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울답방' 나비효과..격랑의 한반도, 올해 일정 급류타나

이동수 입력 2018. 9. 2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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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한미정상회담 이어 서울 남북정상회담까지 / 연내 2차 북미회담, 최초 남북미 공동회담 전망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올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의 기저에는 걷잡을 수 없는 ‘비핵화 급류’가 흐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 5월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고 이는 역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이 마주 앉아 합의사항을 내놓은 6·12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세 번째로 조우한 9월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에서는 급류가 더욱 거세졌다. 회담 둘째날인 19일 발표된 ‘9월 평양 공동선언’에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기면서다.
당장 내주 미국 뉴욕에서는 제73차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의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이어지는 회담 결과에 따라 올해 안에 2차 북미정상회담에 더해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올해 남은 세 달 반 동안 서로를 향한 남·북·미 정상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질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5월22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단독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워싱턴=뉴시스
◆내주 한미정상회담…文이 전달할 金 비공개 메시지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공동선언 발표 이후 평양공동취재진과 만나 “공동선언 내용 외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논의 결과를 토대로 내주 초 뉴욕 한미정상회담에서 양 정상 간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전달할 비공개 메시지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의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메시지의 핵심은 이날 김 위원장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 불능화’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를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북핵 개발의 상징인 영변 핵시설을 영구폐기할 수 있다는 용의를 밝힌 것 자체가 북한이 국제사회에 비핵화 진정성을 전달하고 미국과의 후속 협상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20일까지 평양 회담 일정을 소화하고 일시 귀국한 뒤 23일 미국으로 출국해 24일(현지시각)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이날 오후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정례브리핑에서 밝혔다.
지난 6월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의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싱가포르=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종전선언’ 가능성…2차 북미, 남북미 정상회담도 시야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발표되자 전문가들은 ‘서울 종전선언’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잇따랐다. 뉴욕 회담에서 이뤄진 비핵화 협의 수준이 2차 북미정상회담, 나아가 남북미 정상회담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내주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제시한 비핵화) 의사를 수용하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곧 2차 북미정상회담을 의미할 수 있다며 선(先) 2차 북미정상회담, 후(後) 서울 남북정상회담 순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서울 종전선언 관측에 힘을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 선언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매우 흥미롭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 또한 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점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이날 평양 선언 직후 논평을 내고 “김 위원장이 올해 서울을 방문하게 되면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함께 워싱턴을 방문해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외교안보실장은 뉴욕 회담 성공 여부에 따라 연내 개최될 서울 회담에 트럼프 대통령을 공식 초청해 ‘서울 남북미 정상회담’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윤 수석은 이날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이 서울 종전선언 추진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아무 것도 확정된 건 없다”면서도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남북관계, 동북아 안보환경에도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평양=공동취재단,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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