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도깨비들 개천절에 잔치 벌인다…‘속리산 개천절 국중대회’읽음

이삭 기자

 속리산 개천절 국중대회(國中大會)가 18년 만에 부활된다. ‘조자용 민문화연구회’는 다음달 3일 개천절을 맞아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조자용 민문화관(옛 에밀레박물관)에서 ‘속리산 개천절 국중대회’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국중대회란 우리 민족의 옛 제천행사를 일컫는 말이다. 옛부터 개천절이 되면 백성들은 풍요를 기원하고, 춤과 노래를 즐기는 등 제천행사를 열었다. 1983년 속리산면에 에밀레박물관을 설립한 민속연구가인 고 조자용 박사(1923~2000)는 하늘이 열린 날을 기념해 매년 개천절마다 국중대회를 열었다. 그는 개천절 당일 에밀레박물관에서 마을 주민들과 방문객들에게 천지인 삼신과 한인, 한웅, 한검 삼성에게 제사를 올리는 천제(天第)와 지신밟기 등을 선보였다. 또 막걸리와 음식을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조 박사의 타계 이후 에밀레박물관이 문을 닫으면서 개천철 국중대회도 중단됐다.

속리산 개천절 국중대회 포스터|조자용 민문화연구회 제공

속리산 개천절 국중대회 포스터|조자용 민문화연구회 제공

 중단됐던 국중대회를 다시 살려낸 것은 조 박사의 후손과 민속학계다. 박물관의 법적 재산관리인인 조 박사의 외손자 이만동씨(61)는 올해 초 민속학계와 에밀레박물관 복원추진위원회를 꾸려 이곳을 복원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민문화연구회를 설립했다.
 이들은 올해 개천절 당일 조 박사가 열었던 국중대회를 재연한다. 이날 오후 2시 천제(天第)를 시작으로 떡치기, 순두부 만들기, 전 굽기 등의 음식만들기와 막걸리(도깨비 국물)잔치, 전래놀이 마당이 펼쳐진다. 또 마당놀이, 지신밟기, 사물놀이, 가야금 연주, 가곡, 우크렐레 연주 등 다양한 공연도 준비돼 있다.
 이씨는 “개천절 국중대회는 에밀레박물관 복원과정 중 하나”라며 “옛부터 내려오는 행사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에밀레박물관을 지키고 있는 도깨비들. 높이 2m, 폭 30~50㎝의 나무판자 12개에 풍백(風伯)·우사(雨師)·뇌공(雷公)·운사(雲師)를 조각한 작품이다. |이삭 기자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에밀레박물관을 지키고 있는 도깨비들. 높이 2m, 폭 30~50㎝의 나무판자 12개에 풍백(風伯)·우사(雨師)·뇌공(雷公)·운사(雲師)를 조각한 작품이다. |이삭 기자

 에밀레박물관은 한국 민화 연구에 힘을 쏟던 조 박사가 세운 1만1000여㎡ 규모의 사립 민속박물관이다. 1967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이 박물관을 세운 후 1983년 4월 속리산 초입인 지금의 장소로 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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