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 추석 교통 예측정보, 역효과 없을까?

SKT·카카오 "정확도 몰라...역선택 문제 있다”

인터넷입력 :2018/09/21 14:15

“귀성 차량은 23일 18시부터 20시 사이에 출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귀경길은 추석 당일인 24일 20시 이후 출발하면 비교적 쾌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카카오내비)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구간은 24일 오전 11시, 서울에서 광주로 가는 구간은 21일 오후 4시 가장 붐벼요.”

“부산,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교통 정치 피하려면 24일 오전 8시 이전 또는 25일 저녁 8시 이후나 26일에 출발을 추천합니다.”(T맵)

국내 대표 모바일 내비게이션인 T맵과 카카오 내비를 서비스 하는 회사들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교통 정보 예측 결과를 공개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 먼 길을 떠나야 하는 귀성객들에겐 좋은 정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T맵을 서비스 하는 SK텔레콤은 2013년부터 지난 5년간의 설추석 명절에 이동한 약 7천500만대 차량의 T맵 트래픽을 분석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는 2011년부터 올해 설까지 명절 연휴기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석 연휴 교통 정보 예측 결과값을 산출했다.

그렇다면 이 정보는 얼마나 정확할까? T맵과 카카오내비를 서비스 하는 SK텔레콤과 카카오모빌리티 측에 문의한 결과, 두 회사 모두 명확한 정확도를 답하지 못했다. 지난 명절 때 발표한 교통 정보 예측 값과 실제 명절 때 나온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SK텔레콤의 경우 “이 같은 비교 분석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일부 구간에 한해서는 예측 데이터와 실제 데이터를 분석했을 것 같다”고는 말했지만 대외비 등의 이유로 명확한 데이터를 제시하진 못했다. 다만 카카오 측은 보도자료에서 “예측 내용이 실제와 대부분 일치해 정확성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 추천 시간대에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

그런데 만약 귀성길, 또는 귀경길에 오른 모바일 내비게이션 사용자들이 추석 연휴 교통 정보 예측 결과를 참고해 이동 시간대를 조정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혹시 가장 교통량이 원활한 시간대가 꽉 막혀버리게 되는 역효과가 발생하는 건 아닐까.

T맵 추석 연휴 교통 정보 예측 결과.

이에 SK텔레콤은 추천한 시간대에 사람들이 쏠리면서 되레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는 문제가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이를 가리켜 ‘역선택의 문제’라고 불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추석 연휴 교통 정보 예측 결과 공개로) 역선택의 문제가 틀림없이 있다”면서 “그렇지만 지난 5년 간 연휴 교통 정보 데이터를 보면 바뀌지 않는 패턴이 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에게 최대한 유용한 교통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혹시나 있을지 모를 사용자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언제 출발하면 좋다는 추천보다는, 막히는 시간이 언제다라는 내용으로 정보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역선택 문제 등으로 교통 정보 예측 결과가 틀릴 수 있지만, 1분 단위로 새로운 최적의 경로를 찾아주는 것으로 오차를 줄일 수 있다고 답했다.

카카오내비 미래운행정보

이 회사 관계자는 “카카오 내비의 경우 이번 추석 연휴 교통 정보 예측 자료에서 T맵보다 추천 시간대 범위를 좁혀 제공해 상대적으로 더 틀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내비 정확도 측면에서는 택시, 대리운전 등으로 24시간 쌓은 데이터가 풍부히 있기 때문에 데이터 정확도 측면에서는 자신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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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의 설명을 종합하면 연휴 때 모바일 내비게이션 회사들이 제공하는 교통 정보 예측 결과는 어디까지나 참고용일 뿐이다.

실시간 변하는 도로 상황과 돌발사고, 그리고 운전자들이 추천 시간대에 맞춰 일시에 이동하게 되는 역선택의 문제 등이 변수로 얼마든지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같은 출발지와 목적지를 두고도 고속도로를 이용하느냐, 국도를 이용하느냐에 따라서도 교통 상황이 다 다르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공개할 수준의 정확도 측정이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