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션은 건조했지만..가슴 속 열정은 뜨거운 벤투 [현장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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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는 2022카타르월드컵을 대비하기 위해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에게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
"경기를 지배하며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고 점유하는 축구"를 자신의 철학으로 밝힌 벤투 감독의 의지에 제자들은 정확히 부응했다.
2018러시아월드컵 여정을 책임진 신태용(48) 전 감독에 앞서 대표팀을 이끈 울리 슈틸리케(64·독일) 감독은 킥오프를 위해 선수들이 입장할 때 터치라인 길목에서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나눴으나 벤투 감독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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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레이스의 출발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 평가전(2-0 승)이었다.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모여 손발을 맞춘 지 나흘 만에 초록 그라운드를 밟은 태극전사들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경기를 지배하며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고 점유하는 축구”를 자신의 철학으로 밝힌 벤투 감독의 의지에 제자들은 정확히 부응했다.
한국축구와의 동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공식 데뷔전이었지만 정장이나 평소 즐기는 세미 캐주얼 복장이 아니었다. 트레이닝복 하의에 성명 이니셜(PB·파울루 벤투)을 새긴 회색 티셔츠를 걸친 편안한 차림으로 테크니컬 에어리어(기술구역)로 들어와 선수들을 지휘했다.
열정적이고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진 그이지만 몸동작은 화려하지 않았다. 선수 개개인보다는 팀 전체를 조망하려는듯 팔짱을 끼거나 하의 주머니에 두 손을 넣은 채 경기를 조용히 응시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서서 보냈으나 가끔씩 벤치에 앉는 여유도 보였다.
당연히 움직임은 많지 않았다. 볼 전개 방향에 따라 기술구역에서 몇 걸음 옮기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간간히 박수를 치기도 했는데, 상대의 볼을 가로채 빠른 역습을 진행할 때와 ‘캡틴’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 등 공격수들이 수비에 깊이 가담하는 등 만족스러운 플레이가 나왔을 때다. 심지어 아쉬운 장면이 나왔을 때도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히고 콧등을 찌푸리는 정도로 감정 표현을 끝냈다.
고양|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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