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소확행, '관광두레 마을' 5곳
수수한 자연과 사람, 고곳에서 만나는 행복여행
마을 주민들이 만든 지역관광 프로그램 눈길


고즈넉한 경남 남해 두모마을.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고즈넉한 경남 남해 두모마을.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가을여행 트렌드로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이 꼽힌다. 호사롭고 화려하지 않아도 정겨운 이들과 오붓하게 즐기는 여행은 삶의 탱글한 활력소다. 인파나 셀피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문 기존 관광지나 핫플레이스와는 멀찍이 떨어져 끼리끼리 둘러앉는 여행에 눈길을 돌려보자. 

가을내 풋풋한 자연과 정겨운 주민이 어우러지는 곳, 관광두레 마을여행이 소확행에 한자리를 내어준다. 동네사람만이 아는 체험거리가 풍성한 데다 그곳의 마을과 사람을 돕는 공정여행까지 가능하다.

‘두르다’라는 말에서 나온 두레는 마을공동체 노동조직이었다. 이 같은 풍습을 지역관광에 접목한 것이 ‘관광두레’로 마을 주민 스스로 사업을 주도한다. 자연과 마을이 공존하는 환경에서 소소한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게 관광두레 마을여행이다.

가을걷이가 시작되는 9월, 민족 대명절인 추석에 앞서 한국관광공사가 관광두레마을을 추천했다. 금오도캠핑장(전남 여수)·쟁강협동조합(강원 춘천)·청풍호카누카약체험장(충북 제천)·두모마을(경남 남해)·경기도잣향기푸른숲(경기 가평) 등 5곳을 기억해두자.

◆텐트 앞마당이 푸른바다… 금오도캠핑장

탁 트인 바다 조망이 시원한 금오도캠핑장.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탁 트인 바다 조망이 시원한 금오도캠핑장.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방파제 안쪽으로 정박한 카약과 요트가 알록달록하다. 구명조끼를 야무지게 갖춰 입은 아이들은 따끔한 초가을 볕 아래 물놀이 삼매경이다. 해양레저와 캠핑을 동시에 즐기는 곳, ‘여수 밤바다’ 콧노래가 절로 이는 전남 여수의 금오도캠핑장이다.

금오도캠핑장은 지역민이 폐교를 되살려 꾸몄다. 대유마을과 소유마을 주민이 만든 섬마을공동체 금오도버들인이 운영한다. 운동장 바로 앞 바다는 해양레저 체험장이다. 아침엔 멋진 일출을 감상하고 한낮에는 스노클링과 카약, 체험 다이빙, 바다낚시, 요트 투어를 즐긴다. 시간 가는 줄 모를 프로그램이 많다. 캠핑장은 몸만 와도 되는 글램핑과 교실을 리모델링한 게스트하우스로 구성된다.

깎아지른 해안절벽을 따라 다도해 풍광을 보며 걷는 ‘비렁길’은 금오도 여행의 필수 코스다. 총연장 18.5㎞에 5개 코스로 구성되고 코스에 따라 1시간30분~2시간이 걸린다. 섬 동쪽으로 지방도 863호선을 따라 달리는 해안 드라이브 코스도 일품이다. 다리로 연결된 호젓한 섬인 안도에 들어가면 또 다른 맛이 있다. 갓김치 제철 맞은 돌산도 신기선착장에서 금오도 여천선착장까지 하루 7차례 정기선이 오가며 25분가량 걸린다.

◆‘원스톱’ 춘천 낭만여행… 쟁강협동조합

쟁강협동조합 나비야 게스트하우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쟁강협동조합 나비야 게스트하우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춘천은 호반의 도시다. 춘천댐에 가로막혀 잠시 쉬어가는 북한강 풍광 덕에 춘천여행을 낭만여행이라 한다. 춘천 낭만여행의 새 아이콘이 등장했으니 바로 게스트하우스 공동체 쟁강협동조합이다. 먼저 ‘쟁강’이라는 낯선 이름이 눈에 띈다. 쟁강은 자양강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춘천댐이 생기기 전 주민들이 부르던 북한강의 다른 이름이다.

쟁강협동조합은 숙식과 체험거리가 한번에 가능한 ‘원스톱’ 춘천여행 명소다. 건강한 게스트하우스 문화를 더해 힐링과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나아가 지역 농촌 재생을 지향한다. 북한강 일대의 수려한 풍경을 끼고 저절로 힐링이 되는 농촌의 한가로움이 쟁강협동조합의 얼굴이다. 여기다 자전거 투어, 일출 카누 투어 등 재미있고 특별한 프로그램을 더한다. 또 인근의 의암호스카이워크, 효자동 낭만골목, 육림고개도 연계 여행지다.

◆기암괴석 사이 신선놀음… 청풍호카약카누체험장

청풍호 옥순봉 앞을 지나는 카약 체험객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청풍호 옥순봉 앞을 지나는 카약 체험객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충북 제천에 수상레저 시설이 있다. 수산면에 자리한 청풍호카약카누체험장이다. 이곳은 기암괴석 사이로 이리저리 노를 저으며 하늘과 바람과 산과 물을 음미하듯 신선놀음을 즐길 수 있다.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청풍호 선착장에서 10분쯤 노를 저어 가면 옥순봉이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지는데 탄성이 쏟아진다.

청풍호를 가로지르는 옥순대교와 비단에 수놓은 듯 아름답다는 금수산이 멀리 보인다. 수상 안전요원이 여행객 안전 지킴이 겸 가이드 역할을 맡는다. 모터보트를 타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주니 풍경과 여유를 느릿느릿 만끽하면 된다.

청풍호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도 있다. 청풍랜드는 청풍호를 향해 뛰어내리는 번지점프,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이젝션시트를 운영한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부담 없는 청풍호관광모노레일을 챙겨보자. 모노레일의 짜릿함을 뒤로 하고 충주호관광선이나 청풍문화재단지 탐방도 좋다.

◆금산 배경 바다놀이터… 두모마을

두모마을 해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두모마을 해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경남 남해군 상주면 두모마을은 남해의 소박한 체험마을이다. 비탈진 샛길을 내려서면 다랭이논 너머 아담한 바닷가 동네가 모습을 드러낸다. 두모마을의 옛 이름은 드므개마을이다. 항아리처럼 움푹 들어간 마을 앞 바닷가 모양을 딴 이름이다. 반농반어 마을로 먹거리가 풍부하다.

명산 금산이 두모마을을 품었다. 마을 포구 건너편은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인 노도다. 바다 놀이터를 강조한 두모마을은 바다 카약과 스노클링이 인기다. 노도까지 노를 젓거나 한려해상국립공원인 앵강만의 속살을 즐길 수 있다.

또 농사체험과 조개캐기 등 반농반어 마을의 장점을 살린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해양레저와 체험 프로그램이 어우러져 외국인도 가볼만한 곳으로 꼽힌다. 이외에 남해군요트학교, 설리해변, 바람흔적미술관, 방조어부림 등도 남해여행의 백미다.

◆잣숲에 드리운 향기… 경기도잣향기푸른숲

경기도잣향기푸른숲을 탐방하는 체험객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경기도잣향기푸른숲을 탐방하는 체험객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크고작은 산으로 둘러싸인 경기 가평은 잣 주산지로 유명하다. 가평지역 관광두레인 가평주민여행사 '가치가'는 잣나무숲과 잇댄 자연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가치가의 콘셉트인 ‘같이하는 가치여행’은 지속가능한 가평 여행문화를 만든다는 취지다.

대표적인 게 경기도잣향기푸른숲으로 떠나는 잣나무숲여행이다. 국내 최대 규모 잣나무숲을 자랑하는 가평의 자연과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수령 80년이 넘는 잣나무가 빼곡한 숲은 전시관을 비롯해 탐방 코스가 여럿이다. 잣나무에 대한 설명을 들고 숲길을 걸으면 마음이 여유롭다. 또 지역의 건강한 농산물로 농부무스비도시락을 만드는 재미도 있다. 주변의 아침고요수목원, 쁘띠프랑스, 청평호는 대표적인 가평 여행명소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7호(2018년 9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