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주서도 치솟는 집값..강남 상승률 제쳤지만 대책 없어
김정석 2018. 9. 7. 13:58
7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두산위브더제니스' 아파트 상가. 부동산중개업소 4~5곳이 외벽에 아파트 매매·전세 시세표가 빼곡히 붙어 있었다.
대구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히는 두산위브더제니스는 225㎡(이하 전용면적) 매매가가 21억, 222㎡ 매매가가 19억원에 달했다. 전세 역시 259㎡가 12억5000만원을 호가했다. 함께 게재돼 있는 '범어화성 파크리젠시'는 155㎡ 매매가가 8억원, '수성그린타운'은 108㎡ 매매가가 5억8000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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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한 채 20억…1년새 2억~3억 뛴 대구 수성구
두산위브더제니스가 위치한 대구 수성구는 지난해 7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하지만 규제 지역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아파트 가격은 꺾일 기미가 없다. 오히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2억~3억원이 더 뛰었다.
정부는 연일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다.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한 대책들이다. 개발제한구역 해제, 주택 공급 확대, 규제 지역 추가 등 각종 정책들이 거론된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는 대책은 수도권, 그 중에서도 서울에 집중돼 있다. 8·27 부동산 대책에서도 추가로 지정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이 모두 서울과 경기 지역에 몰려 있었다.
수도권 못지않게 집값이 상승하고 있는 대구와 광주광역시는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 정부가 서울의 집값을 누르느라 지방은 신경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의 8개 구·군과 광주의 5개 구 중 일부 자치구에선 규제 지역으로 지정된 지역보다 훨씬 높은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에 추가된 경기 구리시의 올해 주택매매가 상승률이 2.2%인데, 비규제지역인 대구 중구가 3.08%로 오히려 높은 것이 대표적이다.
대구에서 가파른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지역은 수성구와 중구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013~2017년 수성구 집값은 40.3%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위인 서울시 강남구(30.6%)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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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청약 경쟁률 346:1 전국 1위지만 비규제지역
수성구 옆의 중구도 가파른 주택값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청약 경쟁으로 이어졌다.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대구 중구 'e편한세상 남산'은 분양 아파트 중 전국 경쟁률 1위를 기록했다. 올해 1월 119가구 모집에 6만6000여 명이 청약해 경쟁률이 346대 1에 달했다.
광주 광산구나 남구도 집값 상승률이 규제 지역 못지않게 높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1~7월) 광산구의 주택 매매가 상승률은 2.2%로 규제지역인 경기 수원시 영통구(2.30%), 안양시 동안구(2.29%), 구리시(2.2%)와 엇비슷하거나 같았다. 하지만 국토부는 광주 일부 지역을 집중 모니터링 지역으로만 지정했을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와 광주 지역민들은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성토하고 있다. 외부 투기 세력이 주택 가격을 대폭 높인 뒤 단기적 시세 차익만 챙기고 떠나버리면 집 없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주택 실수요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된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우리 지역 부동산도 규제해 달라"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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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올라온 청원 "하루에 몇천 오르는데 보고만 있나"
지난 6일 올라온 '광주광역시 집값 폭등 투기판'이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갑자기 몇 달 사이에 거의 2배 가까이 오른 아파트들이 속출하는데 정부는 항상 모니터링만 한다고 한다"며 "다주택자 과세나 규제도 이곳에 적용시켜 달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올라온 청원 "하루에 몇천 오르는데 보고만 있나"
지난 6일 올라온 '광주광역시 집값 폭등 투기판'이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갑자기 몇 달 사이에 거의 2배 가까이 오른 아파트들이 속출하는데 정부는 항상 모니터링만 한다고 한다"며 "다주택자 과세나 규제도 이곳에 적용시켜 달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올라온 '서울만 대한민국입니까'라는 청원에는 "서울은 하루가 다르게 집값 올라간다고 걱정인데 대구도 하루에 몇 천만원씩 올라간다.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거냐"는 글이 올라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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