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충원 전격중단,14명의 축구단?' 경찰청,선수도 리그도 잊었나

전영지 2018. 9. 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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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관계자는 14일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올해 아산 무궁화 축구단 충원 계획이 없음을 공식화 했다. 이 경우 내년 3월 개막 시점에서 경찰청 축구단에는 14명의 선수만이 남는다. 20명 이상의 선수단이라는 K리그 가입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러시아월드컵 스타 주세종, 국가대표 출신 고무열, 이명주, 안현범... K리그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 선수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K리그2에서 치열한 선두경쟁중인 아산 무궁화 경찰축구단이 심각한 존폐 기로에 놓였다.

14일 오후 경찰청 의경 담당 관계자는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9월에 아산 무궁화 축구단을 충원할 계획이 없다. 축구단을 충원하지 않는 것은 의경의 단계적 폐지 과정 중 일부"라고 확인했다.

1983년 창단된 경찰체육단 인력 70명은 국방부에서 경찰청에 지원하는 1만여 명 의무경찰(의경) 병력의 일부다. 1995년 축구, 2005년 야구가 창단됐다. 정부는 2023년까지 5년간 매년 20%의 비율로 의경 제도를 단계적 폐지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경찰체육단도 폐지가 불가피하게 됐다.

황인범
주세종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의경 폐지 절차중 아산 무궁화 축구단을 포함한 체육단 폐지가 먼저 진행중이다. 당장 9월 아산 무궁화에서 뛸 의경을 뽑지 않을 경우 선수 수급이 중단된다. 기존 선수들이 차례로 제대하고, 2019시즌이 개막하는 3월에는 주세종 이명주 안현범 고무열 김봉래 이한샘 등 단 14명의 선수만 남는다. 20명 이상의 선수로 팀을 구성해야 하는 K리그 가입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 K리그2에 존속할 수 없다는 뜻이다. 3월 이후 잔류하는, 이 선수들의 미래가 어디로 흘러갈지조차 알 수 없다. 경찰청 관계자는 "K리그 20명 조건을 알고 있다. 14명 선수들의 활용방안을 다각도로 고민중이다. 아산시, 연맹과 논의해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했다.

1995년 이후 무려 23년간 축구계와 동고동락해온 '한식구' 경찰청 축구단이 하루아침에 일언반구도 없이 선수를 뽑지 않겠다고 한다. 의경 폐지는 확정된 정책이다.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경찰청 축구단이 지닌 특수성과 절차, 존중의 문제다. 아산 무궁화는 프로축구연맹 K리그2 산하의 엄연한 회원사다. 현재 K리그2에서 1위 성남에 불과 승점 2점 뒤진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주세종, 이명주, 고무열, 황인범 등 눈부신 기량을 갖춘 국가대표 스타플레이어들도 즐비하다. 절체절명, 승부의 현장에서 승점 3점을 놓고 수사불패, 1부리그 승격을 향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에이스팀이 어느날 문득 사라질 기로에 놓였다. K리그 2부리그에 속한 구단으로서 축구팬, 국민, 선수들과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저버리는 것은 무책임하다. 리그의 품격, 신뢰, 안정성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다.

사실 경찰청 축구단 폐지 논의는 수차례 있었다. 지난해 7월, 2019년 의경 폐지 결정 후 관계자들 사이에서 아산 무궁화 구단을 2022년까지 유예하자는 논의가 심도있게 오갔다. 그런데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직후 병역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야구단에 이은 2019년 축구단 폐지 소식이 다시 들려왔다. 신병 충원, 축구단 폐지 계획은 '사람'의 일이다. 유예기간이 필요하다. 적어도 1년 전에는 고지하고 함께 준비해야 한다. 어느날 갑자기 사라질 축구단에 알고도 지원할 선수는 없다. 상주 상무 대신 아산 경찰청을 선택한 선수들은 물론, 올해 혹은 내년 입대를 계획했던 선수들에게도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뿐만 아니다. 아산 무궁화 축구단 산하 유소년팀 어린 선수들까지 연쇄 해체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축구청춘들의 인생과 K리그의 미래가 걸린 일이다. 리그를 운영하는 프로축구연맹과도 논의하고 소통한 후 폐지 시기를 순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프로축구연맹이 경찰대학 및 아산시와 체결한 협약서에는 '경찰축구단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전 협의를 거친다'는 조항도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 시민구단으로의 발전적 재창단 등 상생을 위한 고민과 시간이 필요하다.

경찰청 축구단은 상주 상무와 함께 20대에 최전성기를 맞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병역 의무와 경기력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진로로 활용돼 왔다. 현재 러시아월드컵 국가대표 주세종과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제대를 앞둔 황인범이 아산 무궁화 경찰축구단 소속이다. 염기훈(수원) 양동현 등 많은 선수들이 경찰 축구단을 통해 선수 커리어를 이어갔고, 제대 후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경찰청의 일방적 결정은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 벤투호 1기의 성공적 출범으로 모처럼 다시 뜨거워진 축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아산 무궁화 축구단은 주말 광주FC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소녀 팬들의 취향을 저격할, 황인범, 주세종의 미니 브로마이드 등신대도 정성껏 제작했다. 14일 아산시에서 열린 주세종, 황인범의 진로 특강엔 무려 200여 명의 청소년 팬들이 몰렸다. 구단과 선수는 팬들을 향해 한걸음이라도 다가서려 애쓰는데 정작 경찰청은 하루라도 빨리 이 팬들을 밀어내려 하니 참 속상한 일이다.
축구협회=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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