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란' 왕석현, "다시 대중 앞으로"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배우 왕석현(15)이 돌아왔다.
영화 '과속스캔들'(2008년)에서 '썩소'(썩은 미소) 표정으로 차태현을 쥐락펴락하던 능청맞은 여섯 살 꼬마 왕석현. 어느새 중학교 3학년 소년으로 훌쩍 자랐다.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 잠시 브라운관을 떠났던 그가 대중 앞에 다시 선 것.
왕석현은 추석 연휴를 앞둔 19일 정갈하게 한복을 차려입고 스포츠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장난기 머금은 미소와 영리한 눈빛은 그대로 남았고, '소년미(美)'가 더해졌다. '잘 자랐다'는 수식이 제격이다. 대중의 반응도 마찬가지, 많은 이들이 그의 복귀를 환영했다.
왕석현은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한 아역스타였다. 아직까지 '과속스캔들'하면 그의 역할 기동이가 항상 회자될 정도다. 당시 이천춘사대상영화제 아역상, 제2회 코리아 주니어 스타어워즈 대상 등을 휩쓸며 인기를 입증했던 그다.
"너무 어린 나이였던지라, 기억은 잘 나지 않아요. 조금 더 커서 어머니가 보여주신 영상과, 영화로 '아 내가 이랬었구나, 귀엽네'하고 웃는 정도죠. 촬영장이 노는 곳이라고 생각해 힘든 줄 모르고 뛰어다녔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네요.(웃음)"
이후 왕석현은 영화 '링스 어드벤처' '마음이2' '가문의 영광5' '현의 노래' 등에 출연했으며,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 '그대 없인 못살아' 등을 통해 활약했다. 꾸준히 이어질 줄 알았던 활동은 점차 뜸해졌고, 대중의 기대와는 다르게 점차 브라운관에서 자취를 감췄다.
"학업에 전념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과속스캔들'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었어요. 워낙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제대로 된 학교 생활을 해보지 못한 거죠. 어머니도 인생에 있어 학교 생활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해주셨고요. 지금 마음껏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으라는 조언에 정말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갔네요."
소위 '아역 출신'이라 불리는 이들에게는 꼬리표가 따르기 마련이다. 어딜 가든 따라붙는 수식에 반감을 표하는 이들도 종종 있다. 왕석현 역시 '과속스캔들'로 워낙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기에 아직까지 잔상이 강렬하다. 이에 대한 고충은 없었는지 물었으나, 그는 해맑게 웃으며 "전혀 없었다"고 긍정했다.
부산에 살던 왕석현은 누나 왕세빈의 '과속스캔들' 오디션장을 따라갔다가 데스크의 눈에 띄어 오디션 기회를 얻었다고. 3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덜컥 합격해 걷게 된 연기자의 길. 서울에서 부산을 오가며 촬영에 전념했고, 흥행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는 대중의 환호를 받으며 복귀했다. 어림짐작해봐도 낯선 환경의 연속이었을 터. 이러한 우려에 왕석현은 "그 변화들은 제가 만든 거잖아요"라 반문했다.
"낯선 환경들은 모두 저의 선택이었어요. 어렸지만 '오디션 볼래?'라는 제안에 어머니를 졸랐고, 다시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한 것도 저였어요. 최근 '둥지탈출3' 출연 제안을 받고 가족을 설득한 것도 저의 선택이었거든요. 나의 의견으로 시작된 변화에 당황하거나, 싫증을 낸 적은 없던 것 같아요. 그러면 안 되는 것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지금까지 왕석현을 버티게 해 준 고마운 이는 어머니였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을 이끌어준 어머니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표했다.
왕석현은 앞으로 연기 무대를 자신의 활동 영역으로 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고마운 '과속스캔들'이지만, 이미지 변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거라고.
"'과속스캔들' 때부터 저를 가르쳐주신 선생님과 아직도 연기를 배우는 중이에요. 연극 연기도 하고, 활동에 제약이 덜한 예고 진학을 위해서 입시 연기를 배우기도 해요. 할수록 재밌어서 욕심나요. 데뷔작으로 많이들 기억해주시는 것도 알고 있어요. 그래서 더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나요. 밝은 역할, 어두운 역할 등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맡아 해내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이호영 기자 ent@stoo.com
사진=팽현준 기자 ent@stoo.com
한복협찬=박술녀 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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