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의 진행 조절 기전을 밝히는데 성공했다. 파킨슨병은 퇴행성 뇌 질환의 일종으로 근육떨림과 마비 등의 증상이 생기며 심하면 전신불수 및 사망에 이른다. 이번 연구결과는 파킨슨병은 물론 치매의 원인인 알츠하이머 등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재 서울대 의과대 교수팀은 파킨슨병 진행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위험 인자의 상호작용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발병 원인이나 진행 기전에 대한 연구가 부족해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는 상황이다. 서울대 연구진은 인체내 ‘LRRK2’ 유전자의 인산화효소 활성화가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알파-시뉴클린’ 단백질 응집체의 축적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 LRRK2은 파킨슨병의 위험요인이라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지금까지 그 원인은 알지 못했다.
연구진은 LRRK2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인산화효소 비율도 높아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신경세포 내에 존재하면서 신경 전달 물질의 분비에 관여해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알파-시뉴클린의 대사 변화와 LRRK2 인산화효소 활성화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예쁜꼬마선충’이란 실험용 동물의 LRRK2를 결핍시켰다. 그 결과 알파-시뉴 클린도 줄어들어 운동능력 감소나 신경 손상, 수명 감소 둔화 등이 일어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파킨슨병의 유전적 위험인자인 LRRK2에 따라 또 다른 위험인자인 알파-시뉴클린이 어떻게 조절되는지 밝힌 것이 이번 연구의 성과“라며 새로운 퇴행성 뇌 질환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8월 27일 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