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판 모양이 갑자기 휘어져보여? 빨리 병원 가세요
박모(64)씨는 지난해 추석 연휴 갑자기 TV자막이 잘 안 보이는 증상을 겪었다. 하지만 단순히 노안 때문에 시력이 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명절을 맞아 고향집을 찾은 큰 아들이 검사를 권해 안과를 찾았다. 병원에선 습성 황반변성이라는 뜻밖의 진단이 나왔다. 박씨는 “황반변성에 대해 알아보니 실명할 수도 있는 무서운 병이라고 해 걱정이 컸다”고 말했다. 일찍 발견한 덕분에 정기적인 진료와 검사, 안구 내 주사 치료를 받으면서 시력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았다.
노년 황반변성이란 노화에 의하여 황반이 약해지는 병으로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질환이다.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망막 내 황반 부위에 침착물들이 쌓이고 위축, 부종, 출혈, 그리고 신생혈관 등이 발생하여 시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노인 인구의 약 6.4%, 특히 75세 이상 인구의 17%에서 노년 황반변성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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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는 황반변성 위험 2~4배 높아
노년 황반변성의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모세혈관 장애로 인한 저산소증으로 인해 망막과 맥락막에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기고, 이 혈관에서 누출된 혈액이나 액체가 원인이 되어 시력저하를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나이와 흡연이 가장 큰 위험인자로 거론된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위험성이 증가해 70세 이후 가파른 유병률 증가를 보인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게서 특히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황반변성이 생길 위험이 2~4배 높다. 그 외에도 고혈압과 비만, 고콜레스트롤 등 심혈관계 이상, 고지방 섭취, 산화스트레스가 있다. 또 태양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긴 경우 황반변성이 유발될 수 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4배 이상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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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판 모양의 격자가 휘어져 보인다면 병원 찾아야
노년 황반변성으로 인해 시력장애가 시작되면 이전의 시력을 회복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60세 이상이면서 중심시력에 변화가 있다면 안과를 방문하여 진료와 검사를 받아야 한다. 1~2년마다 정기적인 안과 검사를 통하여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 간단하게는 ‘암슬러 격자’와 같은 자가진단기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바둑판 모양의 격자를 밝은 빛 아래 30㎝ 거리에 두고 한쪽 눈씩 번갈아 봤을 때 선이 휘어져 보이거나 격자무늬가 일정한 크기로 보이지 않으면 황반변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런 경우 즉시 안과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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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방법은
노년 황반변성의 예후는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불량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치료방법들이 개발되어 시행되고 있다. 습성 황반변성의 경우 눈 속 주사, 광역학요법, 레이저광 응고술, 경동공 온열치료법, 외과적 수술, 약물치료 등이 있다. 최근까지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안구내 항체주사다. 이 외에 신생혈관의 종류, 위치 등에 따라서 국소레이저치료, 광역학요법 등을 단독 치료하거나 혹은 안구내 항체주사와 병용하기도 한다.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방법이 다르다. 하지만 현재까지 완치를 목적으로 치료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건성 황반변성의 경우 항산화제 복용이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금연, 항산화제 섭취, 선글라스 착용, 심혈관계 질환 예방 및 치료 등도 황반변성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흡연자라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초기 황반변성이 있는 경우 눈 건강에 효과가 있는 비타민제 복용과 자외선 차단에 신경을 써야 한다.
황반변성을 예방하려면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을 통한 적절한 체중관리가 황반변성의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녹황색 채소와 등푸른 생선이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일부 위험군에서는 적절한 항산화제와 아연, 카로티노이드, 루테인 등이 포함된 음식이나 영양제의 복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황반변성의 위험인자가 되는 흡연을 삼가고 고혈압 등이 발생하거나 악화되지 않도록 힘쓰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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