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영업사원이 대리 수술..환자 '뇌사'
[앵커]
부산의 한 병원에서 의사가 아닌 의료기기 판매업체 영업사원이 직접 수술을 해 환자가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해당 병원은 대리 수술을 숨기기 위해 진료 기록까지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준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정형외과.
수술복을 입은 한 남성이 간호사 등과 함께 수술실로 들어갑니다.
곧이어 오른팔을 축 늘어뜨린 44살 남성 환자도 수술실로 향합니다.
어깨뼈 일부분을 깎아내는 수술이 진행됐는데, 수술을 집도한 사람은 의사가 아닌 이 병원에 의료기기를 납품하는 영업사원 36살 A 씨였습니다.
정형외과 원장 46살 B 씨가 대리수술을 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내버려둔 겁니다.
정작 B 씨는 수술이 시작된 뒤 30분이 지나서야 병원에 나타났고, 수술실에 10여 분 들렸다 곧장 병원을 빠져나갔습니다.
수술을 받던 환자는 수술실에서 나온 뒤 심장이 멈췄고, 끝내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외래 환자를 핑계로 수술을 집도하지 못했다고 진술했지만, 병원 CCTV에 밖을 오간 것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심지어 병원 측은 대리수술 사실을 숨기기 위해 진료 기록을 조작하고, 수술 전 동의서를 받지 않고서 환자 서명을 위조해 직접 서명을 받은 것처럼 꾸몄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의료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의료기기 영업사원 A 씨와 병원장 B 씨를 구속 송치하고, 진료 기록을 조작한 직원과 간호사 등 5명을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경찰은 또, A 씨가 이전에도 9차례에 걸쳐 수술실에 들어가는 영상을 확보하고, 대리수술 여부를 추가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준석입니다.
이준석기자 (alley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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