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난히도 더웠던 이번 여름을 겪어봐서 알듯이 우리나라도 기온이 높아져 이제 열대과일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 최남단 제주도에서 특산품으로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용과는 색상에 따라 적육종(빨간색), 백육종(하얀색), 황색종(노란색)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그 효능과 특성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용과는 비타민C를 비롯해 여러 가지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어 피로해소와 면연력 체계에 좋을 뿐 아니라 '칼륨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최고 건강 과일로 각광받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섬유질이 풍부하고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해 장 건강에도 탁월하다.
여러 가지 좋은 효능 중 눈에 띄는 건 빨간 용과에 많이 들어 있다는 라이코펜에 대한 것이다. 점점 나이가 드니 연세가 있는 부모님과 주위 분들의 건강 이상에 대한 안 좋은 소식을 많이 듣는다. 생존률이 높아지고 좋은 약이 많이 개발됐다 해도 암은 아직까지 두려움이 드는 무서운 병이다. 그 두려운 암을 예방해주고 항암능력이 뛰어난 라이코펜 부자라는 용과는 정말 누구나 꾸고 싶은 대박 꿈과 같은 대박 과일이다.
나는 몇 년 전 마카오를 여행하며 이 과일을 처음 만났다. 셰프인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생김새였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 무시무시한 모양의 용과를 반으로 잘라 보았다.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하얀 속살에 검은 씨앗들이 박혀 있는 키위와 비슷했다. 난 무작정 한입을 베어 물고 이 새로운 식감을 느꼈다. 이후 한참을 멍하니 뾰족뾰족한 이 용과를 바라만 봤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식감은 키위와 전혀 다르다. 내 생각에는 수박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과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용과만의 특별한 식감이 있다. 더불어 검정 씨앗이 톡톡 씹히는 재미는 이 과일의 또 다른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운영하고 식당에서는 크렘브륄레라는 디저트 위에 가니시로 활용하고 있다. 장식뿐만 아니라 디저트의 부드러움과 천연 단맛의 만남은 직접 확인해봐야 할 환상적인 궁합이다.
과일에서 가장 중요한 당도는 복숭아, 사과 이상이다. 한입 베어 물면 달달함이 입안 가득하다. 영양, 식감, 맛 이 삼박자를 고루 갖춘 용과는 열대 과일의 용으로 승천할 것이라 감히 장담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용과를 먹고 용꿈을 꾸시길 바란다.
[송훈 더 훈 레스토랑 총괄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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