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면회소, 화상상봉..이산가족 상시 만남 제도화 되나

한영익 2018. 9. 1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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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18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의 한 주택에서 실향민 강정옥 할머니(100)가 딸 조영자씨(65)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북한 김정은 위원장 내외의 만남을 지켜보고 있다. 강 할머니는 지난 8월 이뤄진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남측 참가자 중 최고령자로, 당시 여동생 강정화씨(85)와 70년 만에 상봉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산가족 상시 만남 제도화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두 정상은 19일 평양 백화원영빈관에서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남과 북은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인도적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설면회소 개설과 화상상봉 등 구체적인 내용도 선언문에 언급됐다. 선언에는 “남과 북은 금강산 지역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빠른 시일 내 개소하기로 했다. 적십자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산가족 신청자의 전면적인 생사 확인과 상봉 정례화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다. 대선공약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상설면회소 상시 운영, 화상상봉, 영상편지 교환을 위한 적십자회담 등 실무 논의는 조만간 열릴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대북제재와 무관한 인도적 문제라는 점에서 정치적 부담도 덜 하다. 지난달 말 기준 이산가족 신청자(13만 2731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망했고, 생존자(5만 6707명) 가운데 80세 이상이 62.6%(3만5541명)라는 점도 실무 협의 속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을 계기로 시작됐다. 하지만 남북 관계가 악화되면 무산되는 등 부침도 있었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를 위해 2005년 시작한 화상상봉 역시 2008년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중단됐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여전히 관계가 경색되면 중단될 가능성이 있는 합의문”이라며 “부속 합의문을 통해 ‘한달에 200명’ 이런 식으로 못을 박았다면 관계 경색 등에 영향을 덜 받았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선언문에는 문화ㆍ체육 분야 교류를 위한 청사진도 제시됐다. 선언문에는 “남과 북은 2020년 하계올림픽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적극 진출하며,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공동개최를 유치하는 데 협력하기로 하였다”고 돼있다. 아시안게임 공동 진출 등을 언급한 ‘4ㆍ27 판문점선언’에 비해 진전된 합의 내용이다.

평양=공동취재단,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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