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명당' 지성, 영화가 너무 하고 싶었던 '지유 아빠'의 작품 뒷이야기
배우 지성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명당을 둘러싼 거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 ‘명당’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간 브라운관에서만 자주 만나볼 수 있었던 그는 ‘명당’을 통해 그동안 쌓였던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웆 분)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지성은 극 중 몰락한 왕족으로 겉으로는 권력에 욕심이 없는 듯하지만 내면은 야욕을 가지고 있는 흥선 역을 맡았다. 영화 속에서 가장 감정의 진폭이 큰 인물인데다 실존했던 인물이기에 캐릭터를 완성해나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흥선대원군이 아닌 자신만의 색깔을 흥선이라는 캐릭터에 입혀나갔다.
“‘명당’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너무나도 단순했다. 영화가 너무 하고 싶었고 시나리오가 깔끔하게 잘 나왔다. ‘흥선으로 내가 작품 전체에 누가 되지 않게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 흥선대원군이 어떻게 살았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검색만 해봐도 다 알겠지만, 젊은 시절의 이하응을 담고 싶었다. 몰락한 왕적의 인간적인 한 면을, 인간을 통해 볼 수 있을까 생각했다. 중요한 포인트는 몰락한 왕족이 목줌을 부지했다는 것과 그가 죽지 않고 살려고 했다는 것이다. 살고자 연기를 하면서 상가집의 개로 전락했다면 절박하고 위태로웠을 것이다. 세상을 바꿀 타이밍이 됐을 때 쌓였던 울분과 광기에 사로잡혔을 것 같다.”
지성을 통해 바라본 흥선은 좀 더 인간적인 부분이 도드라졌다. 유명한 일화인 개처럼 짖으며 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주어먹는 장면 또한 배우 지성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딱 한 장면이어서 아쉬웠다. 그 장면에서 흥선이라는 인물에 대한 설명을 다 해야 했다. 굴욕감에 대한 마지막 발악이지 않았을까 싶다. 가능하면 흙밭을 맛있게 많이 먹으려고 했다. 연기니까 그렇게 했지 실제로는 혼자서 ‘꼭 해야 하나’라는 생각은 했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신이기에 했었다. 흥선의 현실이 이런 것이구나 라는 것을 굉장히 디테일하고 광범위하게 느꼈다. 아쉽게도 그게 가장 마지막 촬영이었다. 첫 신에 넣어달라고 부탁할걸 그랬다. 그랬다면 흥선이란 인물을 표현하는데 더 좋았을 것 같다. 아쉬운 마음은 다음 작품에서 더 보여드리겠다. 나는 늘 진화하기 때문이다.(웃음)”
많은 작품에 꾸준하게 출연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탄탄하게 쌓아오고 있는 지성에게도 배우로서 이미지 소비에 대한 걱정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지유 아빠’였다.
“이미지 소비에 대한 걱정은 진짜 많이 한다. 그래도 내가 지유 아빠인데 어떡하나. 열심히 벌어야지. 나에게는 주기적으로 일할 타이밍에 작품을 한 거다. 하지만 대중에게 비춰지는 건 그렇게 보일수도 있다. 긴 시간을 쉬기에는 내 나이가 좀 찼다. 관객 분들에게 죄송하지만 몇 년만 참고 봐주셨으면 한다. 나도 벌써 마흔 중반이다. ‘명당’은 나를 많이 소진하지 않고도 몰입하고 표현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아는 와이프’에서도 연기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다. 이런 작품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작품을 고를 때는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고 싶다. 그동안은 관심 있었던 작품들을 다 했던 것 같다.”
지성은 ‘명당’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동료 배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백윤식 선생님이 보여준 연기에 대한 감동은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성균 씨가 나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었다. 성균 씨의 에너지가 인상 깊었다. 채원 씨는 짧게 나왔지만 그가 보여준 에너지에 박수치고 싶다. 힘들기도 했었는데 잘 한 것 같아서 동료 배우로서 대단하다 느꼈다. 정말 사극에 잘 어울린다. 그리고 흥선과 함께 했던 배우들이 있었기에 흥선이라는 캐릭터가 빛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관 정만인 역으로 나온 박충선 선생님은 영화에서는 무섭게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정말 따뜻하고 좋은 분이다. ‘명당’이라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게 가장 의미가 크다. 나를 참여하게끔 해준 분들에게도 감사한 소중한 작품이다. 오래오래 기억할 거다.”
끝으로 그는 추석 연휴를 맞아 극장을 찾게 될 관객들에게 ‘명당’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부탁했다.
“요즘 여러 편의 한국영화가 개봉해서 경쟁 중이다. 관객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행복하겠지만, 나에게는 좁은 시장 안에서 싸우는 게 조금 아쉽다. ‘명당’은 시대 상황을 미리 조금만 더 알고 가서 보면 더 재미있을 영화다. 또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다. 보고나면 또 보고 싶은 영화가 됐으면 하는게 내 소망이다. ‘명당’을 잊지 않고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땅을 차지한 자가 세상을 얻는다!’라는 전제 속에 치열하게 다툰 사람들의 이야기는 현재 극장가에서 절찬리에 상영 중인 ‘명당’에서 만나볼 수 있다.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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