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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셰프 송훈의 음식생각] 이름도 생김새도 특이한 넌 누구? 열대과일의 제왕을 꿈꾸는 `용과`

입력 : 
2018-09-10 04:01:08
수정 : 
2018-09-10 09: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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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꿈을 잘 꾸진 않는 편이다. 그런 나라도 아마 용이 나오는 꿈에 여의주를 물고 승천까지 한다면 다음 날 엄청난 행운을 기대하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위에 썼듯 마치 전설 속에만 존재한다는 용의 머리 모양을 닮았다 해서 이름마저 드래곤푸르트(DRAGON FRUIT)인 과일 '용과'를 만나보려 한다. 과연 맛은 어떨까.

유난히도 더웠던 이번 여름을 겪어봐서 알듯이 우리나라도 기온이 높아져 이제 열대과일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 최남단 제주도에서 특산품으로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용과는 색상에 따라 적육종(빨간색), 백육종(하얀색), 황색종(노란색)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그 효능과 특성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용과는 비타민C를 비롯해 여러 가지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어 피로해소와 면연력 체계에 좋을 뿐 아니라 '칼륨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최고 건강 과일로 각광받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섬유질이 풍부하고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해 장 건강에도 탁월하다.

여러 가지 좋은 효능 중 눈에 띄는 건 빨간 용과에 많이 들어 있다는 라이코펜에 대한 것이다. 점점 나이가 드니 연세가 있는 부모님과 주위 분들의 건강 이상에 대한 안 좋은 소식을 많이 듣는다. 생존률이 높아지고 좋은 약이 많이 개발됐다 해도 암은 아직까지 두려움이 드는 무서운 병이다. 그 두려운 암을 예방해주고 항암능력이 뛰어난 라이코펜 부자라는 용과는 정말 누구나 꾸고 싶은 대박 꿈과 같은 대박 과일이다.

나는 몇 년 전 마카오를 여행하며 이 과일을 처음 만났다. 셰프인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생김새였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 무시무시한 모양의 용과를 반으로 잘라 보았다.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하얀 속살에 검은 씨앗들이 박혀 있는 키위와 비슷했다. 난 무작정 한입을 베어 물고 이 새로운 식감을 느꼈다. 이후 한참을 멍하니 뾰족뾰족한 이 용과를 바라만 봤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식감은 키위와 전혀 다르다. 내 생각에는 수박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과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용과만의 특별한 식감이 있다. 더불어 검정 씨앗이 톡톡 씹히는 재미는 이 과일의 또 다른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운영하고 식당에서는 크렘브륄레라는 디저트 위에 가니시로 활용하고 있다. 장식뿐만 아니라 디저트의 부드러움과 천연 단맛의 만남은 직접 확인해봐야 할 환상적인 궁합이다.

과일에서 가장 중요한 당도는 복숭아, 사과 이상이다. 한입 베어 물면 달달함이 입안 가득하다. 영양, 식감, 맛 이 삼박자를 고루 갖춘 용과는 열대 과일의 용으로 승천할 것이라 감히 장담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용과를 먹고 용꿈을 꾸시길 바란다.

[송훈 더 훈 레스토랑 총괄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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