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호의 과학 라운지]⑧목화씨에서 첨단섬유까지

고려 말 문익점, 목화씨 붓두껍에 숨겨 면 원료 들여와
섬유 산업, 20세기 나일론·폴리에스터 등 화학섬유 등장으로 큰 발전
최근 나노·ICT 기술 등과 접목한 첨단 섬유 속속 선봬
  • 등록 2018-09-09 오후 12:56:42

    수정 2018-09-09 오후 12:56:42

[편집자주]최근 서울대 공대가 내년부터 신입생 중 고등학교 때 물리Ⅱ를 배우지 않은 학생들은 ‘물리학 기본’ 수업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물리학 등 기초과학에 대한 준비를 못 하고 대학에 들어온 신입생들이 물리학 강의를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학 측이 물리학 기초 교육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은 점차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기초과학은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져 피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기초과학의 세계에 쉽고 재미있게 발을 들여 보자는 취지로 매주 연재 기사를 게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전국 초·중·고등학생 대상 과학 교육 프로그램인 ‘다들배움’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들과 매주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중 재밌는 내용들을 간추려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지난달 경기도 부천시 야인시대 캠핑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2018 부천국제만화축제’ 기념 이상봉의 만화패션쇼 모습.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반만년 우리나라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산업 스파이가 누군지 아는가. 대부분 곧 그 답을 떠올릴 것이다. 바로 고려 말기 문신 문익점 선생이다. 그는 당시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붓두껍에 숨겨 우리나라로 들어왔다. 요즘같은 글로벌 무역 전쟁이 치열한 시대엔 큰 죄가 될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시 그는 목화씨 절도를 통해 우리나라 의류 산업과 문화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인물로 추앙 받는다.

인간 삶의 세 가지 필수 요소인 의식주. 의식주라는 단어에서도 맨 앞자리를 차지하는 의(衣). 인류 문명과 오랫동안 같이해 온 이 ‘의’ 즉 옷의 소재인 섬유의 원료를 들여온 문익점의 밀수가 높이 평가 받는 이유다.

섬유산업은 면, 마, 모, 견의 천연섬유를 넘어 20세기 중반 나일론, 폴리에스터 등 화학섬유의 등장으로 큰 발전을 맞았다. 이후 최근엔 각종 첨단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첨단 섬유까지 이르고 있다. 18세기 산업혁명의 기폭제 역할을 한 전통산업 섬유가 초연결과 초지능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한층 똑똑해지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탄소나노, 은나노 등 나노기술을 활용한 고효율 면상발열체가 우리의 몸과 직접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면 원단 위에 전도성 열선을 까는 직접적인 방식부터 탄소나노튜브(CNT) 코팅 방식까지 보온성을 크게 높인 의류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한 연구원이 생산된 탄소섬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효성.
또 의류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해 훌륭한 웨어러블 기기로 재탄생하고 있기도 하다. 컴퓨터프로그래밍 키트를 동전크기 만한 칩에 넣어 옷과 가방 등에 붙이는 방식으로 의류는 훌륭한 IT기기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국내 한 대기업이 시장에 내어 놓은 스마트백은 휴대폰이 가방 안에 있어도 가방 외부에 부착된 블루투스 패드에 불빛을 통해 전화나 메시지를 놓칠 우려를 없애 줄 뿐 아니라 휴대폰 분실까지 알려 준다. 아울러 국내 또 다른 대기업은 휴대폰과 연동해 건강관리를 해주는 스마트 벨트를 상용화하기도 했다. 이 벨트를 착용하고 있을 경우 일정 수준 이상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면 알람을 울려주고 수면의 질이나 걸음 수까지 측정해 준다.

섬유는 천연 소재에 있어서도 다양화를 꾀하며 커피, 파인애플 등도 훌륭한 기능성 섬유로 쓰이고 있다. 커피 찌꺼기를 잘게 쪼개 균일한 입자로 만들어 코팅하는 방식으로 탈취,향균 기능을 높인 의류를 만들고 섬유질이 풍부한 파인애플 껍질을 천연가죽으로 바꿔 통기성이 뛰어난 원단을 만들고 있다.

이 밖에 항공, 의료, 건설, 자동차 등 산업 전반에 무섭게 파고 들고 있는 3D 프린팅 기술은 의류 및 신발, 패션 액세서리 등에서도 본격 상용화를 준비하며 이 분야에서의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도움말=최주영 과학커뮤니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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