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다녀온 재계 "남북경협 이르지만 많은 것 보고 와"

심재현 기자 입력 2018. 9. 20. 22:01 수정 2018. 9. 2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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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 일정 소화 후 20일 서울공항 통해 귀국..경협 구상엔 다소 온도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박 3일 간의 문재인 대통령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을 마치고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편 주차장에 도착해 귀가 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함께했던 재계 인사들은 20일 남북경협에 대해 아직 이르지만 북한 경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대체로 경협사업 구상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지만 그룹별로 온도차도 감지됐다.

경제인들은 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2박3일 동안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평양을 방문한 뒤 이날 방북을 마치고 밤 8시35분쯤 경복궁 동편 주차장에 도착했다.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연장자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방북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떤 그림을 어떻게 그릴 수 있는지, 어떤 협력을 통해 좀 더 한번도 발전이 잘 될 수 있는지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버스에서 내려 곧바로 귀가 차량에 타지 않고 취재진 앞에 서서 "양묘장부터 학교까지 여러가지를 보고 왔고 그 안에서 상당히 많은 기회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어찌 보면 하나도 없는 백지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남북경협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엔 "보고 온 것과 듣고 온 얘기들을 소화하고 생각을 정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북한은 방북 경제인 공식 일정으로 양묘장 방문을 선정했는데, 이와 관련 산림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 상태다. SK는 지주사 SK㈜가 자회사로 거느린 SK임업이 산림사업을 하고 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을 마치고 돌아온 최태원 SK 회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편 주차장에 내려 귀가하고 있다. /사진=뉴스1

4대 그룹 막내 총수로 방북길에 올랐던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남북경협 구상과 관련, 말을 아꼈다. 구 회장은 "(남북경협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많이 보고 듣고 왔다"고 말했다.

백두산 천지 방문에 대해선 "좋았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여야 대표와 재계 총수가 대부분 내린 뒤 마지막으로 버스에서 내려 대기하고 있던 차량으로 향했다. 지난 18일 출발 당시 긴장한 표정과 달리 다소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삼성그룹 총수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소회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 없이 곧바로 차량에 탑승, 귀가했다. 이 부회장은 빡빡했던 일정 탓인지 다소 피곤한 모습으로 최태원 회장에 이어 버스에서 내렸다.

이 부회장은 서울공항에 도착했을 당시 취재진의 질문에도 "다른 분에게…"라며 말을 아꼈다.

재계와 정부의 소통로 역할을 맡고 있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달라진 평양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백두산을 오르며 불과 일년 전에 이런 일을 상상조차 못했다는 생각을 하니 참으로 감회가 깊었다"고 밝혔다.

또 "이번 특별수행원으로 참여한 것은 많이 듣고 보기 위함이었다"며 "그래야 여건이 허락할 때 일하기 쉽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어 "일정이 허락하는대로 다양하게 보려고 했다"며 "오고가며 보는 시와 시민들의 모습은 물론이고 교원대학, 영묘장, 학생 소년 궁전 등 인재와 과학 관련 시설 참관도 하고 산림 관련 견학도 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리용남 부총리와 한시간 가까이 미팅을 하며 철도 관광 등에 관한 질문도 하고 각자 사업 소개도 했다"며 "길에서 보는 시민들도 여유롭고 활기있는 모습이었다. 특히 조성된 거리와 건물들의 규모와 모습에 놀랐다"고도 했다.

아울러 "전체적으로 북측이 환대해주려고 많이 배려하고 마음을 써준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남북경협에 가장 관심을 기울여온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은 귀국 보도자료를 통해 경협 재개에 대한 의지를 다시 내비쳤다.

현 회장은 "남북경협의 개척자이자 선도자로서 현대그룹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담담한 마음으로 남북경제 협력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앞으로도 넘어야 할 많은 장애물이 있겠지만 이제 희망이 우리 앞에 있음을 느낀다"고 밝혔다.

또 "남북 정상이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하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정상화 추진을 언급할 때 가슴이 먹먹했다"며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지 20년, 중단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남측과 북측에서 남북경협의 상징으로 금강산관광이 여전히 기억된다는 사실에 사업자로서 정말 감사했다"고 전했다.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했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주차장으로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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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urme@mt.co.kr,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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