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중에서는 눈에 띄게 서류 배수가 적다. 많은 공기업들이 서류를 폐지한다든가, 적•부 형태로 바꾸면서 서류 통과 기회를 많이 주는데 비해서, 건강보험공단을 비롯한 복지 쪽 공기업들은 서류 배수가 7~10배 정도로 상당히 좁은 편이다. 이런 채용은 당연히 서류에 대한 압박이 심한 단점이 있지만, 필기는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다. 서류가 없다시피 해서 많은 이들이 필기시험을 응시하는 공기업들은 필기시험 경쟁률이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면접은 그래 봐야 2~3배수니까 말이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면접이 2.5배수라 필기시험 경쟁률은 3:1이 채 안 되는 셈이다. 서류에 강점이 있고 필기에 자신이 없는 취준생이라면 노려볼 만 하다.
1. 국민건강보험공단 채용 개요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정규직 채용인원은 873명이었고, 2017년에는 정규직 1,075명이었다. 인턴을 제외하면 올해 상반기에는 공채 일반전형으로 438명을 뽑았고, 하반기에 다시 공채 일반전형으로 438명을 뽑는다. 장애인 전형은 62명을 따로 뽑으니 이것과 합하면 반기마다 총 500명씩, 2018년에는 1,000명 정도 채용을 한다.
사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직원 평균임금은 높은 편은 아니다. 공기업 알리오 사이트에 공시된 2018년 예산기준으로 5,932만원인데 이는 경영평가 성과급이 빠져서 좀 낮은 것이고, 그 전년도에 성과급을 포함한 금액을 보면 6,219만원 정도로 6,000만원은 넘는다. 이 액수를 적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다른 공기업과 비교했을 때 많은 수치는 아닌 건 분명하다. 신입사원 초봉 역시 3,159만원으로 다른 공기업에 비해 많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장점 하나는 공식적인 평균 근속연수가 2013년 이후로 계속 19년 이상이었다는 것이다. 다만 2017년에는 18.23년, 2018년 예상은 17.92년이지만 이는 최근 들어 대규모의 채용을 하여 신입사원들이 늘어난 영향 탓으로 분석해도 될 것이다. 보통의 공기업들이 정년 보장된다고 해도 보통 평균근속연수로 보면 15~16년 정도가 수치로는 나오는데, 여기는 수치 자체도 거의 20년이 된다.
또한 건강보험공단의 좋은 점은 지역별 모집을 한다는 것이다. 전국 각지에 지사가 있는 관계로, 지역별로 모집해서 그 지역에 배치하면 지원자들 입장에서는 집 가까이에서 회사에 다닐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일부 인원들은 본사 근무를 하게 되지만, 원칙적으로는 ‘본인이 입사 지원하는 해당 지역본부 및 그 관할지사(출장소 포함)에서 5년 이상 근무’하여야 하므로, 근무 장소가 예상 가능해진다는 장점이 생긴다.
건강보험공단은 상당한 매머드 조직으로 2018년 2/4분기 기준으로 현원이 14,957명에 달하고 그 중 여성인원이 6,501명이다. 여성 비율이 43%가 넘는데, 최근 입사자들의 구성은 여성이 오히려 더 많은 편이다. 2017년에는 1,075명 중에 671명이 여성으로 62%의 비중을 차지했다. 2018년 2/4분기까지는 582명의 신규채용자 중에 395명이 여성으로 무려 68%에 이르는 비율을 보이고 있다.
2. 국민건강보험공단 채용프로세스
7배수인 서류를 통과하고 나면 필기시험을 보기 전에 따로 인성시험을 본다. 필기시험은 NCS로 치러지는데, 면접까지는 2.5배수가 통과되어 올라간다.
3. 국민건강보험공단 채용상세
1단계 (서류심사) :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역시 서류다. 7배수로 명시된 서류는 일반적인 대기업 서류 통과 배수로 알려진 5~10배수만큼 ‘빡빡’하다. 그래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다음과 같이 기준에 대해서 공고하고 있다.
어학이 자격사항이라는 것은 공고한 토익 700점 정도의 기준만 넘으면 된다는 이야기로, 서류 심사는 주로 평가항목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소서는 중요하다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자소서는 사실 정성적인 평가로 정확한 객관적인 기준을 잡기가 애매한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설명회나 박람회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부스에서 상담을 받은 취준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교육사항이나 직업교육 같은 부분들이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아무래도 정량적인 부분을 채우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최대한 자신이 학교에서 들은 관련과목, 특강, 프로그램 등을 기입하도록 하자. 물론 자소서를 정성스럽게 쓰는 것은 기본이다.
2단계 (자기소개서 작성)
1번 항목 : 이 문항에서는 지원자의 ‘의사소통 방식’이 평가자 입장에서는 가장 궁금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아무래도 민원인과의 접촉이 많고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데, 민원인과의 대화에는 여러 가지 요구되는 특성이 있다. 다양한 민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반대되는 입장이라도 ‘정중히 대화’ 할 수 있는 자세와 스킬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 문항은 그러한 경험을 묻는 문항으로 중요한 것은 당시의 상황이 아니라 (따라서 이는 간략히 기술)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태도와 마음가짐이다.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그러면서도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중하게 반대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심지도 있어야 할 것이다.
2번 항목 : 상반기에 주어진 자소서 문항은 문제상황을 해결한 경험에 대해서 나왔는데, 이번 하반기에는 그 문제상황을 ‘기존에 합의 되지 않은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는 경우로 구체적으로 주고 있다. 큰 틀에서 보자면 문제해결력을 물어보는 문제인데, 문제해결력의 프로세스를 정확하게 가지고 있는지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 된다. 기존에 합의 되지 않은 방향으로 일이 진행된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판단하고, 그 원인을 분석한 후 원인을 제거하는 여러 가지 대안을 내는 식으로 해결해 나가는데, 그 가운데 대안을 실현하기 위한 실천, 최종 결과까지 프로세스대로 나와야 한다. 어느 정도는 프로세스가 정해진 질문이다. 문제해결력은 어떤 문제든 합리적 순서로 그것들을 해결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3번 항목 : 보통 개인의 장•단점을 묻는 데 이 문항은 오히려 조직의 장•단점에 관한 문항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출제된 자소서 문항은 다음과 같았다. “함께 수행하는 과제 혹은 업무를 진행할 때, 자신의 약점을 구성원들의 강점을 통해 보완하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경험이 있습니까? 당시 상황을 간략하게 기술하고, 자신의 약점은 어떤 것이었는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그리고 구성원들의 강점과 융합된 과정은 어떠했는지 구체적으로 기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문항 역시 그냥 장•단점이 아니라 조직의 장•단점과 자신의 장•단점과의 보완을 묻는 질문이었다. 그런데 이 문항이 조금은 소극적인 장•단점의 융화를 묻는 문항이라면, 이번에 나온 문항은 적극적으로 자신이 조직의 장•단점을 분석해서 발견하고 장점을 더욱 강화시키고 약점을 보완했던 경험을 묻는 질문이니, 이는 상당히 적극적인 장•단점의 융화를 묻는 질문이라 할 것이다. 기존 조직이 가진 강점이나 약점에 자신의 장•단점을 더해 융화를 이루어내야 한다. 예를 들어 ‘전체적으로 조직이 일의 매뉴얼이 없어 체계가 없는 듯이 느껴져 자신이 일을 하면서 꼼꼼히 체계적인 매뉴얼을 만든 적이 있다’ 같은 에피소드가 필요하다.
4번 항목 : 상반기에 이 직업윤리에 해당하는 문항은 “본인이 생각하기에 윤리적으로 일의 진행이 잘못되었다고 느끼고 그것을 개선하고자 했던 경험”을 묻는 질문이었다. 지금 주어진 질문은 ‘소속된 조직의 규칙과 자신의 가치관 사이의 갈등’을 묻는 질문으로 조금 더 구체화되었다. 그런데 보통 직업윤리는 어느 정도 답변의 방향성이 있다. 이 질문 같은 경우 일단은 소속된 조직의 규칙을 따르되, 잘못된 부분은 내부에서 정식의 절차를 밟아가며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조직에 속한 사람으로서는 바람직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3단계 (필기시험) : 필기시험으로 2.5배수를 선발한다. 다른 공기업에 비하면 바늘구멍 같아 보이는 7배수의 서류를 통과한 직후이기 때문에 안심하기 쉬운데, 사실 필기로 또 2.5배수를 선발하면 필기 경쟁률은 3:1정도 되는 셈이다. 그러니 서류를 통과한 사람들에게 필기시험은 다른 공기업에 비하면 천국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하지만 다른 공기업에 비해 경쟁률이 낮은 것이지, 시험 문제가 쉬운 것은 아니다.
전공 시험은 없다. NCS기초능력시험으로만 선발하게 되는데 영역은 3개다. 의사소통, 수리영역, 문제해결력으로 60문항을 60분에 해결해야 한다. 의사소통의 경우 비문학을 생각하면 되는데, 지문을 읽고 정보를 파악하는 문제로, 건보 관련기사나 홈페이지의 내용을 미리 보면 유리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수리능력은 응용계산 문제와 자료해석 문제다. 역시 어렵다기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어서, 이 부분에서 시간을 빼앗기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그래서 의사소통-수리-문제해결하는 식으로 주어진 순서대로 문제를 풀어서는 절대 안 되고, 의사소통-문제해결-수리 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했다는 의견도 많다.
문제해결능력은 일반적인 NCS 샘플에 근접한 문제들이 나왔다고 한다. 다만 문제가 길고 복잡해서 어렵다기보다는 주어진 상황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반응이다. 언어 문제를 푸는 것 같다는 후기가 많다는 얘기는, 문제해결 능력의 주요한 평가기준이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는 데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필기문제는 문제의 양과 독해할 게 많은 형태에 비해 1문제에 1분씩인 꼴이라 너무 시간이 짧다고 한다. 그러니 국민건강보험공단 NCS는 시간을 얼마나 잘 활용해서 최대한 문제를 푸는가, 더 정확히 말하면 넘겨야 할 문제를 바르게 넘기고 자신이 잘 풀만한 문제에 효과적으로 집중하는가가 관건이 된다.
4단계 (면접시험) : 5명이 한 조로 들어가서 인성면접 위주로 치러진다. 한 조당 30분 정도 시간이 할당되지만 5명이기 때문에 개인에게 돌아가는 시간은 5~6분 정도밖에 안 된다. 평균적으로 개인당 두 개 정도의 질문이 들어오는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라 간단하지만은 않다고 한다.
면접은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질문과의 싸움이라 질문 하나하나에 대한 베스트 답변을 외우려 하지 말고 큰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자소서나 면접을 보면 구체적 상황을 주고 그에 대한 지원자의 행동을 묻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자칫 상황에 대한 설명으로 시간을 다 잡아먹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그 상황들이 거의 대동소이한 경우가 많아서 상황보다는 자신의 구체적 행동과 생각, 분석, 대안제시 같은 부분들이 훨씬 더 중요하다. 상황은 간단히 제시하고, 거기서 자신의 행동이 드러나도록 서술하고 이야기해야 한다.
그리고 드러나는 자신의 성향과 자세는 겸손하고 공손한 태도를 잃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복지 관련 공기업들의 특징 중 하나는 인성검사가 많다는 것인데, 그만큼 민원인과의 관계 형성이 중요한 업무다 보니, 이에 대해 적성이 맞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강조할 때도 타인에 대한 이해, 배려, 때로는 희생 같은 것들이 드러날 수 있도록 에피소드를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4. 국민건강보험공단 채용 정리
서류 배수가 7배수인 것은 공기업 채용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프로세스다. 그만큼 장•단점이 뚜렷하다. 서류가 강하고 NCS같은 필기시험이 약한 사람이라면 이러한 채용에 어울릴 수 있으니 지원 해볼만하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원하는 자소서부터 면접까지 살펴보면 원하는 인재가 갖추어야 할 특성이 비교적 뚜렷한 편이니, 자신이 이에 맞는 사람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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