 첫 단속에 적발될 때까지는 평균 649일이 걸렸다. 하지만 두 번째까진 536일, 세 번째까진 419일로 점점 줄어들었다. 심지어 네 번 이상 적발은 평균 129일이 걸리지 않았다. 처음 시작하는 음주운전은 어렵지만 그 이후론 '습관처럼' 음주운전을 하는 것이다.

[사진 출처 = 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교수는 상습 음주운전의 이유를 크게 '감정의 둔감화'와 '감당할 수준의 처벌' 두 가지로 봤다. 곽 교수는 "모든 사람이 처음 음주운전 하기를 굉장히 두려워하지만 막상 한 번 해보고 나면 '별거 아니네'라는 심리가 생긴다"라며 "음주운전을 해도 막상 큰 사고가 나지 않은 경우에도 '나는 술을 마셔도 사고 없이 운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 두려움에서 둔감해진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이어 "음주운전 상습범들은 단속에 걸려도 벌금이나 벌점 등 처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해 또다시 음주운전을 시도한다"라며 "음주운전 상습범들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게 현재의 처벌보다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도 "강의를 통해 많은 음주운전자들을 만나봤는데 이들은 대부분 '나는 사고를 내지 않겠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애 처음으로 음주운전을 했는데 그것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두 번, 세 번 음주운전을 해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서 사고를 계속 피해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문성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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