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이미지. /사진=뉴스1
차례상 이미지. /사진=뉴스1
명절 차례상에는 각종 전·과일·나물·생선 등 다양한 음식이 30가지 이상 올라간다. 가족, 친지들이 모여 정성스럽게 조상들을 위한 상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조상들은 현대와 달리 간소하게 차례상을 차린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국학진흥원 등에 따르면 유교식 추석 차례상의 기본은 ‘간소함’이다. 차례는 ‘음력 매달 초하룻날과 보름날, 명절날, 조상 생일 등에 간단히 지내는 제사’를 뜻한다. 말 그대로 차를 올리는 예(禮)여서 제사의 예를 뜻하는 제례(祭禮)와 달리 상차림이 간소하다.

제례 규범서인 주자가례(朱子家禮)에 나온 제사음식은 간장 종지를 포함해 19가지다. 주자가례에는 ‘조율이시’를 의미하는 대추·밤·배·감 등 과일 이름도 없고 과일을 뜻하는 ‘과’(果)만 있다. 생선도 마찬가지도 지금은 지역별로 상에 올리는 어종이 다르지만 주자가례에는 ‘어’(魚)로만 표기돼 있다.


유교 전통에 따르자면 ‘조율이시’, ‘홍동백서’ 등의 진설법은 근거가 없다는 얘기다. ‘가례집람’이나 ‘격몽요결’ 다른 유교 경전도 마찬가지다. 지역을 불문하고 차례나 제사상에 올라가는 ‘천’도 쓰지 않는 게 전통의례에 더 가깝다.

국학진흥원은 “제사음식의 간소화는 그 자체로 재례문화의 전통일 뿐 시대적 변화에 따른 결과가 아니다”며 “본래 간소한 차례 상차림으로 조상에게 예를 갖춘다면 명절증후군이나 제사음식을 둘러싼 갈등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