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당서 마음 떴다"..한국당 유턴할까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범보수 진영 1위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3개월째 말이 없다. 지난 6월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본회의와 소속 상임위 참석 외에는 공개 행보도 자제하고 있다.
'잠행' 중임에도 그에 대한 기대는 남다르다. 유 의원은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지난달 27~31일 전국 성인 2507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범보수 진영 1위(13.5%)를 차지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11.9%)와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6.2%), 같은 당의 유력 대권 후보인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7.8%)보다도 훨씬 앞섰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장 ‘개혁보수’를 대표할 주자가 그 외 마땅치 않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따뜻하고 정의로운 보수가 돼야 한다”며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주장해 청와대에 반기를 든 장면은 많은 이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다. 이 연설은 그를 대권 주자로 부상시켰지만, 반대로 “배신의 정치”라는 굴레에 가두기도 했다. 3년이 지났지만 ‘할 말은 하는 개혁보수’ 이미지는 여전하다.
경제 전문가에 대한 대중의 욕구도 그에겐 기회다. 유 의원은 19대 대선에 출마하면서 “후보 중 제가 유일한 경제전문가”라고 강조했다.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국책연구원 경력을 가진 유 의원에 대해선 다른 대선 후보보다 경제정책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가 많았다. 현 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한 불만이 쌓이면 결국 그 수혜자는 유 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유 의원의 침묵은 길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승민이 당에서 완전히 마음이 떠났다’라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바른미래당의 한 관계자는 “(유 의원은) 안철수와 당을 합쳐 스스로 개혁보수 이미지를 흐린 것을 자책하고 있다"며 “국민의당계가 당을 완전히 장악하고 나서는 가급적 공식 행사에는 얼굴도 안 비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유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떠날지는 미지수다. 명분을 중시하는 그의 성격상 쉽사리 운신하기란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당은 손학규 대표 선출 후 화학적 결합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유승민 행보의 변수는 오히려 자유한국당이다. 김병준호는 최근 인적 쇄신에 시동을 걸고 있다. 과거 냉전 보수와는 다른 깃발을 들 참이다. 유 의원의 '개혁 보수'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비대위 핵심관계자는 “당협위원장 교체 등 연말쯤 가시적인 당의 혁신이 이뤄지면, 자연스레 유승민도 우리 당으로 올 공간이 생기지 않겠나"라며 "내년 전당대회 때 유승민까지 참여하는 '범보수 통합 전대'를 만들어내는 게 우리로선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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